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직자랍니다!
어떤 세계에서는 만 19세가 되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한사람을 성인으로 인정을 해 준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당당히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맥주, 소주, 양주(?)를 마시고 나이트클럽도 당당히 들어가고 담배 또한 맘 놓고 살 수 있겠지?
이곳 쉴츠는 성인이라는 구분이 따로 필요 없다. 애초부터 나이에 따른 구별이 없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대신 쉴츠에는 레벨과 명성으로 그 사람의 위치와 됨됨이를 알 수 있다. 레벨이 높으면 좀 더 광활한 세계로의 여행이 가능하며 명성이 높으면 NPC들이 일을 던져주거나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장소마다 일마다 모든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쉴츠 세계에는 반환점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 이 반환점은 다름 아닌 전직. 쉴츠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레벨 10이 되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레벨 10 이전에는 오로지 백수 밖에 할 것이 없다.
현재 내 레벨은 10. 그리고 명성은 ‘그저그런’이다(좌절).
“그래, 이제 내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된 거야~”
나는 성직자로서의 길을 걷기 위해 라임마을에서 엘림마을로의 길다면 긴 여정을 시작했다. 라임마을 미미르강 상류에 이르러 콩이와 워모 등의 바일들을 헤쳐가며(사실 ‘도망치며’가 맞는 말이다) 트레비아 산맥에 도달했다. 그 다음은 ‘걸음아 날 살려라~’하는 심정으로 허겁지겁 산맥을 지나 엘림마을로 들어갔다(생각보다 간단한 여정).
엘림은 쉴츠의 수도답게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돌 재질의 타일로 장식된 바닥, 밤이 되면 저절로 켜지는 가로등 그리고 엘림 중앙에 위치한 분수대의 아름다운 모습은 내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경악케 했던 것은 바로 엘림마을의 북쪽에 위치한 엘림 성의 웅장한 모습. 지금은 성문이 굳게 닫혀 있지만….
“내 평생 저런 곳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엘림마을에 비하면 라임마을은 정말 촌 동네다. 뭐 나도 라임 촌놈이지만.
자~ 그럼 엘림마을에 온 목적수행을 위해 움직여 볼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가야 하고 성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당에 가야한다. 그럼 일단 성당으로!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교회에는 성자들보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더 많았다. 그래도 그건 것이 내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사나이 칼을 꺼내들었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성직자가 되기 위해서 왔습니다”
“자네는 아직 때가 아니야. 좀 더 경험을 쌓고 오게”
어느 한 성직자가 말했다.
▲교회가
뭐 이래?
단칼에 거절당해버린 나…. 하지만 레벨 12가 돼서 다시 오거나 엘림의 성직자에게 편법(?)으로 서약을 받아오면 성직자가 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여기서 레벨 2를 더 올리느니 조금 찔리지만 편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레벨 12가 돼서 성직자가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힘없이 교회 바깥으로 나온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건물 주변에 서 있던 한 성직자에게 성직자로 전직하는 방법에 관한 질문을 했다.
“성직자가 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 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이 방법이 쉽고도 어려다는 것입니다. 단 한 가지만 서약하세요. 위험에 빠진 사람, 부상당한 사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을 말입니다”
성직자가 말했다.
“서약합니다~”
“이제 당신은 성직자가 됐습니다. 서약에 대한 내용 꼭 잊지마세요”
성직자 되기는 참 쉬운 거 같다. 이 때는 알지 못했다. 쉽게 하는 일은 나중에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세상의 진리를….
★그녀와의 데이트!
▲전사
삐야한테 까분 그녀…
“얘들 뭐얏! 왜 대미지가 1밖에 안 떠?”
벌써 잊은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사람은 이전 에피소드를 참고해 주길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날도 화창한 날이었다. 그녀와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의 부름에 답해(그녀에게 끌려가) 경험치 쌓기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사건은 그때 일어났다. 다시 말해 카카가 걸어다니는 포션공급소 작업을 하고 있었던 때 사건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아리송한 상황이다. 그녀가 상대하고 있는 바일들은 이름색으로 추측하건데 무식하게 힘만 센 무사처럼 1정도 밖에 대미지를 입지 않을 정도의 터프한 녀석들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보자. 이름이 ‘[숙련된] 마법사 삐야’ 라고 되어 있다. 이름색도 옅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 녀석들 그녀는 물론 나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다.
“뭐야 이제 힐도 안 줘?! 나 맞고 있는 거 안 보여”
“어쭈구리~ 한 눈을 팔아? 야~~~~~~~ 너!! 죽고 싶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그녀는 맞아도 맞은 것 같지 않고 때려도 때린 것 같지 않은 바일을 상대로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상태였다. 내가 빈둥거린다고 생각했는지 상대하고 있던 바일을 뒤로한 채 날 때릴 기세로 뛰어오고 있었다.
무서웠다.
저 무식해 보이는 대검으로 나를 에누리 없이 후려칠 것만 같은 상황.
‘휙~휙~휙~휙~’
‘퍽, 팍, 퍽, 팍’
“찹쌀떡 두 개~!!”
공격이 시작됐다.
(피해는?)
(넵! 약 70% 정도 예상됩니다.)
(좋아~ 이
정도는 괜찮겠어. 어떻게든 버텨라~!)
(우오오오~~~)
“어랏?! 이게 곱게 안 쓰러지고 힐을 쓰고 버티고 있네”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쉭~ (정확히 21번)
▲무시무시~
21단 콤보 작렬!!!
“하늘이 열린다! 땅이 열린다!! 손가락에 쥐난다!!!”
(추가 피해 발생~! 견딜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라~!
포션까지 동원해~!!!!)
(안됩니다! 이제 한계입니다~~~~~~~~~~~`)
지지지직~~~
[마을로] [확인] [취소]
결국 그녀와의 데이트는 적십자와의 만남으로 끝이 났다.
★삐야이야기
광활한 쉴츠대륙에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초삐야 전설이 있다.
쉴츠 세계의 바일 중에서 가장 그 능력이 빈약한 ‘삐야’와 ‘콩이’.
그들은 예부터 먹고 먹히지 않기 위해 대립해왔다.
그러나 삐야는 자라면서 머리가 닭이 되는 비운으로 인해 최약 바일로 낙인 찍혀있으며 현재는 콩이들에게까지 장난감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리하여 삐아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초삐아 전설’!
언젠가 ‘초삐아’가 나타나 쉴츠를 그들에 세상으로 바꿔준다는 그 전설….
영웅삐야 설명에서 발췌 -
가장 약한 바일, 삐야. 일명 노란 병아리로 불리는 이 불쌍한 바일에게도 한줄기 빛은 있었다. 삐야는 쉴츠에서 몇 안 되는 성장이 가능한 바일 중 하나인 것이다. 그것도 우리들 모험자와 비슷한 성장이 가능하다. 삐야의 성장과정을 살펴보자.
# 1차 성장 단계 - 삐야
# 2차 성장 단계 - 마법사 삐야, 승려 삐야, 전사 삐야, 용사 삐야
# 3차 성장 단계 - [숙련된] 마법사 삐야, [숙련된] 승려 삐야, [숙련된] 전사 삐야, [관록있는] 용사 삐야
이제까지 밝혀진 야생 삐야의 성장 단계는 3단계~ 이 중 [관록있는]용사 삐야의 레벨은 무려 36이나 된다. 병아리 삐야가 레벨 1이니 무려 레벨 35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험자의 손에 길러진 삐야는 이보다 더 많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삐야네
일가
모험자의 손에 길러진 삐야는 모두 5단계의 성장을 거친다. 이 중에는 야생에서 볼 수 없는 광대삐야도 있고 일지매 삐야도 있다. 아직 야생에서는 초삐야가 보인 적이 없다지만 이 기록을 보면 초삐야를 길러낸 모험자도 있는 것 같다.
정말 초삐야가 등장하면 쉴츠는 삐야 세상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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