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길고긴 잠을 자던 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작년에는 월드컵의 열기에 밀려서 주춤하던 프로야구지만 코리안 시리즈에서의 극적인 우승과 해외파 선수들의 대거 복귀로 국내 야구판도 들뜨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메이저리그에 진입함으로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야구 시즌의 시작과 함께 대표적인 야구게임 2가지도 우리에게 함께 돌아왔다. 하나는 지금 현재 야구게임계를 주름잡고 있는 3DO의 하이히트 시리즈이고 하나는 EA에서 트리플을 버리고 새롭게 만들어 내놓은 MVP 베이스볼이다. 이 2게임을 비교하면서 나에게 맞는 야구 게임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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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그래픽으로만 평가하는 습성이 있는 게이머라면 일단 하이히트와 MVP 둘 중 어떤 게임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그만큼 2게임 모두 그래픽은 지금까지 시리즈 중 최고를 자랑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크게 흠잡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선수들의 얼굴 텍스처는 MVP의 압승이다. NHL 하키 등에서 그 진가를 보여준 페이스 오프(얼굴 가죽 뜯어다 붙이기 -_-)가 이번 MVP 베이스볼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실제 선수들의 얼굴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랜디 존슨이나 알렉스 로드리게즈, 페드로 마르티네즈, 노마 가르시아파라 등 프랜차이즈급 스타들의 얼굴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똑같다. 물론 유명한 선수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선수들은 대충 만든 티가 좀 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선수들의 얼굴이 비슷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선수들의 얼굴을 아주 잘 묘사했다. 특히 올해 메이저리그에 대거 진입한 한국인 선수들의 얼굴도 아주 잘 묘사해 놓은 점도 우리나라 팬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비해 하이히트는 선수들의 얼굴 텍스처는 비슷하게 보이려고 노력은 꽤 했지만 사실 실제 선수들과 흡사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을 비교할 필요도 없이 우리 한국 사람들의 눈에 익숙한 박찬호와 김병현만 비교해 보도록 하자. MVP 쪽이 훨씬 실제 선수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수들의 신체 텍스처는 2가지 게임이 비슷하다. 하이히트는 선수들의 오금의 주름이나 언더웨어 자국까지 잘 표현해 냈고, MVP 베이스볼은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슬라이딩이나 다이빙 캐치를 하게 되면 몸에 흙이 묻는 효과까지 표현해 냈다.
하지만 경기장의 텍스처는 미세하나마 하이히트가 약간 앞선다. 하이히트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덕 아웃에 있는 선수들이나 경기장 위를 떠다니는 광고비행선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하이히트의 관객석은 반복되는 텍스처이기는 하지만 뚜렷한 관람객의 모습을 갖추고 있고 안타를 치거나 하면 일어서서 환호를 하기도 하는데 MVP 베이스볼은 흡사 모내기철에 논에 심어놓은 모처럼 일정한 간격의 저해상도 텍스처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게임 최적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타협이라 하겠다. 선수들의 텍스처는 MVP가 훨씬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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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게임의 생명이 얼마만큼 실제 게임을 컴퓨터 안으로 옮겼을 때 실제와 비슷한 느낌을 주느냐는 현실감이라고 봤을 때 스포츠게임에서 현실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모션 캡처만한 것이 없다. 아무리 모델링과 애니메이션을 잘 만든다 하더라도 실제 선수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받아 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히트와 MVP 모두 모션 캡처를 이용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표현해 냈다(물론 유명선수들의 모션 캡처를 직접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얼마나 비싼데...). 하이히트, 내야수와 외야수의 모션의 부드러움에 많은 발전 2게임 모두 모션 캡처에서 역시 좋은 점수를 줘도 될 것 같다. 하이히트의 경우 하이히트 2003과 비교해서 특히 러닝 쓰로우(수비수가 달리면서 공을 던지는 모습) 모션에 괄목할만한 발전이 있었다. 이전 시리즈는 내야에 약하게 굴러가는 타구라고 할지라도 수비수가 정지한다음 공을 포구하고 다시 1루로 던지는 등 3가지 모션이 따로따로 놀았는데 하이히트 2004에서는 이 모든 것이 물 흐르는 듯이 자연스럽게 한가지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야구경기를 하다보면 내야수에게는 강하게 가는 타구보다 약하게 가는 타구가 훨씬 많이 간다. 이럴 경우 야수들은 전진해서 공을 잡을 수밖에 없으며 전진하는 관성을 이용해서 그대로 1루로 공을 뿌리는 러닝 쓰로우를 할 수밖에 없다. 하이히트 2004는 이런 내야수들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해 냈다. 내야수뿐만이 아니다. 외야수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외야수들이 펜스로 굴러갈 타구를 건져낸 뒤에는 실제 선수들이 하는 것처럼 한바퀴를 돌아서 그 탄력으로 공을 중계하게 되며 혼신의 힘을 다한 송구 후에는 그 여력을 이기지 못해 넘어지는 모습도 보여준다. 외야수가 공을 던져주면 그 공을 중계하는 내야수들도 그 볼을 미트에 넣었다가 송구할 방향을 보고 송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2003 보다 내야수와 외야수의 움직임에 상당한 투자를 한 모습이 보여진다.
MVP, 사상 최강의 모션 캡처 하이히트가 내야수와 외야수의 모습에 상대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면 MVP는 모션 캡처 하나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타자와 투수의 모션에서 MVP는 하이히트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찬호의 역동적인 투구폼이나 베리 본즈의 폭발적인 타격폼, 이치로가 도루할 때 스타트를 끊은 직후 홈 플레이트의 상황을 흘끔 보고 다시 뛰는 모습, 외야수가 펜스에 기대면서 플라이를 잡아내는 모습, 내야수가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내는 모습, 포수가 공을 포구하는 모습 등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다. 특히 투수가 투구를 할 때 이를 악무는 모습이나 타자가 타격을 할 때 이를 악무는 모습. 홈런이 나왔을 때 루심이 팔을 돌리면서 홈런임을 표시해주는 모션은 자잘한 데까지 모션 캡처에 신경을 썼다는 증거다.
시범경기와 리그플레이만이 야구의 전부는 아니다. 하이히트는 홈런 더비, 팬터지 드래프트, 프랜차이즈 모드, 올스타게임, 플레이 오프 모드, 2 VS 2 모드, 타격 연습 등 총 11개의 게임모드를 제공한다.
MVP 베이스볼도 비슷한 모드를 제공하며 특히 ‘프랜차이즈 목표 달성’이라는 일종의 미션 형식의 모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드는 ‘5년동안 승률 6할 넘기기’나 ‘2명 이상의 MVP를 배출하기’ ‘2명이상이 올스타에 뽑히기’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게임을 펼치는 모드를 말한다. 이 프랜차이즈 목표 달성 모드는 팀마다 목표치가 다르며 일반적으로 강팀은 달성해야할 목표가 어렵고 약팀은 좀 더 쉽다. MVP 베이스볼은 홈런 더비도 하이히트와 약간 다르다. 하이히트가 각각의 선수가 한번씩 나서서 홈런 레이스를 펼치는 반면 MVP는 화면을 분할해서 동시에 2명의 선수가 대결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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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을 대충 훑어봤으면 이제 메인이벤트 격인 실제 야구와 비교해서 던지고, 치고, 달리고, 송구하는 야구의 근본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양 게임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 투구 하이히트 2003까지는 투수들의 구질이 매우 단순한 편이었다. 강속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일반적인 투구의 분류로 투수들의 구질을 분류해 놓았다. 하지만 하이히트 2004에는 같은 강속구라도 4심 패스트볼, 2심 패스트볼 등으로 나누어 놓았고 커브도 일반 커브와 파워 커브 등으로 구질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MVP 베이스볼도 마찬가지다. 투수들마다 구사할 수 있는 볼이 5개 이하로 정해져 있으며 던질 수 있는 공의 구질도 하이히트와 비슷하다.
하이히트와 MVP의 투구방식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하이히트는 던질 공의 구질을 선택하고 공을 던질 방향과 스트라이크/ 볼 만 선택할 수 있는 데 비해 MVP는 던질 공의 구질, 방향, 스트라이크/ 볼, 공의 강약 등을 모두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히트가 투수의 투구를 로스터에 정해진 내용으로 반자동으로 수행하는데 비해 MVP 베이스볼은 거의 수동으로 모든 투구를 조절할 수 있다.
하이히트에서 투수가 난타를 당하는 경우는 거의 제구가 안 되어서 억지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끼워 넣다가 맞는 경우가 많은데(박찬호처럼 T_T) 이것은 하이히트의 투구가 반자동의 투구에 가깝기 때문이다. 경기 후반이나 위기 때 제구력이 떨어진 투수는 한가운데에 공을 넣지 않으면 웬만해서는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지 못한다. 능력치에서 볼 컨트롤이 좋은 선수들은 경기 후반에도 코너웍을 구사하면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지만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선수들은 제구가 조금만 떨어지면 난타를 당하게 된다(이것 때문에 필자는 한 게임에 투수를 평균적으로 4~5명 정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MVP에서는 이런 걱정은 없다. 투수는 투구수가 많아질 수록 공의 위력도 떨어지고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피칭 게이지의 면적도 줄어들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필자는 거의 일급투수로만 게임을 진행했기 때문에 모든 투수가 다 이렇다는 말은 아니다). 피칭 게이지를 잘 이용하면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공을 던질 수도 있기 때문에 투수를 위주로 야구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MVP의 투구 방법이 딱 맞는다. 특히 ESPN이나 FOX 티비로 메이저리그 야구 중계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타자마자 핫 존과 콜드 존(타자마다 좋아하는 코스와 쥐약인 코스가 있다. 예를 들어서 타율이 높고 파워가 강한 선수들은 9개의 코스가 대부분 빨간 색인 핫 존이지만 타율이 낮은 선수들은 대부분 파란 색 콜드 존으로 표시된다)이 있어서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투구를 할 수도 있다.
하이히트에는 투수가 흔들린다든가 할 때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투수를 진정시키는 마운드 비지트 모드가 여전히 살아있는데 이렇게 심리적인 것까지 고려한 것을 MVP에도 적용시켰으면 훨씬 좋지 않았나 싶다. |
타격 ‘타격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MVP가 하이히트를 약간 앞선다. 양 게임에서 타자의 모션을 잘 들여다보면 하이히트는 타격시 팔로우 쓰로우(Follow Throw: 골프나 야구에서 스윙 이후 돌아가는 궤적)이후에도 두 손이 모아져 있는 데 비해 MVP 베이스볼은 임팩트 이후 양손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선수들 중에는 양손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있고 붙이는 선수들도 있으나 배리 본즈, 이치로, 소사, 최희섭 등의 타자들은 대부분 손이 떨어진다. MVP에서는 이 선수들의 양손이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하이히트는 붙이는 것으로 묘사했다. 타구의 방향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자. 오른쪽 타자의 경우 타자의 몸쪽으로 붙는 공을 밀어 친다든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타구를 무리하게 끌어 당겼을 경우 좋은 타구가 나가지 않는다. 하이히트는 이 공식에 매우 충실하다. 각각의 타구는 타이밍과 임팩트가 정확하게 맞아야만 좋은 타구가 나간다. MVP 베이스볼의 경우 약간 특이하게도 타석에 선 타자가 미리 타구의 방향을 지정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플라이 볼을 칠 것인지 땅볼을 칠 것인지, 우측으로 휘어지는 타구를 칠 것인지 좌측으로 휘어지는 타구를 칠 것인지 미리 결정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난이도를 ‘루키’ 모드로 놓고 하면 대부분 원하는 곳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지만 ‘프로’ 난이도 이상으로 설정하게 되면 이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타자의 경우도 핫 존과 콜드 존의 영향을 직접 적으로 받는데 투수는 대부분 콜드 존으로 공을 던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하이히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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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 많은 사람들이 MVP 베이스볼의 주루 플레이에 적응이 안 되어서 고생했다고 하는데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하이히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주루 플레이 방식을 고수해서 초보자라 할지라도 쉽게 도루, 진루, 귀루 등을 컨트롤할 수 있지만 MVP 베이스볼은 각각의 루를 선택하는 키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 주자를 컨트롤할 때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일반 슬라이딩을 선택할 수 있는 등 주루 플레이에도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준다. 또 실제로 루상에 있는 주자들을 PIP 화면으로 보여줘 보다 생동감있는 중계 화면처럼 꾸민 것이 특징이다.
하이히트의 경우 도루를 하다가 중간에 서 버리는 경우 포수가 공을 들고 뛰어 온다든지 오버런을 한 컴퓨터 플레이어를 송구로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주루 플레이에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MVP는 런다운에 걸린 타자가 가끔 살아나는 모습도 보이면서 키조작으로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할 수 있는 꼼수가 남아있었다. 송구 2게임 모두 외야에서 내야로 혹은 각 베이스로 송구를 하는 데는 별로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송구의 경우 하이히트의 인터페이스가 조금 더 편한 인터페이스가 아닌가 생각되며 파워 게이지로 힘을 조정하는 MVP의 송구 방식은 상당히 참신하고 혁신적이었지만 오차 범위를 넘어가면 무조건 살아나가는 주자와 공을 받은 내야수가 키패드와 방향키로 상당히 조작을 많이 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하이히트와 MVP 모두 수비진형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있어서 극단적인 ‘본드 쉬프트(배리 본즈를 상대하기 위해 만든 수비 진형으로 모든 수비수가 극단적으로 1루 베이스 쪽으로 이동해 있다)’ 도 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런 경우 타자에게 어려운 코스로 공을 던지고 특정 수비 진형으로 수비를 전환할 수가 있다.
본인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많이 보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스카우팅 리포트까지 모두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유명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선수가 어느 정도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2가지 모두 충실한 선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선수들의 능력치도 대부분 바르게 적용된 것처럼 보인다. 다만 하이히트는 선수를 만들 수 있는 모드가 없어 로스터에 없는 선수라든가 마이너에 있는 선수들을 기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하이히트나 MVP나 리플레이 기능은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전통의 강호인 MVP 베이스볼의 리플레이가 필자에게는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화면 하단의 조그 셔틀과 마우스를 이용해 자유롭게 위치와 시점을 이동해 가면서 리플레이를 즐기는 맛은 그 어떤 스포츠게임 보다도 멋진 경험이었으며 하이히트의 경우에도 나쁘지 않았지만 편의라는 측면에서 MVP가 훨씬 낫지 않나 싶다.
하이히트 2003에는 경기 내용을 그대로 재현해주는 경기 서머리 기능과 하이라이트 모드가 있어서 경기의 중요장면을 모두 리플레이로 다시 보는 기능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하이라이트모드가 사라지고 경기 서머리 기능만 남았다. MVP에도 똑같은 경기 서머리가 제공되는데 경기 서머리의 경우에는 하이히트가 압도적으로 자세하다. 마치 신문의 스포츠면을 보는 것같은 경기 서머리는 게임의 모든 것을 아주 자세히 알려줘 서머리만 읽어도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정도다.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만큼은 하이히트 2004는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멀티플레이 모드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없던 멀티플레이도 새로 만드는 판국에 있던 멀티플레이를 없애는 건 무슨 만행일까? 멀티플레이가 없는 것은 마우스 지원이 안 되는 사소한 불편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중대한 불편이다. 이 모든 것은 3DO에서 비디오게임기용 하이히트를 단순히 PC로 컨버전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물론 같은 컴퓨터에서 키보드와 게임패드를 이용해 2인용 플레이를 할 수는 있지만 이게 무슨 플스인가 엑박인가?
MVP 베이스볼은 랜과 인터넷을 이용해서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직 멀티플레이를 즐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정도의 랙이나 딜레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트리플 플레이를 즐길 때도 인터넷 연결로 별로 고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하이히트 2004와 MVP 베이스볼 2003을 짚어 봤다. 자세한 리뷰를 쓰기 위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은 좀더 많은 부분을 언급해야겠지만 이 정도로도 두 게임의 특징은 대충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MVP 베이스볼은 단순한 트리플 플레이의 후속작이 아니며 새로운 EA의 간판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고 하이히트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그런데 아무리 게임을 플레이 해봐도 MVP를 할 때 보다 하이히트를 할 때 더 야구를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대체 왜일까). 하이히트 2005와 MVP 2004가 서로 경쟁하면서 더욱 발전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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