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이야의 아트웍. 빛의 동맹 에테인과 ‘분노의 연합 에테인을 그리고 있다 |
‘워크래프트 3: 프로즌쓰론’의 판권획득과 함께 게임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며 화려한 데뷔무대를 마련했던 손오공. 비록 목표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어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장난감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로서의 이미지를 창조해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던 결과가 드디어 공개됐다.
손오공의 자회사이자 온라인게임 전문업체인 소노브이(SONOV)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샤이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개발기간 2년, 개발비용 40억 이상이 투입된 대형급 프로젝트 샤이야. ‘진정한 성인게임’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그간 베일에 쌓여왔던 비밀스러움만큼이나 독특한 특징으로 기존의 MMORPG와의 차별성을 더하고 있다.
▶ 샤이야의 두 세력권 |
일단 배경은 평범한데…
샤이야는
앞으로 플레이어들이 몸담게 될 게임 속의 공간, 즉 게임의 배경이 되는 행성을 뜻하는
명칭이다. 이곳 ‘테오스 에페이로스 대륙’이라고 불리는 장소에서 살고 있는 두
개의 세력이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는 것이 앞으로 펼쳐질 샤이야의 주
내용.
샤이야를 아우르고 있는 스토리라인의 시작은 배경만 다르다 뿐이지 성경의 ‘창세기’를 옮겨놓은 듯 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다는 창세기의 그 내용처럼 여신 에테인이라고 불리는 게임 속 여신은 샤이야로 왕림해 땅과 산 그리고 바다와 강을 만들어낸다. 생명의 숨소리로 가득했던 땅은 여신 에테인이 자신의 땅에서 가지고 온 일곱가지 재앙에 의해 깨져버리고 피어난 증오의 씨앗이 세력을 나눈 전쟁을 불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빛의 동맹’과 ‘분노의 연합’이라는 세력으로 나누어진 두 집단은 게이머에게 익숙함과 생소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종족으로 구성돼 있다. 휴먼과 엘프로 구성된 빛의 동맹은 파이터, 레인저, 아처, 메이지 등 기존의 RPG와 MMORPG에 익숙한 종족명 만큼이나 보편화된 직업을 선보이며 데쓰이터와 베일로 구성된 분노의 연합은 생소한 디자인과 직업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
이 중 플레이어의 파괴본능을 자극하는 데쓰이터, 마치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듯한 베일 등 독특한 명칭과 캐릭터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 ‘분노의 연합’을 주목해 볼만은 하나 ‘익숙함’과 ‘새로움’의 퓨전적인 만남은 이미 RF온라인 등의 온라인게임에서 시도된 특징이라는 점을 비추어볼 때 배경에 있어 차별적인 특징을 찾아보긴 어렵다.
▶ '빛의 동맹'의 엘프와 휴먼 |
▶ '분노의 연합'의 베일과 데쓰이터 |
하지만 이런 배경은 단순히 샤이야의 존재이유를 설명해주는 단순한 스토리라인에 불과한 내용이다. 비디오게임에 준하는 스타일리쉬한 액션, 120여가지가 넘는 스킬과 20여 종의 다양한 직업, 전략적 PvP를 동반한 파티 플레이, 복합분기퀘스트, 패키지게임을 연상시키는 듯한 캐릭터생성 시스템 등 기존 MMORPG의 개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샤이야’는 성인용 이모티콘 커뮤니티, 갬블 시스템, 섹스어필한 느낌의 몬스터 등의 다양한 성인용컨텐츠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게이머들의 적잖은 눈길을 끌 듯 하다.
온라인게임에 도입된 난이도 시스템
이중
가장 주목할만한 요소는 바로 난이도 모드의 삽입이다. 샤이야에서는 독특하게 패키지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캐릭터 생성시 각각 Easy와 Normal, Hard와 Ultimate에 이르기까지
총 4개로 구성된 난이도를 보여준다. 각각의 모드는 경험치만을 빠르게 모은다던가,
스킬과 스탯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달리 부여하고 있는데, 이중 Ultimate 모드의
조건이 상당히 이채롭다.
▶ 디아블로 2의 하드코어 모드를 기억하는가? |
Ultimate 모드는 Hard모드와 같이 레벨업에 따른 경험치량은 같지만 다른 플레이어에게 죽게될시 완전히 사망한다는 것. 마치 디아블로 2의 하드코어 모드를 연상시키는 이 모드는 스킬포인트를 얻는 혜택이 많은 만큼 캐릭터끼리 벌어지는 PvP에서 극한의 긴장감을 불러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과 디아블로
2가 만났다?
집단 간의 대립구조는 현재 국내 MMORPG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전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마치 미씩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온라인게임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이하 DAoC)의 렐름 대 렐름전(Realm vs
Realm, RvR)에서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전쟁시스템이다.
샤이야에서 2개의 세력이 치열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지역은 ‘접경지대’라고 통칭된다. 양쪽 진영은 이 지역에서 자유로운 전투를 벌일 수 있으나 다른 플레이어를 죽일 수 있는 곳은 접경지대로만 한정된다. 이런 접경지대에는 플레이어들이 점령할 수 있는 킵(Keep: 작은 요새, 작은 성)들이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킵을 뺏고 빼앗는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여기서 주어지는 더 큰 목표는 에테인 여신의 사랑을 서로 독차지하기 위한 ‘여신 쟁탈전’. 이 시스템은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샤이야의 전쟁시스템은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RvR을 많이 닮았다 |
또 샤이야에서는 이러한 대립양상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한 계정당 한쪽 세력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DAoC의 시스템을 상당 부분 참고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라피스(Rapis)’라고 불리는, 일종의 아이템성장시스템 역시 플레이어들의 수집욕구를 부추기는 특징으로 부각될 예정이다. 이 아이템은 디아블로 2에 등장하는 룬(Rune)과 잼(Jam)처럼 아이템에 다양한 부가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일종의 재료. 약 150종이 존재하는 라피스는 무기, 방어구 등과 조합되며 샤이야 게임 속 경제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 특히 이 라피스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구입하지 않는 이상 접경지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2개 세력의 대립 구조를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WOW의 퀘스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샤이야
기획팀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조금은 무모할 정도(?)의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퀘스트의 분량과 퀄리티 자체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그것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제작한다는 것.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포부를 가지고 왈가왈부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어쨌든 샤이야의 퀘스트는 제작팀이 내세우는 ‘성인취향’의 게임스타일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가령 강간범을 잡으러 간다거나, 불륜에 관한 이야기 혹은 시사적인 이야기와 같은 종류의 성인취향의 이야기들이 퀘스트의 주된 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런 퀘스트는 다양한 분기를 이루고 있어 플레이어들이 같은 퀘스트를 수행하더라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는 ‘복합 분기 퀘스트’로 이루어질 계획이기도 하다.
▶ 샤이야의 여성 캐릭터 디자인 중의 하나 |
품격 높은 성인게임을 지향한다
섹시함과
괴기함을 띄고 있는 캐릭터 그래픽에서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성인을
타겟으로 제작된 샤이야는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성인용이라는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그들이 강조하는 섹시와 호러가 그래픽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부분이 노출될
런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는 공개된 컨셉아트와 캐릭터 디자인으로도 대강 짐작되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특징은 디아블로 2나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등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섞어놓은 것에 불과한 내용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진 장점의 취합이 더욱 퀄리티 높은 게임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블리자드의 게임에서도 잘 볼 수 있는 예가 아닌가.
그것이 과연 제 2의 창조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오는 10월 말에 있을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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