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 조자룡전 2는 2002년 10월 국내 발매돼 삼국지 팬들에게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린 ‘삼국 조자룡전(이하 조자룡전)’의 후속작이다.
수많은 삼국지 관련 게임들이 그래왔듯 조자룡전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의 호걸이 등장하여 화면을 종횡무진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공명전이나 코에이의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정적인 분위기의 이전 게임들과는 달리 호쾌한 액션을 선보여준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으로 통용되고 있는 삼국지 시리즈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있다. 물론 진삼국무쌍이 출시되지 않았다면 더욱 큰 세간의 화제를 몰고 왔을테지만 말이다.
조자룡전은 제작진이 스스로 디아블로의 인기를 공개적으로 벤치마킹하고 나선 작품이라고 공언한 만큼 게임자체는 쿼터뷰 시점의 그래픽을 비롯, 인터페이스까지 상당 부분 닮아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게임자체가 철 지나간 유행을 따른 아류작쯤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대만 내에서도 최고의 게임상을 수상하고 국내에서도 역시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려온터라 이로 인한 게이머들의 거부감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은 2편 역시 전편과 동일한 엔진과 동일한 실력(?)으로 제작된 탓인지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지만…
조자룡전 2는 전편에서 십여 년이 흐른 위, 촉, 오나라의 3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인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과 많은 신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스토리를 전개해나가게 된다. 주인공으로는 게임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문무와 충절을 고루 갖춘 영웅 중의 영웅 ‘조자룡’이 연이어 발탁됐다(당연한건가 -_-;).
게임 배경은 유비가 한중왕에 오르고 촉한이 태동하고 있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비는 조조로부터 한중을 빼앗고 스스로 한중왕 자리에 올라 조조와 손권에 대항할 준비를 하는데 이 때 형주를 지키고 있던 관우가 오나라의 계략에 속아 목숨을 잃게 된다. 분노한 유비와 장비는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나라에 쳐들어가게 되지만 진지구축의 실수로 오나라의 화공에 당해 70만 대군을 잃고 철수하고, 이 ‘이릉전투’를 시작으로 게이머는 오계동, 도화도, 봉명산, 반사곡 전투 등 장편소설 삼국지에 수록되어 있는 유명한 전투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조자룡전 2는 전작의 평범한 치고박기식 보병전을 탈피, 상황에 따라 바꿔서 쓸 수 있는 다양한 무기와 한상검, 극독련노, 횡소천군 등 강력한 새로운 무공들의 추가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러한 무공들은 타 RPG 게임에서 흔히 사용되는 MP의 개념이 아닌, 적을 죽일 때마다 얻게 되는 살기포인트를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케 되며 전작에서 큰 재미요소로 작용했던 기마전 역시 더욱 발전된 시스템으로 보강됐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후속작의 특징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엔딩 시스템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3D 그래픽과 각종 신기술이 난무하고 있는 스피디한 게임의 발전 속에 삼국 조자룡전 2는 어찌보면 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비록 불만족스런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라 할지라도 삼국지 관련 게임을 모두 섭렵하는 팬이라면, 그것도 조자룡의 열렬한 매니아라고 자부한다면 게임의 제목처럼 호쾌한 액션과 함께 화면을 ‘종횡천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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