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이 판타지를 소재로 한 게임에서는 저평가를 받을 지 모르지만, 무협 게임이라면 사정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올해 CJ인터넷과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된 ‘주선 온라인’은 인터넷 연재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소설 ‘주선’을 원작으로 하는 무협 MMORPG게임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작년 10월 중순에 1차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기도 하다.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발 무협게임 ‘주선 온라인’. 완미세계를 통해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게임성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지난 완미시공의 굴욕을 씻을 수 있을 것인가?
문파는 곧 클래스이니라!
‘주선 온라인’의 특징적인 점으로는 여타의 게임들처럼 클래스의 구분이 문파별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문파의 구성도 무협 세계관에서 정석으로 받아들여지는 정. 사파의 구분이 아니다. ‘주선 온라인’에서 등장하는 문파들은 정사의 대립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협지에서 나타나는 문파무공의 특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때문에 문파의 역할은 소속진영 구분이 아니라 클래스 구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무협 세계관에서 많이 등장하는 예를 들면, 금강불괴와 같은 방어무공 성향이 강한 소림이나 잔혹하고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마교처럼, ‘주선 온라인’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문파들은 공격이나 방어, 보조나 공수만능 등 문파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청운문은 흔히 무당파로 잘 알려진 도가 계열의 문파로, 흰색과 청색 계열로 구성된 밝은 복장이 특징이다. 도가 계열 문파답게 자연의 힘을 이용한 공격들이 주를 이루며, 원거리와 근거리, 범위 공격 등 공격 위주의 안정적인 구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천음사는 불교 사상인 선(禪)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집단의 성격을 가지는 문파다. 금색 계통의 색상과 불교 교리에서 나오는 사천왕을 연상시키는 복장이 주를 이루며, HP와 MP의 회복, 방어력 증가나 상태이상공격, 죽은 아군의 부활 등 보조, 방어적 성격의 무공들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귀왕종은 흔히 정, 사파에 이어 무협의 제3세력으로 많이 분류되는 마교의 특징을 이어받은 문파다. 온 몸을 갑주 형태의 복장으로 무장한 것이 이들의 특징이며, 복장의 느낌에서도 알 수 있듯 귀왕종의 전투 스타일은 우수한 방어력을 바탕으로 하는 강한 근접 공격능력이 특징이다.
합환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파에 가까운 설정을 가지고 있다. 원형 모양의 칼인 ‘환’이라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방어에 특화된 성격이 강한 귀왕종과는 다르게 합환파는 공격에 특화된 모습이다. 특히 근거리, 원거리에서의 데미지 딜러 역할이 잘 드러난다.
귀도는 각종 이국의 주술과 고대의 비술 등으로 만들어진 마에 가까운 존재라는 설정으로, 사파와 마교의 특징적인 세계관을 잘 섞어놓은 느낌이다. 뼈와 뿔로 만들어진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귀신을 소환하여 공격하거나 자신의 몸에 귀신의 힘을 불러들여 ‘변신’하는 것이 가능하다. 변신을 통해 어떠한 전투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 귀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신없이 공격해주마!
무협의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초식과 초식이 맞붙는, 수십여 합이 오가는 전투장면이다. ‘주선 온라인’에서는 매크로 시스템의 일종인 콤보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무협지에서 주인공이 자신만의 초식을 만드는 것처럼, 콤보 시스템으로 자신만의 콤보를 만들어 스킬 단축키 한 번으로 지정된 패턴의 연속공격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번에 매크로에 등록할 수 있는 스킬은 최대 7가지로, 중간중간 일반공격과 기술반복 아이콘을 이용하여 기술의 쿨타임을 고려한 전략적인 스킬 구성도 필요하다. 또한 MP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상대방에게 쉴 새 없이 콤보를 날려줄 수도 있다.
협객의 길은 끝없는 대결의 연속!
무협과 판타지의 차이점을 생각해보자. 보통의 판타지가 사람이 아닌 존재와 대립하는 이야기가 주가 된다면, 무협은 사람과 사람, 혹은 집단과 집단(또는 사람과 집단)이 대립하는 이야기의 구조를 가지는 것이 무협과 판타지의 큰 차이 중 하나일 것이다.
두 캐릭터의 레벨이 10 이상이고, 레벨 차이가 9이하일 경우 PvP를 신청할 수 있다. PvP중에는 각 캐릭터가 설정한 PK관련 유무의 설정에 따르며,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지는 못한다. 한 쪽의 HP가 0이 되거나 로그아웃될 경우, 두 캐릭터의 간격이 일정 거리 이상 벌어지거나 PvP제한시간인 10분이 지나게 되면 PvP가 종료된다.
게임을 하다 보면 PvP모드처럼 정정당당하게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남의 뒷통수 후려갈기는 비열하게 사람도 있는 법이다. ‘주선 온라인’의 30레벨 이상부터는 합의되지 않은 유저를 공격할 수 있는 PK 시스템이 적용된다. 물론 보통의 PK시스템을 도입한 게임들처럼 PK를 실행한 캐릭터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플레이어에게는 선악 카운터가 존재하고, 악에 가까워질수록 캐릭터 이름이 빨간색을 띄며, 선에 가까울수록 파란색을 띈다. 중립 캐릭터는 흰색으로 표시되며, 이 상태에서 PK를 한 번이라도 하게 되면 ‘악’쪽으로 성향이 기울게 된다. 또한 PK에 관여했던 캐릭터들은 일시적으로 캐릭터 이름이 오렌지색으로 바뀐다.
악의 성향을 가진 캐릭터가 사망하게 될 경우, 일정 확률로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을 드롭하게 된다. 또한 오렌지색 캐릭터의 사망도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길드전의 경우는 우선 각 길드를 대표할 수 있는 길드장급의 직책을 가진 캐릭터 이상부터 신청이 가능하며, 길드전을 벌이고 싶은 길드원을 클릭한 뒤 길드전 신청을 하면 된다. 길드전의 수락여부는 신청때와 마찬가지로 길드장급 직책 이상의 캐릭터가 권한을 가진다.
길드전은 상대 길드원을 죽인 포인트가 합산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제한시간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쪽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이러한 PvP, 길드전 시스템은 각각의 랭크를 가지고 있으며, 상위권에 랭크된 길드는 매 주마다 특별한 아이템을 제공받게 된다.
장비도 육성해주마! 법옥 시스템
‘주선 온라인’에서는 법옥이라고 하는 장비 아이템이 존재한다. 이 장비 아이템은 법옥사 NPC에게 가서 강화를 받을 수 있으며, 강화할 때마다 HP나 MP 등 특정 능력치의 보너스 효과가 상승한다. 법옥에는 문파 전용의 속성법옥과 문파 구분에 구애받지 않는 무속성 법옥 두 종류로 나눠진다. 그리고 강화의 방법도 다양한 편이라 캐릭터의 성장만큼 법옥의 강화 방법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시스템 이외에도 검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다양한 동물을 타고 이동하기도 하며, 이들이 캐릭터의 전투를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무협에서 이름 대신 통용되기도 하는 각종 칭호를 얻을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이성 캐릭터와 결혼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가 질린 이들은 생산직업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도 가능하다.
오리지널 무협? 일단 지켜봅시다.
무협게임다운 세계관을 가지지만 판타지 게임에서 많이 익숙해 있던 패턴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판타지 기반 RPG에서 비롯된 클래스 구분이라던가 컨텐츠들을 보면 어떤 방법으로 판타지와 차별화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컨텐츠는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는 편으로, 크게는 전투와 관련된 대규모 이벤트부터 작게는 유저의 각종 생활에 대한 요소들까지 구현되어 있다. 일단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어느 정도 즐겨본 후에 냉정한 평가를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