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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GOD) 게임’의 최고가 돌아온다(블랙 앤 화이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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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임의 아버지에게는 자식도 많더라

갓게임(GOD GAME)의 아버지이자 최고의 마스터피스인 피터 몰리뉴가 게임계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게이머가 신이 되어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을 미시적(微視的)으로 들여다보면서 시시콜콜 간섭할 수 있다는 개념은 그 후 많은 전략시뮬레이션과 경영시뮬레이션게임에서 무단으로 차용해 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기도 했다.

파퓰러스와 던전 키퍼 등에서 보여준 피터 몰리뉴의 게임은 약간 과장을 해서 말하자면 ‘유리관 속에 개미집을 건설해 놓고 개미들이 사는 모습을 훔쳐보면서 심시티를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미미한 존재들이 사는 모습을 훔쳐보면서 절대자의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 확인하는, 일종의 가학적 쾌감이 있는 게임이 바로 피터 몰리뉴의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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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게임의 아버지 피터 몰리뉴를 기억하는가?

▶ BW2는 전투와 향상된 크리처의 절묘한 조화가 이루어질 듯 하다

피터 몰리뉴가 라이언헤드 스튜디오를 설립해 처녀작으로 선보인 블랙 앤 화이트는 그동안의 피터 몰리뉴의 성향이 약간 변한 게임이었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BoA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과감히 접고 선한 신이 될 것인가 악한 신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게이머의 자유권한으로 남겨두었다 또 신들의 애완동물인 ‘크리처’를 창조해 내어 아무때나 사랑하고 또 괴롭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블랙 앤 화이트는 그 엄청난 자유도로 해외게이머들에게는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36년간의 일제시대와 20년간의 군대문화에 찌들은 탓인지 엄청난 자유도를 혐오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그다지 별 호응을 얻지 못한 게임이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블랙 앤 화이트 뭔가 단기간에 화끈하게 승부가 나는 개념을 가진 게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블랙 앤 화이트 이후 만 3년이 지난 2004년 봄, 블랙 앤 화이트 2(이하 BW2)의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원작 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것이 영화계의 법칙이라면 원작 보다 몇배는 낫지 않으면 망하기 십상인 게임계의 법칙에 따라 블랙 앤 화이트 2가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전작보다 몇배는 훌륭해야 한다. 과연 블랙 앤 화이트 2는 전작에 비해 몇배나 훌륭한 게임이 되어 돌아오는지 확인해보자.

문명을 선택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BW2가 전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발달된 문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그리스, 이집트, 아즈텍. 일본, 노스 등의 문명을 선택해 플레이 할 수 있다. 단순히 문명을 선택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게이머가 어떤 문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게이머가 그리스나, 이집트를 선택하게 되면 게이머는 대체적으로 문명을 더욱 발전시켜 아름답고 이상적인 문명을 건설하는데 힘을 쓰게 된다. 기존의 피터 몰리뉴의 게임인 갓게임에 건설경영시뮬레이션을 포함하는 형태가 된다. 하지만 일본이나 노스 같은 호전적인 문명을 선택하게 되며 게이머는 아름다운 문명을 이루어나가기 보다는 주위의 문명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패권주의적인 문명을 만들게 된다. 이것은 갓게임에 전략시뮬레이션 적인 요소를 포함시키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나 이집트를 선택해서는 세계정복의 큰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 BW2의 매력이다. 게이머가 수단을 발휘해 엄청나게 발전된 문명을 만들어 놓으면 주변에 있는 미개하면서 호전적인 문명은 게이머가 만든 문명에 복속해 오기를 스스로 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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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잘 지어놓은 문명이 ...

▶ 이렇게 무자비하게 망가지면 얼마나 아쉽냐 이거야 내말은!(도올의 톤으로)

BW에는 없었다가 BW2에 생긴 개념 중 하나는 바로 ‘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벽은 일반 전략시뮬레이션에서 보던 대로 자신의 진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서 게이머는 그리스 문명을 선택해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우려고 하는 차에 미개한 일본족들이 힘만 믿고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뭘 어떻게 하는가. 그냥 망해야지.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벽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극초반에 창병 한 부대가 와서 다른 문명을 멸망시킬 수 있는 말도 안되는 설정은 BW2에는 없다(극초반 러시는 없다는 말이다). 멋진 문명을 만들어 놓아 신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지면 엄청난 기적을(예를 들어 적의 땅을 갈라지게 하는 등의) 시연할 수 있기 때문에 적들에 대한 방어도 함께 할 수 있다.

전작의 크리처는 잊어주세요 네?

크리처의 발전 또한 놓칠 수 없다. 피터 몰리뉴가 작년에 방한해서 밝힌 바에 따르면 BW2의 크리처의 수는 원작의 절반가량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원작에서는 게이머가 중간에 자신이 키우던 크리처를 변경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자신이 정성들여 키우던 크리처를 변경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크리처의 인공지능은 전작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좋아졌다고 한다. BW2에서의 크리처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학습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배우게 된다. 게이머가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신이 판단해서 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크리처는 선한 행동을 하느냐 아니면 악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외모가 달라지게 된다. 선한 행동을 하는 크리처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외모를 가지게 되며 악한 행동을 하는 크리처는 폭력적이고 날카로운 외모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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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처의 선과 악의 성향에 따라 이렇게 모습이 변하게 된다

BW2는 몇가지 재미있는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E메일이나 휴대폰을 연동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서 게이머가 게임을 세이브 해놓고 한달씩이나 게임을 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면 게임에서 게이머가 미리 입력시켜놓은 E메일이나 휴대폰으로 “이봐요. 세이브만 해 놓으면 단가? 엔딩을 봐야 멋진 게이머지” 뭐 대충 이런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고 한다(별로 놀라운 기능은 아니나 재미있는 기능임에는 틀림없다).

BW2는 원작의 방대한 자유도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훨씬 더 다양한 자유도와 갓게임의 묘미를 한껏 보여줄 시뮬레이션게임으로, 전략을 좋아하는 국내 게이머에게는 경쟁과 전투를 통한 전략게임으로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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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 FF 시리즈? 이것은 소환수가 아니라 큰 기적중에서 여신이 강림하는 기적이다

▶ 크리처를 이용한 강력한 전투

PS. 작년에 BW2를 소개하기 위해 국내를 방한한 피터 몰리뉴에게 필자가 “기왕에 E메일을 연동시킬 거면 개인이 만든 크리처를 저장해두는 은행을 만들어 다른 사람이 육성한 크리처를 자신의 게임에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게 어떻겠느냐”라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피터 몰리뉴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만약 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게임 크레딧에 'HULKMANIA'라는 이름을 올려주겠다고 약속 했다. 만약 아이디어는 쏙 빼가고 크레딧에 이름을 안 올려주면 고소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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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육성시뮬
제작사
게임소개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블랙 앤 화이트 2`는 여러 면에서 한층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이머가 신이 되어 세계를 관장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변모시킬 수 있는 매력이 특징인 이 게임은...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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