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략시뮬레이션 팬들을 설레이게 하는 물건(?)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이다. 이제는 삼국지 하면 코에이가 떠오를 만큼 익숙해져버린 삼국지가 ‘11’이라는 숫자를 달고 출시대기 중이다.
코에이의 삼국지가 이렇게 롱런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매 시리즈마다 변화하는 게임성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출시되는 삼국지11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되었을까? 아직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간 출시된 삼국지의 변천과정과 공개된 정보를 통해 삼국지 11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겠다.
▲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삼국지 스토리. 삼국지 11은 더욱 강화된 스토리 모드로 삼국지의 역사를 그대로를 재현할 수 있다 |
시리즈 최초 3D
우선 게임은 외관상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다. 삼국지11은 시리즈 최초로 3D가 사용됐다. 전작까지만 해도 삼국지하면 3D와는 거리가 먼 게임이라 생각할 만큼 이미 3D그래픽을 철저히 외면했던 코에이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산수화풍의 서정적인 그래픽도 ?더욱 업그레이드되었으며, 공개된 스크린 샷에서 볼 수 있듯, 인물들이 더욱 멋있어지고 용맹스러워 졌음을 알 수 있다.
맵은 10탄에서처럼 통맵이 될 듯. 특이할만한 점은 스크린 샷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지형의 고저차이다. 평평한 평면적이던 맵에서 고저차가 뚜렷한 좀더 사실적인 맵으로 전환되었다는 뜻이다.
▲내정을 관리하자! 관리할 종목을 고른후 관리를 임명! |
▲시리즈 최초 3D맵! 봄이 찾아오는 모습 |
화려해진 일기토와 설전
삼국지 시리즈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일기토에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일기당천의 무장들이 서로의 자웅을 겨루는 모습은 삼국지 시리즈의 영원한 로망일 것이다. 삼국지 시리즈의 발전을 보려거든 일기토 시스템을 살펴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그 중요함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11편 에서는 일기토가 시리즈 역사사상 가장 화려해진다. 전작들의 일기토는 스트리트 파이터2 수준이었다면, 11편의 일기토는 과장을 조금 보태서 철권 5정도의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3D로 변한 관계로 2D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카메라 기법이나 각종 화려한 효과가 구현됐다(더 나아가 장수를 대전게임처럼 직접 움직일 수 있다면 바랄게 없겠지만).
▲황야를 무대로 펼쳐지는 일기토 |
▲관우의 박력있는 일기토 중 한 장면 |
또, 무장들의 일기토와 함께 삼국지 10부터 도입된 문신들간의 설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삼국지 10에서 호평을 받은 시스템도 바로 설전이다. 삼국지 11에서 설전시스템은 일기토 만큼이나 중요하다. 전작보다 더욱 디테일하고 화려한 연출이 더해졌으며,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사도 전작에 비해 두 배 이상 풍부해 졌다. 그야말로 세치 혀로 강동의 수재들을 무릎 꿇린 제갈량처럼, 문신들 간의 치열한 설전은 게임의 판도를 변화시킬 만큼 큰 재미로 다가올 것이다.
신장의 야망-혁신으로 예상해 보는 삼국지11의 시스템
코에이는 다양한 역사시뮬레이션 게임을 선보이는 회사로 유명하다. 삼국지는 물론이고 징기스칸으로 몽골고원고 유라시아를 정복했고, 나폴레옹의 일생을 다운 ‘랑펠로’로 유럽의 역사까지도 게임으로 만들었다. 어찌 보면 세계의 역사를 이만큼 아울렀던 게임개발사도 드물 듯 싶다. 물론 자국의 역사 또한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삼국지와 함께 코에이 시뮬레이션을 대표하는 ‘신장의 야망’ 시리즈다.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
눈여겨볼만 한 점은 삼국지와 신장의 야망은 엎치락뒤치락 발매되어 오면서 서로에게 시스템 적으로 큰 영향을 주어왔다는 것이다. 사실 코에이 역사게임 중에 21세기 까지 살아남은 타이틀은 삼국지와 신장의 야망밖에 없다.
이번 삼국지 11편도 작년에 출시된 ‘신장의 야망: 혁신의 시스템’을 다수 차용했다. 따라서 최근작인 신장의 야망-혁신(이하 혁신)을 통해 삼국지의 대략적인 시스템을 예상해 보았다. 우선 혁신의 대표적인 특징은 턴 방식이 아닌 하프타임 실시간 방식이라는 점이다. 하프타임 방식은 내정이나 여러 가지 명령을 내릴 때는 시간을 정지한 상태에서 명령을 내리고 명령의 수행이나 전투는 실시간으로 처리된다는 뜻. 하프타임 방식은 턴제에서는 찾기 힘든 박진감을 있다. 마치 스타크레프트를 하듯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알맞은 대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전투의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요소가 된다.
이제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된 설전 |
전작과 그래픽 차이가 느껴지는가!? |
여기에 혁신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포위망 시스템이 등장한다면 금상첨화. 포위망 시스템이란 플레이어나 혹은 다른 세력이 일정 크기 이상의 세력을 형성하였을 때 주변국들이 연합하여 목표세력을 합동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혁신에서는 이 포위망 시스템이 실시간 전투와 만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을 막기 위해 정신없이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게임에 푹 빠져버리게 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중반 이후 플레이어의 세력이 커지면 난이도가 뚝 떨어지는 코에이시뮬레이션의 ‘아킬레스 건’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삼국지에서도 동탁을 토벌하기 위해 여러 제후들이 연합을 했던 역사적 사실도 있기에 이러한 시스템이 삼국지 11에서도 충분히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전략과 전술구사가 가능
혁신의 단점은 바로 적들이 항복을 잘한다는 데에 있다. 웬만큼 세력이 커지면 인접국들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기가 쉽다. 군신으로 추앙 받았다던 우에스키 겐신마저도 쉽게 항복해버리기 때문에 김샌다는 느낌이 들 정도. 따라서 삼국지11에서는 이러한 단점이 보완되고 좀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NPC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아무리 세력에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조조가 쉽게 백기를 들어서야 조조의 카리스마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는 꼴이 되겠는가?
전술과 마법을 적절히 아울러 전투에서 승리하자! |
혁신은 실시간으로 진행되어 턴제였을 때의 아기 자가하고 다양한 전술적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워낙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각 장수의 특수 능력과 약간의 계략 외엔 다양한 전술적 시도가 불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삼국지 11에서는 좀 더 다양한 계략과 전술적 행동이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행히 최근 공개된 삼국지 11의 전투는 기존 삼국지에서 도입한 진형과 스킬을 채택해 상대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이 모든 전투가 하나의 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유저들은 최대한 신속히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왕의 귀환
패키지 게임이 말라버린 대한민국에서 10편이 넘게 출시는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하나의 기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기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내공을 삼국지는 매 시리즈마다 보여주곤 했다. 물론 그것이 때로는 ‘실망’을 안겨주었더라도 이제는 그 실망마저도 즐길 수 있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삼국지’라는 게임이 가진 엄청난 능력이자 하나의 자부심일 것이다. 그래서 삼국지 유저들은 그 자부심을 믿고,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리라.
새로운 기술로 보다 박력이고 다채로운 전투를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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