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앞으로 진입하자 약간 작은 방이 나왔다. 그 방에는 발킨모양의 몹들이 여기저기 서있었고 진짜 몹들이 생활하는
방처럼 사악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가뿐하게 몹을 풀링하고 스피리트마스터들이 녹여버리는 방식으로 앞으로 전진해나갔다.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나 쉽고 간단하게 몹들을 잡아나가자 레이드팀들은 기세등등해져서 앞으로 뛰쳐 들어가기 시작했다. 방을
지나서 진흙으로 뒤덮인 몹들의 훈련소 같은 곳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발밑에서 독구름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SI대륙에서는
지형 곳곳에 이런 트랩장치들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접해본 트랩이어서 깜짝 놀랐지만서도 새로운 발상이 참 신기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냥 시에 소외받는 어쌔신 클래스들에게 이런 트랩들을 사전에 미리 감지하고 해제할 수 있는
스킬 같은 것을 줬다면 어쌔신클래스들도 이런 사냥에서 좀더 선호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옹기종기 모여있는 발킨 가족들. 그럼 우리는
가족불화를 일으킨 침입자들?
|
트랩장치로 인해 잠시 뒤로 빠져서 전열을 정비한 후 재진입을 시도했다. 트랩이 설치돼 있던 방은 실제 몹의 훈련소처럼 화살타켓들과
더미들이 놓여져 있었고 그곳에선 훈련을 받는 신참 몹들과 이들을 실제로 때려가며 훈련하는 조교 몹들이 있었다. -_-;
몹들도 우리처럼 이러면서 지내는구나… 뭐 나중에 하기로 하고 몹은 몹이니까 사뿐히 즈려밟아준후 레이드를 계속했다. 다음 방을 들여다보니
이게 웬걸~ 네임드 몹(보스급 몹)이 떡하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우스로 그 녀석을 찍어보니 “헉!” 보라돌이.
지금까지 상대했던 몹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풀풀 풍겼다. 그러나 기세등등했던 레이드 팀은 몹을 우습게 보고 곧바로 풀링에 들어갔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터지는 독 구름들. 레이드팀은 혼란에 빠졌다. 이전 대륙과는 달리 엄청난 속도로 다시 나타나는 몹들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트랩. 머릿속 에 떠오르는 단어는 달랑 한가지였다.
“역시나…”
몸빵을 하던 탱커들이 하나둘 눕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전멸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 반짝이는 순발력으로 컴퓨터를
꺼버린 힐러 한분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길드창에는 온갖 환호가 일어나고 컴퓨터를 껐던 힐러분이 재접속하는 순간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한 힐러분의 재치로 전멸을 면하게 된 레이드팀은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 릴다리가 있는 광장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에는
중앙에 있는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계단을 통해 밑으로 천천히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원거리 마법공격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놈의 던전이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고 복잡 혼란스러워서 어디에서 마법공격이 날아오는 건지 파악조차 힘들었다. 앞에서 나오는
벌레 같은 몹들 견제하랴, 여기저기 날아오는 마법 신경쓰랴, 결국 레이드팀은 전멸하고야 말았다. 알고 보니 레이드팀이 내려오던 계단
바로 밑에 방하나가 더 있었고 그 안에 캐스터 몹들이 바글바글 있었던 것이다. 가슴 아팠지만 결국 모두 /release를 타이핑
할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