어느 날 지오데카는 갑자기 원인 모를 이상 변화를 일으키고 7일간 지상은 파멸적인 굉염에 휩싸인다. 1차 지오데카 대전에서 공을 세웠던 3영웅(짜라스트로 박사, 막스 장군 그리고 아틴) 중 하나인 짜라스트로 박사는 지오데카의 이상을 눈치채고 탐색대를 파견하지만 탐색대는 지오데카의 수문장인 미루신과 루타에 의해 전멸한다. 이 사건은 세토스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제국은 급격한 혼란에 빠져든다.
곤경에 빠진 여왕 리아는 제국의 여러 수상들을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루타와 미루신에 대한 공격 및 지오데카의 침공이 결정된다. 바로 2차 지오데카 대전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제국의 수호신 가이런의 유일한 파일럿인 아틴은 이미 4년 제국 수상들의 모함을 받아 추방당한 상태다. 가이런이 없는 제국군은 루타와 미루신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결국 지오데카로 진군한 제국군은 전멸하고 막스 장군은 전사한다. 수상들은 패전의 책임을 리아에게 떠넘기고 반란을 도모하고 간신히 탈출한 리아는 아틴과 함께 가이런을 찾아 나선다….
3D 액션 영역으로의 비상
가이런의 장엄한 화려함을 처음 대했을 때 필자는 진심으로 감동했었다. 인간이 상상한 신의 모습이 메카닉에 투영된 거대 로봇들은 항상 필자의 혈관에 큰 격랑을 일으키곤 했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에서 가이런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기 시작하며 환상은 금이 가고 깨져나갔다. 라젠카가 그나마 아직도 기억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는 것은 록그룹 N.EX.T의 노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젠카의 후속작이 제작된다는 소식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놀라움이었다. 작년 8월 쥬센사요와 레플리카의 제작사인 샘슨에 의해 처음 제작이 발표되고 한동안 뒷 얘기가 없어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최근 전열을 재정비하고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한창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다시 돌아온 라젠카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어 놀라움을 준다. 라젠카 2의 제작을 총지휘하고 있는 샘슨의 임헌규 팀장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처음에는 레플리카의 엔진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기획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E3 쇼를 갖다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죠. 현재 세계 게임의 대세는 3D 액션이고 라젠카 2 역시 그 추세에 따라 기획을 전면 수정하게 된 것입니다\"
임팀장에 따르면 라젠카 2에 사용된 엔진은 애초 샘슨의 차기작인 바탈리언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바탈리언 역시 롤플레잉으로 기획되었다가 3D 액션으로 진로를 수정했고 이를 위해 개발된 3D 엔진으로 라젠카 2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D로 옷을 갈아입은 라젠카 2의 외양은 언듯 슬레이브 제로를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임팀장은 라젠카 2가 더욱 역동적인 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퀘이크에 기반한 엔진을 사용한 슬레이브 제로는 주위를 둘러싼 벽을 부수거나 하는 액션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비해 라젠카 2에서는 말 그대로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죠. 슬레이브 제로의 액션이 일정한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실내용이었다면 라젠카 2는 실외 액션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벽이나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안으로 돌입하는 등의 액션 표현이 가능해 한층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또 게임에 등장하는 지형지물은 게이머의 플레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게 됩니다\"
스크린샷으로 보여지는 라젠카 2의 3D 그래픽은 시각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폴리곤으로 미려하게 디자인된 로봇들의 모습이나 광선검의 표현에 사용된 알파 블렌딩 효과는 국산 게임의 3D 그래픽 기술이 세계 수준에서 그리 뒤쳐져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물론 나중에 실제 게임으로 등장했을 때 얼마나 원활한 동작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만…. 현재 샘슨은 3D 가속카드 기본 장착에 펜티엄 2 300, RAM 64Mb를 기본적인 시스템 사양으로 목표하고 있다. 또한 샘슨은 최대 8명까지 지원하는 네트웍과 배틀넷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동시 네트웍 플레이어 수를 8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롤플레잉,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액션 아래 헤쳐 모여!
라젠카 2는 플레이의 주체가 로봇인지 아니면 그 로봇에 탑승하는 파일럿인지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의 진행을 제공한다. 게임은 몇 개의 독립된 스테이지로 나뉘어지는데 대개 스테이지의 초반은 파일럿으로 진행되고 후반은 그 파일럿이 탑승한 로봇들의 대전 액션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파일럿으로 플레이할 때는 NPC와의 대화나 적과의 격투, 스토리 이벤트가 발생한다. 하지만 임팀장은 게임에서 `대화는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파일럿들의 격투 역시 3D 대전 액션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와 같은 콤보는 볼 수 없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기술들을 삽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라젠카 2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3D 액션입니다. 여기에 다른 게임 장르의 요소를 조금씩 첨가하는 형식이지요. 파일럿으로 진행할 때 라젠카 2는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며 게임의 스토리는 이 부분을 빌어 진행되지요. 이 때의 시점은 툼레이더와 같이 캐릭터의 등뒤에서 카메라가 따라가는 형식입니다. 게이머는 로봇에 탑승하기 위해 열쇠를 찾거나 열리지 않는 해치를 여는 등의 자잘한 퀴즈를 풀면서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되고 로봇을 조종하게 되는 후반부는 본격적인 3D 대전 액션으로 게임이 바뀌게 됩니다.\"
라젠카 2는 시뮬레이션과도 장르의 접목을 이루고 있다. 멕워리어나 헤비 기어에서처럼 게이머는 새로운 무기나 아이템을 얻어 자신이 조종하는 로봇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아울러 파일럿들도 게임의 진행에 따라 성장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성장시킨 능력치는 곧 파일럿이 조종하는 로봇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파일럿의 조종술이 높으면 높을수록 로봇은 훨씬 부드럽고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다. 게임에는 인간, 카로얀, 아트만의 세 종족이 등장하는데 각 종족마다 2∼3기의 메인 로봇이 등장하며 보조격인 소형 로봇들까지 합치며 모두 12개 정도의 로봇들이 설정되어 있다.
최상의 액션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라젠카 2에서 특히 신경쓰고 있는 것은 인터페이스 부분이다. PC 게임의 주된 입력수단인 마우스와 키보드로 액션 게임의 묘미를 만끽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라젠카 2는 조이스틱과 조이패드는 물론 차세대 입력장치인 양방향 조이패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철의 거신들이 빚어내는 육중한 울림,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격투의 진동과 타격감은 그대로 게이머에게 전달되어 생생한 현장감을 재현할 것이다. 이는 또한 차후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드림 캐스트 등의 가정용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기도 하다.
라젠카…, 안티 히어로?
한편으로 임팀장은 라젠카 2가 단순히 치고 부수는 액션 게임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듯이 보인다. 라젠카 2의 스토리는 1편으로부터의 연속성을 갖지만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모두 같은 톤의 목소리로 `정의의 승리`를 외친 전작과 달리 한층 복잡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의도하고 있다.
\"전작은 저연령층의 어린 게이머들을 주 타겟으로 했습니다. 게임의 진행이나 사고 방식도 단순했고 정의와 불의가 분명한 경계를 이루고 있었지요. 하지만 라젠카 2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보다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도록 할 계획입니다. 게이머가 주인공들과 함께 여행하게 될 세계는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혼돈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반영웅(안티 히어로: Anti-Hero)의 이미지는 샘슨이 자신들의 게임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개념이다. 라젠카 2 이전 샘슨이 기획하고 있던 바탈리언 역시 일반적인 영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한 분위기의 게임이었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 수준을 생각할 때 단순한 이분법을 거부하는 라젠카 2의 전략은 현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스타크래프트처럼 라젠카 2의 시나리오도 등장하는 종족에 따라 3부로 나뉘지만 스토리는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게임을 시작할 때 게이머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종족을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이에 따라 스토리의 진행 관점도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종족 A를 선택했을 때 적이 되는 종족 B는 종족 C의 플레이 시에는 믿음직한 우방으로 등장하게 된다. 각 종족의 미션과 시나리오는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어 게이머의 플레이에 따라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이 조금씩 달라진다. 창세기전 3에서처럼 앞서 플레이한 미션이 뒤의 미션과 이벤트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각 종족은 저마다 자신들의 고유한 배경과 개성을 갖고 게임 플레이에 다채로움을 더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종족은 스타크래프트의 저그를 연상시키는 변이생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전투 유니트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죠. 이 종족을 선택하면 마치 인터플레이의 메시아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고 있는 재미 시스템의 엑시스와 라젠카 2는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된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제작사들이 등한시했던 3D 액션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으며 똑같이 거대한 로봇들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그간 국내 제작사들이 지나칠 정도로 롤플레잉과 전략시뮬레이션에 얽매여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엑시스와 라젠카 2의 시도는 신선하기 그지없다. 임팀장은 앞으로 샘슨이란 제작사의 컬러를 3D 액션으로 규정지을 생각이라며 라젠카 2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 시장에서 제작되고 인기를 얻는 게임의 절대 다수가 3D 액션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결정은 국산 게임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현재 샘슨은 라젠카의 부활을 2000년 연말로 예고하고 있다. 3D 액션으로 일신한 라젠카 2가 전작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화려한 재기의 날개짓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곤경에 빠진 여왕 리아는 제국의 여러 수상들을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루타와 미루신에 대한 공격 및 지오데카의 침공이 결정된다. 바로 2차 지오데카 대전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제국의 수호신 가이런의 유일한 파일럿인 아틴은 이미 4년 제국 수상들의 모함을 받아 추방당한 상태다. 가이런이 없는 제국군은 루타와 미루신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결국 지오데카로 진군한 제국군은 전멸하고 막스 장군은 전사한다. 수상들은 패전의 책임을 리아에게 떠넘기고 반란을 도모하고 간신히 탈출한 리아는 아틴과 함께 가이런을 찾아 나선다….
3D 액션 영역으로의 비상
가이런의 장엄한 화려함을 처음 대했을 때 필자는 진심으로 감동했었다. 인간이 상상한 신의 모습이 메카닉에 투영된 거대 로봇들은 항상 필자의 혈관에 큰 격랑을 일으키곤 했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에서 가이런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기 시작하며 환상은 금이 가고 깨져나갔다. 라젠카가 그나마 아직도 기억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는 것은 록그룹 N.EX.T의 노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젠카의 후속작이 제작된다는 소식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놀라움이었다. 작년 8월 쥬센사요와 레플리카의 제작사인 샘슨에 의해 처음 제작이 발표되고 한동안 뒷 얘기가 없어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최근 전열을 재정비하고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한창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다시 돌아온 라젠카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어 놀라움을 준다. 라젠카 2의 제작을 총지휘하고 있는 샘슨의 임헌규 팀장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처음에는 레플리카의 엔진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기획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E3 쇼를 갖다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죠. 현재 세계 게임의 대세는 3D 액션이고 라젠카 2 역시 그 추세에 따라 기획을 전면 수정하게 된 것입니다\"
임팀장에 따르면 라젠카 2에 사용된 엔진은 애초 샘슨의 차기작인 바탈리언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바탈리언 역시 롤플레잉으로 기획되었다가 3D 액션으로 진로를 수정했고 이를 위해 개발된 3D 엔진으로 라젠카 2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D로 옷을 갈아입은 라젠카 2의 외양은 언듯 슬레이브 제로를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임팀장은 라젠카 2가 더욱 역동적인 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퀘이크에 기반한 엔진을 사용한 슬레이브 제로는 주위를 둘러싼 벽을 부수거나 하는 액션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비해 라젠카 2에서는 말 그대로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죠. 슬레이브 제로의 액션이 일정한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실내용이었다면 라젠카 2는 실외 액션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벽이나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안으로 돌입하는 등의 액션 표현이 가능해 한층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또 게임에 등장하는 지형지물은 게이머의 플레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게 됩니다\"
스크린샷으로 보여지는 라젠카 2의 3D 그래픽은 시각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폴리곤으로 미려하게 디자인된 로봇들의 모습이나 광선검의 표현에 사용된 알파 블렌딩 효과는 국산 게임의 3D 그래픽 기술이 세계 수준에서 그리 뒤쳐져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물론 나중에 실제 게임으로 등장했을 때 얼마나 원활한 동작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만…. 현재 샘슨은 3D 가속카드 기본 장착에 펜티엄 2 300, RAM 64Mb를 기본적인 시스템 사양으로 목표하고 있다. 또한 샘슨은 최대 8명까지 지원하는 네트웍과 배틀넷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동시 네트웍 플레이어 수를 8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롤플레잉,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액션 아래 헤쳐 모여!
라젠카 2는 플레이의 주체가 로봇인지 아니면 그 로봇에 탑승하는 파일럿인지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의 진행을 제공한다. 게임은 몇 개의 독립된 스테이지로 나뉘어지는데 대개 스테이지의 초반은 파일럿으로 진행되고 후반은 그 파일럿이 탑승한 로봇들의 대전 액션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파일럿으로 플레이할 때는 NPC와의 대화나 적과의 격투, 스토리 이벤트가 발생한다. 하지만 임팀장은 게임에서 `대화는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파일럿들의 격투 역시 3D 대전 액션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와 같은 콤보는 볼 수 없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기술들을 삽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라젠카 2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3D 액션입니다. 여기에 다른 게임 장르의 요소를 조금씩 첨가하는 형식이지요. 파일럿으로 진행할 때 라젠카 2는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며 게임의 스토리는 이 부분을 빌어 진행되지요. 이 때의 시점은 툼레이더와 같이 캐릭터의 등뒤에서 카메라가 따라가는 형식입니다. 게이머는 로봇에 탑승하기 위해 열쇠를 찾거나 열리지 않는 해치를 여는 등의 자잘한 퀴즈를 풀면서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되고 로봇을 조종하게 되는 후반부는 본격적인 3D 대전 액션으로 게임이 바뀌게 됩니다.\"
라젠카 2는 시뮬레이션과도 장르의 접목을 이루고 있다. 멕워리어나 헤비 기어에서처럼 게이머는 새로운 무기나 아이템을 얻어 자신이 조종하는 로봇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아울러 파일럿들도 게임의 진행에 따라 성장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성장시킨 능력치는 곧 파일럿이 조종하는 로봇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파일럿의 조종술이 높으면 높을수록 로봇은 훨씬 부드럽고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다. 게임에는 인간, 카로얀, 아트만의 세 종족이 등장하는데 각 종족마다 2∼3기의 메인 로봇이 등장하며 보조격인 소형 로봇들까지 합치며 모두 12개 정도의 로봇들이 설정되어 있다.
최상의 액션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라젠카 2에서 특히 신경쓰고 있는 것은 인터페이스 부분이다. PC 게임의 주된 입력수단인 마우스와 키보드로 액션 게임의 묘미를 만끽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라젠카 2는 조이스틱과 조이패드는 물론 차세대 입력장치인 양방향 조이패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철의 거신들이 빚어내는 육중한 울림,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격투의 진동과 타격감은 그대로 게이머에게 전달되어 생생한 현장감을 재현할 것이다. 이는 또한 차후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드림 캐스트 등의 가정용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기도 하다.
라젠카…, 안티 히어로?
한편으로 임팀장은 라젠카 2가 단순히 치고 부수는 액션 게임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듯이 보인다. 라젠카 2의 스토리는 1편으로부터의 연속성을 갖지만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모두 같은 톤의 목소리로 `정의의 승리`를 외친 전작과 달리 한층 복잡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의도하고 있다.
\"전작은 저연령층의 어린 게이머들을 주 타겟으로 했습니다. 게임의 진행이나 사고 방식도 단순했고 정의와 불의가 분명한 경계를 이루고 있었지요. 하지만 라젠카 2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보다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도록 할 계획입니다. 게이머가 주인공들과 함께 여행하게 될 세계는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혼돈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반영웅(안티 히어로: Anti-Hero)의 이미지는 샘슨이 자신들의 게임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개념이다. 라젠카 2 이전 샘슨이 기획하고 있던 바탈리언 역시 일반적인 영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한 분위기의 게임이었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 수준을 생각할 때 단순한 이분법을 거부하는 라젠카 2의 전략은 현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스타크래프트처럼 라젠카 2의 시나리오도 등장하는 종족에 따라 3부로 나뉘지만 스토리는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게임을 시작할 때 게이머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종족을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이에 따라 스토리의 진행 관점도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종족 A를 선택했을 때 적이 되는 종족 B는 종족 C의 플레이 시에는 믿음직한 우방으로 등장하게 된다. 각 종족의 미션과 시나리오는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어 게이머의 플레이에 따라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이 조금씩 달라진다. 창세기전 3에서처럼 앞서 플레이한 미션이 뒤의 미션과 이벤트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각 종족은 저마다 자신들의 고유한 배경과 개성을 갖고 게임 플레이에 다채로움을 더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종족은 스타크래프트의 저그를 연상시키는 변이생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전투 유니트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죠. 이 종족을 선택하면 마치 인터플레이의 메시아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고 있는 재미 시스템의 엑시스와 라젠카 2는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된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제작사들이 등한시했던 3D 액션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으며 똑같이 거대한 로봇들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그간 국내 제작사들이 지나칠 정도로 롤플레잉과 전략시뮬레이션에 얽매여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엑시스와 라젠카 2의 시도는 신선하기 그지없다. 임팀장은 앞으로 샘슨이란 제작사의 컬러를 3D 액션으로 규정지을 생각이라며 라젠카 2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 시장에서 제작되고 인기를 얻는 게임의 절대 다수가 3D 액션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결정은 국산 게임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현재 샘슨은 라젠카의 부활을 2000년 연말로 예고하고 있다. 3D 액션으로 일신한 라젠카 2가 전작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화려한 재기의 날개짓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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