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CBT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아온 액션RPG ‘C9’이 CBT를 시작했다. 이번 CBT에서 플레이 해볼 수 있는 클래스는 파이터와 헌터로 각각 검과 활을 사용한다. 검과 방패 밀치기를 쓰는 파이터와 활과 단검을 쓰는 헌터는 쓰는 무기만큼이나, 외관도 다르다. 파이터가 ‘디아블로 2’의 바바리안이라면 헌터는 ‘리니지’의 남요정이라고 보면 된다.
‘C9’에서는 이 두 가지 기본 타입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외관을 바꿀 수 있는데, 필자는 장난끼가 일어 턱을 있는대로 늘이고 몸도 부풀렸다. 그러자 이게 무엇인가.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스핀 돌리기의 일인자라는 대머리 흑인 남캐가 아니신가. 머리도 느끼하게 해주고 살결까지 검은색으로 하고 나니 아드레날린이 솟았다. 타오르는 아드레날린!! 이는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으니.. 그나마 양호한 애봉이(-_-)가 될 수 있었던 아이디가 하지않겠는가로 진화를 해버린 것이다.
▲넵 주인님 저도 아이디가 맘에 들어요.(애봉이ㅅㅂㄹㅁ ㅠㅠ) |
보지 않아도 왠지 캐릭터가 게임 서버 한구석에서 엉엉 울고 있을 것 같았으나 애도란 없다. 나는야 차가운 도시 사나이.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오로지 남자 캐릭터밖에 선택하지 못하는게 불행이라면 불행이다. 그러니, 아이디가 이따위라도 '하지않겠는가' 자네는 내 클릭질에 실룩실룩 춤 출 수밖에 없네. 알겠는가?
근엄하게 캐릭터 교육을 시켜준 뒤 근엄하게 접속을 해서 엉덩이를 흔들..어라가 아니고 일단 인터페이스부터 봤다. 밥을 먹으려면 수저를 찾아야하지 않겠는가. 왼쪽 위엔 피와 마나를 볼 수 있는 바가 있고, 오른쪽 위는 미니맵이 있다. 하단에는 단축키를 저장할 수 있는 바가 있고, 옆엔 아직 단축키가 익숙치 않은 사람을 위해 캐릭터창이나 인벤토리를 클릭해서 볼 수 있는 창이 있다. 키보드를 적극 활용해 전체적으로 간단하면서도 편리하고 화면도 넓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방심하면 안된다. 중요한건 키보드가 아니라 마우스기 때문이다. 허공을 클릭하고 끌어줘야하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마우스의 이동만으로 시점이 움직인다. 위로 찌르면 위를 보고, 아래를 찌르면 아래를 본다. 마우스 좌/우 클릭은 액션 RPG에 맞게 공격 스킬로 대체했다. 파이터의 경우 왼쪽이 기본 공격, 오른쪽은 방패 밀치기이며, 헌터를 할 경우 왼쪽은 단검 공격, 오른쪽은 활 공격이다. 타겟팅은 굳이 지정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캐릭터가 때리는데, 덕분에 마음껏 이동하며 얼씨구나 사냥을 할 수 있다. 팡팡하고 스파크가 터지는 것과 몬스터들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며 신나게 달리는 걸 보면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듯 시원하다. 연속기를 넣을 때마다 콤보가 나오는데, 5번이 되면 필살기가 발동이 된다. 액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처럼 화면이 느려지며 알아서 감독하고 효과넣고 사운드에 편집까지 다 해준다. 퀘스트나 미션에서 처치해야하는 보스 몬스터일 경우 ‘DDR’ 점수 나오듯 점수창이 슝하고 등장해 점수 올려주고 GOOD. 참잘했어요 도장까지 찍어준다.
▲파이터의 기본기! `실드 어택`
▲파이터의 궁극기?! `블레이즈 프렛셔`
보스를 잡으라는 퀘스트는 NPC 머리위에 뜬 느낌표를 찾아서 받으면 되는데, 밝은 배경에 느낌표도 밝은 노랑이다보니 처음엔 잘 찾지 못한다. 그저 NPC 둘이 앞에 있구나 싶다. 고민 말고 그냥 NPC 녀석들한테 깐죽깐죽 거리면 퀘스트를 받는다는 창이 보인다. 퀘를 '하지않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멋진 이름이다.)하면 수락하면 된다. 초보에겐 튜토리얼도 막막하지만, 알아서 지문이 뜬다. 뭐를 죽이세요 뭐를 처치하세요. 그걸로도 부족해서 화살표와 미니맵에 연녹색 네모로 표시까지 해준다. 하지만 괜히 초짜가 아니다. 바로 눈앞에서 흔들어대도 눈에 뵈는게 없어서 초짜인거다. 부은 간뎅이와 전혀 안보이는 눈만 갖고있어도 된다. 심지어는 다 무시하고 화살표만 따라 잡으면서 가도, 어이쿠야 그냥 때려죽인놈이 어쩌다보니(-_-) 보스였네 하는 일도 생긴다. 워낙 잘 죽어주시니 ‘어익후’ 오르는 경험치와 골드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스테이지를 다 완료하고 나면 타운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뎅그라니 가만히 선 캐릭터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 주위에 퀘 주는 놈이라곤 안 보이지요. 사람들은 그냥 가만히 있지요. CBT 첫 날이다보니 다들 모르는지라 “퀘 왜 안주나염.” “나 왕딴가여~”하면서 징징대는 소리가 공개창에 찔끔찔끔 올라온다. (그 중에 한명이 하지않겠는가 였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럴땐 포탈타고 고블린 숲으로 가는것이 좋다. 어차피 다른 지역은 저레벨 지역 클리어 전엔 가지도 못한다.
▲날 때려줘요~그러면 돈과 아이템이 나온답니다(-_-) |
고블린 숲은 솔로잉 인던같은 개념이라 얼마든지 가서 미션 반복을 할 수 있다. 미션을 반복하면서 얻는 보상들이 상당히 짭짤하다. 지나갈때마다 보이는 도자기와 상자들을 부셔버리면 골드나 잡템들이 나와서 초보 캐릭이 쓰기에 유용하다. 비록 룩이 까만 스판덱스 쫄바지같아도 안 입는것 보단 나으니 입으면 된다. 물론 유용성이라곤 없는 아이템도 있다. 그렇지만 이반을 상점에 팔고 돈 벌었다며 좋아했다는 ‘리니지’ 초보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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