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영웅들은 한결같이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자신의 이름을 드날리기 원하지만 모두가 그런 행운을 얻는 것은 아니다. 똑같이 세상을 구원해도 어떤 이는 오래도록 기억되고 추앙받지만 어떤 이는 쓸쓸히 방 한구석(또는 길거리 가판대)에서 잊혀지는 신세가 된다. 냉정한 게이머들로부터 재평가의 기회를 얻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명예회복을 위해 돌아온 영웅들이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 포가튼 사가
손노리 이원술 사장은 지금도 포가튼 사가 얘기만 나오면 낯빛이 착잡하게 변한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였던 게임이 버그의 무차별 공세와 그로 인한 혹평 속에 묻혀버렸으니 그 쓰라린 속내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손노리라는 스타 제작사의 후광과 높은 기대치 덕분에 시장에서는 140,000 카피가 넘는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쓰레기’ 수준이었다.
필자에게 포가튼 사가는 ‘애착이 가는 불량품’이다. 국산 게임으로는 보기 드문 높은 자유도와 거의 프리에 가까웠던 시나리오의 전개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2D 그래픽이 어울려 필자는 그 게임을 무척 재밌게 즐겼다. 물론 가열찬 패치 세례를 참고 견디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어쨌든 후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 기대는 일반적인 히트작의 제 2탄을 기다리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연장된 재미와 흥분이 아닌,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의 충족을 바라는 욕구다. 시대적 상황에 따른 당연한 귀결일까? 포가튼 사가의 후속작은 그 욕구의 해법을 온라인에서 찾고 있다.
영웅은 난세를 만들고, 난세는 영웅을 부르고
1,000년 전 ‘아시리아’ 대륙에 ‘라만카’ 제국이 세워졌고 세월이 흐른 뒤 대영웅 ‘레오 폴드 함브르크 1세’가 ‘라테인’ 황국을 건국했다. 400년간 평화를 누리던 대륙은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 시대에 이르러 서서히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악마와 손을 잡은 ‘뉴 부로이어’주의 제왕 ‘제커슨’이 일으킨 반란은 라테인 황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제커슨의 야망은 이름모를 영웅들의 활약으로 무너졌지만 그 후에도 라테인에는 혼란이 끊이지 않았고 주변국의 침입은 날로 거세졌다.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의 지배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과 불만은 나날이 높아가고 혼란한 정국을 틈탄 야심가들은 세력을 다투며 곳곳에서 발호해 온다.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 82년, 황제의 아들인 레오 폴드 함브르크 9세 ‘모한 반다카르그’가 황위를 계승한다. 모한 반다카르그는 반란 세력에 맞서 단호하고 잔인한 탄압을 단행하고 수많은 야심가들이 거꾸러지지만 그 한편으로는 또 다른 제왕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암흑과 혼란은 전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모한 반다카르그는 황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손수 용맹하고 충실한 제왕들을 선발해 각 주의 통치를 명한다. 그 중 뉴 브로이어주의 새로운 제왕 ‘랄프 어그스트’는 지혜로운 통치로 빠른 시간 내에 뉴 브로이어를 안정시키고 다시 예전의 평화와 부를 되찾게 한다. 그러나 주변국들과의 전쟁이 연속되는 상황은 랄프 어그스트를 뉴 브로이어에만 안주하지 못하게 만든다. 대황제의 부름을 받아 랄프 어그스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뉴 브로이어에 소속된 8개 도시의 영주들은 부패와 향락으로 점점 타락해 가고 전보다 더한 부정과 횡포의 정치가 행해진다. 오랜 출정에서 돌아온 랄프 어그스트는 돌변한 뉴 브로이어의 상황에 크게 분노, 모든 도시의 관리들을 국경 사막지대로 추방하고 뉴 브로이어의 내일을 책임질 새로운 영웅들을 찾기 시작한다.
잊혀지지 않기 위한 8가지 몸부림
제목을 보면 ‘포가튼 사가’와 ‘온라인’ 사이에 ‘2’가 자리를 잡고 있다. 2는 미처 완성되지 않은 채 발매된 전작에의 아쉬움과 집착 그리고 동시에 전작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라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숫자다. 제작진은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단순히 전작의 온라인 버전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게임으로 기획하고 만들어나가고 있는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이 손노리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배경은 기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세계관을 그대로 빌려오고 있지만 3개월에 걸친 기획은 손노리와 제작을 맡고 있는 위자드소프트가 공동으로 작업한 것이다. 현재 게임 프로그래밍/ 그래픽 작업은 위자드소프트가, 일러스트/ 그래픽 감수는 손노리가 맡아 제작을 진행시키고 있다. 현재 예정 개발기간은 1999년 10월∼2001년 1월까지이며 2001년 1월 말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전작이 남겨놓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이 온라인 게임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시킬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제작진이 밝히는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차별화 전략은 아래의 8가지로 요약된다.
① 도시 하나가 다른 온라인 게임 하나의 규모. 스케일이 다르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무대가 되는 뉴 브로이어는 알렉리스트/ 고락스/ 켓챠/ 폐샤와르/ 데이브 렌븐/ 자리건드/ 그라시안의 8대 도시와 마녀의 성/ 싸울아비 사원의 2개 이벤트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여기에 지하 던전 5개와 숨겨진 비밀의 마을 2개가 추가된다(아래 지도 참조). 그 규모는 상당히 방대하다. 캐릭터를 달리게 해 뉴 브로이어를 횡단하면 대략 500분, 8시간 20분이 소요될 정도의 크기다.
“오픈 베타 테스트 때는 켓챠와 데이브 렌븐, 자리건드의 3개 마을과 지하 던전 하나만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로도 웬만한 다른 온라인 게임들보다 더 큰 규모가 됩니다”
위자드소프트 개발팀을 총지휘하고 있는 양영순 부장의 말이다. 도시들은 특산품과 아이템의 가격 시세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갖게 된다. 이는 뒤에 설명할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과 연관되는 부분이다. 또 각 도시의 외양 역시 그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바다에 면하고 있는 데이브 렌븐은 ‘물의 도시’다운 분위기로 표현되며 가장 크고 상업적으로 번성한 자리건드는 분주한 대도시의 느낌에 디자인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수도인 자리건드는 황제가 살고 있으며 게이머가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대도시인 만큼 물가가 비싸고 주변에는 약한(따라서 고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 없는) 몬스터들만이 존재한다. 게이머가 다른 도시로 옮기기 위해서는 해당 도시의 영주권을 사서 시민권을 획득해야 한다.
②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Cyber Economic System)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몬스터를 잡아도 돈이 나오지 않는다. 몬스터들은 여러가지 아이템을 들고 다니지만 돈만은 소지하고 있지 않다. 게이머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를 채집하고 그 재료로 아이템을 만들어 팔아야 한다. 게임에서 채집할 수 있는 재료는 가죽과 고기 외에 철광석/ 돌/ 기름/ 약초/ 나무의 7가지. 이들 재료의 채집량과 그로 인한 아이템의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 체계는 하루 단위로 변화한다. 예를 들어 고기의 판매는 음식물 가격의 등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도시의 게이머들이 몬스터를 덜 사냥해 고기의 공급이 줄어들면 그 도시의 음식값은 자연히 비싸지고 반대로 고기의 공급이 많아지면 음식값은 떨어지게 된다. 즉 게이머의 생산 활동에 따라 도시 내 아이템의 재고량과 소비량에 의해 소속되어 있는 도시의 물가가 자동으로 변동된다. 이에 따라 도시 간에 아이템 가격의 차이가 생겨나고 무역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 보다 확고하게 적용시키기 위해 제작사는 캐릭터가 HP나 MP를 회복하려면 반드시 아이템을 섭취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처럼 그냥 가만히 휴식을 취한다 해서 HP와 MP가 다시 차오르지는 않는다.
“애초 손노리와 함께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기획할 때 가장 밑바탕이 되었던 생각은 ‘납득이 가는 판타지 월드를 구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판타지라고 해서 마냥 황당무계한 설정이 난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이 실제 생활과 견주어 비교했을 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수준이어야 하겠죠. 실제로 기획 단계에서 말이 안되는 아이디어는 모두 배제시켰습니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도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죠. 현실과 거의 똑같은 구조의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서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면서 양영순 부장은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너무 어려워서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멋쩍은 웃음을 흘린다. 특히 시스템 밸런스의 조절이 무척 힘들다고.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보면 반드시 ‘사이코’ 짓을 해서 이득을 취하는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엽기적이고 황당한 행동과 아이디어로 쉽사리 돈을 모으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지요.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그런 경우를 최대한 방지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무척 어렵더라고요”
③ Road to the Crown?, 영주 시스템
자리건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마을은 그 도시에 속한 게이머들의 투표 결과와 명성치 등에 의해 직접 영주를 선택하게 된다. 영주가 되면 자신이 지배하는 도시의 경제와 군사권을 운영하게 되며 다른 도시와 동맹을 맺거나 혹은 전쟁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단 영주의 권한이 게이머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말 안 듣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영주가 게이머를 마음대로 감옥에 가둘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면 게임 태도가 불량한 게이머들, 예를 들어 너무 심한 PK들에 대해서는 어떤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제작자들이 다들 나이가 있다 보니(웃음) PK나 욕하는 것을 아주 싫어해요. 그렇다고 해서 영주에게 과도한 권력을 부여해 ‘준 운영자’로 만들 수는 없지요.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들이 직접 만들어 나가는 가상공간이고 거기에 어떤 간섭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K 등의 나쁜 행동을 일삼는 게이머들은 현상금 등의 제도로 최대한 자율적인 규제를 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또 반대로 열심히 착한 행동을 하는 게이머들에게는 거기에 맞는 보상을 해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영주로 선출된 게이머는 자리건드로 가 대관식을 치르고 황제(또는 랄프 어그스트가 될지도 모른다)로부터 영주의 권리를 인정받는 이벤트를 치르게 된다. 이때 영주를 상징하는 특정한 아이템이 주어지며 제작진은 왕관 등을 고려하고 있다. 영주를 뽑는 투표는 2개월마다 한번씩 자동으로 발생해 재신임 여부를 묻게 되는데 도시에 반란이 일어나는 등의 변고가 생기면 영주의 권한을 잃고 조기 사임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④ 클래스와 직업, 종족
모든 게이머는 일반 평민의 신분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경험치만이 적용되는 다른 온라인 게임의 레벨업과 달리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명성치와 신앙심 등의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아래 표와 같이 게이머는 레벨업과 함께 1, 2차, 19개의 직업에 걸쳐 전직을 하게 되는데 명성치는 1차 전직에, 신앙심은 2차 전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은 인간 하나뿐이다. 인간 외에 요정 등의 다른 종족을 게임에 포함시킬 경우 시스템적으로 너무 과부하가 걸려 제외시켰다는 것. 대신 직업과 전직 쪽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⑤ 실시간 캐릭터 차별화 시스템
현재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만들고 있는 제작진들은 대부분 이전 위자드소프트가 개발했던 온라인 게임 ‘샤이암’에 참여했던 스텝들이다. 따라서 샤이암을 제작하면서 습득한 노하우가 이번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특히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게이머들의 캐릭터 차별화다. 샤이암에서는 캐릭터의 모양이 모두 똑같아 구별이 되지 않았고 그것이 실패로 이어진 한 원인이 되었다고 양영순 부장은 분석한다.
다양한 캐릭터의 창출을 위해 개발된 것이 ‘멀티 스프라이트 시스템(Multi Sprite System)’이다. 이는 여러 단계의 스프라이트 레이어를 두고 각 레이어별로 렌더링을 해 캐릭터의 외양을 다양화시키는 것이다. 조금 복잡하고 어렵게 들리는데 쉽게 말해 캐릭터의 신체를 몇몇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별로 게이머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캐릭터의 머리모양/ 몸 색깔/ 상하 옷/ 방어구/ 무기/ 신발 등으로 레이어가 분류되고 각 레이어에 따라 게이머의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 조합할 수 있는데 약 36,000가지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36,000가지보다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속에서 표현되는 캐릭터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작은 크기에서 더 세분화시킨다고 해도 게이머들이 차이를 구분하기는 힘들지요. 캐릭터를 차별화시키는데 36,000가지 정도면 적당한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⑥ 40,000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긴다! 네트웍 분산 처리 시스템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동시 접속자수를 최대 40,000명으로 잡고 있다. 혹시 4,000명을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여 다시 물어보자 40,000명이 맞다고 확인해준다. 아니? 세상에 그 어떤 슈퍼 서버가 있어 40,000명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네트웍 분산 처리 시스템이다.
‘분산 처리란 널리 산재해 있는 연산 자원들을 빠른 네트웍으로 연결해 사용자가 응용 프로그램을 처리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분산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을 몇 개의 태스크로 분할하고 이 태스크들을 서로 다른 머신에 할당, 동시에 수행하도록 해 빠른 처리를 할 수 있다’ 역시 어렵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리니지의 경우 한 서버당 적정 접속자 수가 2.500∼3,000명입니다. 저희 서버도 비슷하지요. 하지만 리니지는 서버끼리 자료 공유를 할 수 없습니다. 반면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전체 맵을 일정 크기의 ‘존(Zone)’으로 나눠 서버 하나에 존 하나를 할당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중심에는 게이트 서버가 있고 여기서 각 서버들이 보내오는 정보들을 한번에 처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리니지는 서버 하나에 게임 세계 전체의 자료가 들어있지만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서버 여러 개가 모여 전체 게임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40,000명이 함께 모여 교감하며 즐기는 온라인 게임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⑦ 다국어 지원 시스템
기존의 국산 게임들은 한글 자체 폰트를 사용해 해외 수출시 영문화 및 중문화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윈도우 시스템에서 다국어 지원을 위해 채용한 ‘IME(Input Method Editor) 입출력 시스템’을 게임 내에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따로 컨버전 작업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해외로 수출,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하다.
⑧ 16비트 업 템포의 하이 퀄리티 그래픽
포가튼 사가가 욕을 먹었던 주요한 요인으로 시대에 뒤진 그래픽을 들 수 있다. 90년대 중반에 도트가 팍팍 도드라지는 그래픽을 내세웠으니 먹혀들어갈 리가 없다. 특히나 보이는 것에 민감한 게이머들에게 포가튼 사가의 그래픽은 불만과 조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가튼 사가가 대대적인 그래픽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크린샷에서도 드러나듯이 비록 최상급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제법 봐줄만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양영순 부장은 ‘기획 초기에는 맵은 3D, 캐릭터는 2D 렌더링하는 식으로 3D 그래픽을 도입하는 것도 생각했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자신들이나 손노리나 모두 2D를 더 좋아해 결국 3D 계획은 포기되었다고. 대신 16비트 컬러를 최대한 이용한 3D 렌더링 데이터를 이용, 포가튼 사가보다 월등히 발전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특히 제작진이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은 다양한 마법 효과다. 포가튼 사가와 마찬가지로 물/ 불/ 바람/ 성 4가지 계열, 60여개의 마법을 배워 사용할 수 있다.
바라는 것은 오직 완벽, 완벽?
위자드소프트는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즐기기 원한다. 제작진이 밝히는 시스템 사양은 펜티엄 셀러론 300A에 RAM 64MB. 제작을 총지휘하고 있는 양영순 부장은 ‘현재 펜티엄 166 서버에서 테스트하고 있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며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저사양 지향성을 강조한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전작의 불명예와 함께 첫 발걸음을 떼는 게임이다. 극복하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핸디캡이며 따라서 제작진에는 가일층의 분발과 노력이 요구된다.
“1월말로 시기가 잡혀있는 오픈 베타 서비스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채비된 뒤의 문제입니다. 저희들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기 전에는 결코 공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단호한 말투로 ‘완벽’을 강조하는 양영순 부장에게서는 버그로 인해 사장된 포가튼 사가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 포가튼 사가
손노리 이원술 사장은 지금도 포가튼 사가 얘기만 나오면 낯빛이 착잡하게 변한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였던 게임이 버그의 무차별 공세와 그로 인한 혹평 속에 묻혀버렸으니 그 쓰라린 속내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손노리라는 스타 제작사의 후광과 높은 기대치 덕분에 시장에서는 140,000 카피가 넘는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쓰레기’ 수준이었다.
필자에게 포가튼 사가는 ‘애착이 가는 불량품’이다. 국산 게임으로는 보기 드문 높은 자유도와 거의 프리에 가까웠던 시나리오의 전개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2D 그래픽이 어울려 필자는 그 게임을 무척 재밌게 즐겼다. 물론 가열찬 패치 세례를 참고 견디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어쨌든 후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 기대는 일반적인 히트작의 제 2탄을 기다리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연장된 재미와 흥분이 아닌,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의 충족을 바라는 욕구다. 시대적 상황에 따른 당연한 귀결일까? 포가튼 사가의 후속작은 그 욕구의 해법을 온라인에서 찾고 있다.
영웅은 난세를 만들고, 난세는 영웅을 부르고
1,000년 전 ‘아시리아’ 대륙에 ‘라만카’ 제국이 세워졌고 세월이 흐른 뒤 대영웅 ‘레오 폴드 함브르크 1세’가 ‘라테인’ 황국을 건국했다. 400년간 평화를 누리던 대륙은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 시대에 이르러 서서히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악마와 손을 잡은 ‘뉴 부로이어’주의 제왕 ‘제커슨’이 일으킨 반란은 라테인 황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제커슨의 야망은 이름모를 영웅들의 활약으로 무너졌지만 그 후에도 라테인에는 혼란이 끊이지 않았고 주변국의 침입은 날로 거세졌다.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의 지배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과 불만은 나날이 높아가고 혼란한 정국을 틈탄 야심가들은 세력을 다투며 곳곳에서 발호해 온다.
레오 폴드 함브르크 8세 82년, 황제의 아들인 레오 폴드 함브르크 9세 ‘모한 반다카르그’가 황위를 계승한다. 모한 반다카르그는 반란 세력에 맞서 단호하고 잔인한 탄압을 단행하고 수많은 야심가들이 거꾸러지지만 그 한편으로는 또 다른 제왕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암흑과 혼란은 전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모한 반다카르그는 황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손수 용맹하고 충실한 제왕들을 선발해 각 주의 통치를 명한다. 그 중 뉴 브로이어주의 새로운 제왕 ‘랄프 어그스트’는 지혜로운 통치로 빠른 시간 내에 뉴 브로이어를 안정시키고 다시 예전의 평화와 부를 되찾게 한다. 그러나 주변국들과의 전쟁이 연속되는 상황은 랄프 어그스트를 뉴 브로이어에만 안주하지 못하게 만든다. 대황제의 부름을 받아 랄프 어그스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뉴 브로이어에 소속된 8개 도시의 영주들은 부패와 향락으로 점점 타락해 가고 전보다 더한 부정과 횡포의 정치가 행해진다. 오랜 출정에서 돌아온 랄프 어그스트는 돌변한 뉴 브로이어의 상황에 크게 분노, 모든 도시의 관리들을 국경 사막지대로 추방하고 뉴 브로이어의 내일을 책임질 새로운 영웅들을 찾기 시작한다.
잊혀지지 않기 위한 8가지 몸부림
제목을 보면 ‘포가튼 사가’와 ‘온라인’ 사이에 ‘2’가 자리를 잡고 있다. 2는 미처 완성되지 않은 채 발매된 전작에의 아쉬움과 집착 그리고 동시에 전작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라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숫자다. 제작진은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단순히 전작의 온라인 버전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게임으로 기획하고 만들어나가고 있는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이 손노리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배경은 기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세계관을 그대로 빌려오고 있지만 3개월에 걸친 기획은 손노리와 제작을 맡고 있는 위자드소프트가 공동으로 작업한 것이다. 현재 게임 프로그래밍/ 그래픽 작업은 위자드소프트가, 일러스트/ 그래픽 감수는 손노리가 맡아 제작을 진행시키고 있다. 현재 예정 개발기간은 1999년 10월∼2001년 1월까지이며 2001년 1월 말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전작이 남겨놓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이 온라인 게임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시킬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제작진이 밝히는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차별화 전략은 아래의 8가지로 요약된다.
① 도시 하나가 다른 온라인 게임 하나의 규모. 스케일이 다르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무대가 되는 뉴 브로이어는 알렉리스트/ 고락스/ 켓챠/ 폐샤와르/ 데이브 렌븐/ 자리건드/ 그라시안의 8대 도시와 마녀의 성/ 싸울아비 사원의 2개 이벤트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여기에 지하 던전 5개와 숨겨진 비밀의 마을 2개가 추가된다(아래 지도 참조). 그 규모는 상당히 방대하다. 캐릭터를 달리게 해 뉴 브로이어를 횡단하면 대략 500분, 8시간 20분이 소요될 정도의 크기다.
“오픈 베타 테스트 때는 켓챠와 데이브 렌븐, 자리건드의 3개 마을과 지하 던전 하나만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로도 웬만한 다른 온라인 게임들보다 더 큰 규모가 됩니다”
위자드소프트 개발팀을 총지휘하고 있는 양영순 부장의 말이다. 도시들은 특산품과 아이템의 가격 시세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갖게 된다. 이는 뒤에 설명할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과 연관되는 부분이다. 또 각 도시의 외양 역시 그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바다에 면하고 있는 데이브 렌븐은 ‘물의 도시’다운 분위기로 표현되며 가장 크고 상업적으로 번성한 자리건드는 분주한 대도시의 느낌에 디자인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수도인 자리건드는 황제가 살고 있으며 게이머가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대도시인 만큼 물가가 비싸고 주변에는 약한(따라서 고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 없는) 몬스터들만이 존재한다. 게이머가 다른 도시로 옮기기 위해서는 해당 도시의 영주권을 사서 시민권을 획득해야 한다.
②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Cyber Economic System)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몬스터를 잡아도 돈이 나오지 않는다. 몬스터들은 여러가지 아이템을 들고 다니지만 돈만은 소지하고 있지 않다. 게이머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를 채집하고 그 재료로 아이템을 만들어 팔아야 한다. 게임에서 채집할 수 있는 재료는 가죽과 고기 외에 철광석/ 돌/ 기름/ 약초/ 나무의 7가지. 이들 재료의 채집량과 그로 인한 아이템의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 체계는 하루 단위로 변화한다. 예를 들어 고기의 판매는 음식물 가격의 등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도시의 게이머들이 몬스터를 덜 사냥해 고기의 공급이 줄어들면 그 도시의 음식값은 자연히 비싸지고 반대로 고기의 공급이 많아지면 음식값은 떨어지게 된다. 즉 게이머의 생산 활동에 따라 도시 내 아이템의 재고량과 소비량에 의해 소속되어 있는 도시의 물가가 자동으로 변동된다. 이에 따라 도시 간에 아이템 가격의 차이가 생겨나고 무역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 보다 확고하게 적용시키기 위해 제작사는 캐릭터가 HP나 MP를 회복하려면 반드시 아이템을 섭취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처럼 그냥 가만히 휴식을 취한다 해서 HP와 MP가 다시 차오르지는 않는다.
“애초 손노리와 함께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기획할 때 가장 밑바탕이 되었던 생각은 ‘납득이 가는 판타지 월드를 구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판타지라고 해서 마냥 황당무계한 설정이 난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이 실제 생활과 견주어 비교했을 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수준이어야 하겠죠. 실제로 기획 단계에서 말이 안되는 아이디어는 모두 배제시켰습니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사이버 이코노믹 시스템도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죠. 현실과 거의 똑같은 구조의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서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면서 양영순 부장은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너무 어려워서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멋쩍은 웃음을 흘린다. 특히 시스템 밸런스의 조절이 무척 힘들다고.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보면 반드시 ‘사이코’ 짓을 해서 이득을 취하는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엽기적이고 황당한 행동과 아이디어로 쉽사리 돈을 모으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지요.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그런 경우를 최대한 방지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무척 어렵더라고요”
③ Road to the Crown?, 영주 시스템
자리건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마을은 그 도시에 속한 게이머들의 투표 결과와 명성치 등에 의해 직접 영주를 선택하게 된다. 영주가 되면 자신이 지배하는 도시의 경제와 군사권을 운영하게 되며 다른 도시와 동맹을 맺거나 혹은 전쟁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단 영주의 권한이 게이머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말 안 듣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영주가 게이머를 마음대로 감옥에 가둘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면 게임 태도가 불량한 게이머들, 예를 들어 너무 심한 PK들에 대해서는 어떤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제작자들이 다들 나이가 있다 보니(웃음) PK나 욕하는 것을 아주 싫어해요. 그렇다고 해서 영주에게 과도한 권력을 부여해 ‘준 운영자’로 만들 수는 없지요.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들이 직접 만들어 나가는 가상공간이고 거기에 어떤 간섭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K 등의 나쁜 행동을 일삼는 게이머들은 현상금 등의 제도로 최대한 자율적인 규제를 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또 반대로 열심히 착한 행동을 하는 게이머들에게는 거기에 맞는 보상을 해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영주로 선출된 게이머는 자리건드로 가 대관식을 치르고 황제(또는 랄프 어그스트가 될지도 모른다)로부터 영주의 권리를 인정받는 이벤트를 치르게 된다. 이때 영주를 상징하는 특정한 아이템이 주어지며 제작진은 왕관 등을 고려하고 있다. 영주를 뽑는 투표는 2개월마다 한번씩 자동으로 발생해 재신임 여부를 묻게 되는데 도시에 반란이 일어나는 등의 변고가 생기면 영주의 권한을 잃고 조기 사임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④ 클래스와 직업, 종족
모든 게이머는 일반 평민의 신분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경험치만이 적용되는 다른 온라인 게임의 레벨업과 달리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명성치와 신앙심 등의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아래 표와 같이 게이머는 레벨업과 함께 1, 2차, 19개의 직업에 걸쳐 전직을 하게 되는데 명성치는 1차 전직에, 신앙심은 2차 전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은 인간 하나뿐이다. 인간 외에 요정 등의 다른 종족을 게임에 포함시킬 경우 시스템적으로 너무 과부하가 걸려 제외시켰다는 것. 대신 직업과 전직 쪽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⑤ 실시간 캐릭터 차별화 시스템
현재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만들고 있는 제작진들은 대부분 이전 위자드소프트가 개발했던 온라인 게임 ‘샤이암’에 참여했던 스텝들이다. 따라서 샤이암을 제작하면서 습득한 노하우가 이번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특히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게이머들의 캐릭터 차별화다. 샤이암에서는 캐릭터의 모양이 모두 똑같아 구별이 되지 않았고 그것이 실패로 이어진 한 원인이 되었다고 양영순 부장은 분석한다.
다양한 캐릭터의 창출을 위해 개발된 것이 ‘멀티 스프라이트 시스템(Multi Sprite System)’이다. 이는 여러 단계의 스프라이트 레이어를 두고 각 레이어별로 렌더링을 해 캐릭터의 외양을 다양화시키는 것이다. 조금 복잡하고 어렵게 들리는데 쉽게 말해 캐릭터의 신체를 몇몇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별로 게이머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캐릭터의 머리모양/ 몸 색깔/ 상하 옷/ 방어구/ 무기/ 신발 등으로 레이어가 분류되고 각 레이어에 따라 게이머의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 조합할 수 있는데 약 36,000가지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36,000가지보다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속에서 표현되는 캐릭터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작은 크기에서 더 세분화시킨다고 해도 게이머들이 차이를 구분하기는 힘들지요. 캐릭터를 차별화시키는데 36,000가지 정도면 적당한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⑥ 40,000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긴다! 네트웍 분산 처리 시스템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동시 접속자수를 최대 40,000명으로 잡고 있다. 혹시 4,000명을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여 다시 물어보자 40,000명이 맞다고 확인해준다. 아니? 세상에 그 어떤 슈퍼 서버가 있어 40,000명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네트웍 분산 처리 시스템이다.
‘분산 처리란 널리 산재해 있는 연산 자원들을 빠른 네트웍으로 연결해 사용자가 응용 프로그램을 처리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분산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을 몇 개의 태스크로 분할하고 이 태스크들을 서로 다른 머신에 할당, 동시에 수행하도록 해 빠른 처리를 할 수 있다’ 역시 어렵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리니지의 경우 한 서버당 적정 접속자 수가 2.500∼3,000명입니다. 저희 서버도 비슷하지요. 하지만 리니지는 서버끼리 자료 공유를 할 수 없습니다. 반면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에서는 전체 맵을 일정 크기의 ‘존(Zone)’으로 나눠 서버 하나에 존 하나를 할당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중심에는 게이트 서버가 있고 여기서 각 서버들이 보내오는 정보들을 한번에 처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리니지는 서버 하나에 게임 세계 전체의 자료가 들어있지만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서버 여러 개가 모여 전체 게임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40,000명이 함께 모여 교감하며 즐기는 온라인 게임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⑦ 다국어 지원 시스템
기존의 국산 게임들은 한글 자체 폰트를 사용해 해외 수출시 영문화 및 중문화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윈도우 시스템에서 다국어 지원을 위해 채용한 ‘IME(Input Method Editor) 입출력 시스템’을 게임 내에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따로 컨버전 작업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해외로 수출,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하다.
⑧ 16비트 업 템포의 하이 퀄리티 그래픽
포가튼 사가가 욕을 먹었던 주요한 요인으로 시대에 뒤진 그래픽을 들 수 있다. 90년대 중반에 도트가 팍팍 도드라지는 그래픽을 내세웠으니 먹혀들어갈 리가 없다. 특히나 보이는 것에 민감한 게이머들에게 포가튼 사가의 그래픽은 불만과 조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가튼 사가가 대대적인 그래픽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크린샷에서도 드러나듯이 비록 최상급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제법 봐줄만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양영순 부장은 ‘기획 초기에는 맵은 3D, 캐릭터는 2D 렌더링하는 식으로 3D 그래픽을 도입하는 것도 생각했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자신들이나 손노리나 모두 2D를 더 좋아해 결국 3D 계획은 포기되었다고. 대신 16비트 컬러를 최대한 이용한 3D 렌더링 데이터를 이용, 포가튼 사가보다 월등히 발전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특히 제작진이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은 다양한 마법 효과다. 포가튼 사가와 마찬가지로 물/ 불/ 바람/ 성 4가지 계열, 60여개의 마법을 배워 사용할 수 있다.
바라는 것은 오직 완벽, 완벽?
위자드소프트는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을 즐기기 원한다. 제작진이 밝히는 시스템 사양은 펜티엄 셀러론 300A에 RAM 64MB. 제작을 총지휘하고 있는 양영순 부장은 ‘현재 펜티엄 166 서버에서 테스트하고 있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며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의 저사양 지향성을 강조한다.
포가튼 사가 2 온라인은 전작의 불명예와 함께 첫 발걸음을 떼는 게임이다. 극복하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핸디캡이며 따라서 제작진에는 가일층의 분발과 노력이 요구된다.
“1월말로 시기가 잡혀있는 오픈 베타 서비스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채비된 뒤의 문제입니다. 저희들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 되기 전에는 결코 공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단호한 말투로 ‘완벽’을 강조하는 양영순 부장에게서는 버그로 인해 사장된 포가튼 사가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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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사가 2 온라인
2001년 3월 1일
-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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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ORPG
- 게임소개
- 전작 포가튼사가1 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포가튼사가2는 전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계승하지만 온라인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이머들은 패키지게임이 가지는 솔로플레이의 한계에서 벗어나 방대하고 다양한 세계와...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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