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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야기 : ‘월드워 2’ 격침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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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사는 과연 개발이 더 중요한 것인가. 흔히 알고 있기를 게임 개발자들은 냄새나는 좁은 방에서 라면만 먹으며 미래의 대박과 자신의 꿈을 위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 게임업체는 이렇지 않다. 엄청난 돈과 지위를 보장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크게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다.

‘월드워 2’의 개발중단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다. ‘월드워 2’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었다. 드림엔터프라이즈가 그 이름처럼 꿈을 가지고 국내에서 제대로 된 밀리터리 게임 하나 만들어보겠다고 힘을 모은 것이 99년이다. 2차 세계대전의 철저한 고증을 위해 국내 밀리터리계에서 유명한 이대영씨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창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 붐을 일으키던 시기라 정말로 많은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졌었고 언론에서도 기대감을 표시하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예정되었던 출시 일정은 계속 연기되었고 밑빠진 독처럼 개발비가 소리없이 새 나갔다. 결국 2002년 4월까지 ‘월드워 2’는 세상의 빛과 게이머들의 손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돈이 없어서 개발을 중단해야하는 상황까지 오고 만 것이다.

충격적인 소식이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는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미 지난 얘기지만 드림엔터프라이즈는 작년 가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더 이상의 투자를 거부하며 경영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적의 핵심은 투자한 돈이 게임 개발에 사용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소모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드림엔터프라이즈는 뚜렷한 자본을 마련하기 힘들었고 ‘월드워 2’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출시하기 위해 허둥댔다.

그리고 잠시 회생의 기미가 보였지만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 이상균 사장이 밝힌 폐업의 이유는 간단했다. 돈이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동안 뭘 했냐고 좀 따지고 싶다. 사장이란 자리가 아무나 털썩 앉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한 조직의 리더는 평범한 인간 이상의 것을 해내야 한다. 기업이란 것은 이윤 추구가 윤리이며 수많은 암투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아니, 적어도 직원들에게 월급은 줘야한다. 그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경영인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게임 개발사가 돈이 없어서 유망한 게임을 포기했고 따라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는 보기 힘들다. 게임 개발사도 결국은 하나의 회사이고 따라서 경영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그라비티의 개발자 출신인 김학규 대표이사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초빙한 것은 매우 훌륭한 본보기다.

완벽한 게임도 좋지만 그 게임이 세상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게임 개발사가 경영의 마인드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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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비행시뮬
제작사
게임소개
월드워 2는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극적인 미션과 다양한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다. 실제적인 전쟁터의 사실적인 고증을 통해 밀리터리 게임매니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다양한 재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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