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주에는 신학기를 맞아 매력적인 ‘게임 속 학교’을 소개했죠. 그런데 봄바람에 마음이 살랑거리는 것은 학생만이 아닙니다. 전국의 뭇 취준생과 이직자에게 3월은 놓칠 수 없는 취업 시즌이니까요.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분들이 공채의 벽을 넘고자 면접을 준비하고 자소서와 씨름하고 있을 테죠. 헐, 지원 동기를 A4 한 장씩이나 써야 한다니. 그냥 ‘돈 벌려고’인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취업이 지구력 싸움이라는 점. 이력서를 내고선 너무 마음 졸이지 말고 게임이라도 한 판 즐기세요. 훌륭한 비전과 복지를 갖춘 ‘게임 속 기업’을 보며 앞으로의 직장 생활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도 좋겠죠. 찾아보면 참 좋은 회사가 많답니다. 전쟁병기 개발도 좀 하고, 세계정복 계획도 세우고 뭐 그러면서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는 거죠.
5위 미시마 재벌(철권), 오너 일가의 싸움 구경을 관람하자
몇 년 전 롯데그룹이 오너일가의 지나친 경영권 분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죠.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뭔가 콩고물이 잔뜩 있으니 형제끼리 죽어라 싸우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 면에선 ‘미시마 재벌’도 썩 괜찮은 일자리라 할 수 있어요. 사소한 가정용품부터 우주산업까지 그야말로 전분야를 아우르는 초거대 기업이니까요. 무슨 군대까지 갖춰놓질 않나.
▲ 기업이라면서 군대까지 갖추고 있는 '미시마 재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무엇보다 명색이 오너라는 사람들이 기업 경영에 전혀 관여를 안 해요. 이 자들이 관심 있는 거라곤 어떻게 할아버지를 묻을까, 무슨 수로 아버지를 보내버릴까, 어찌하면 아들과 손자 녀석을 지옥에 떨어뜨릴까 뭐 이런 것뿐이죠. 아마 무단 결근해도 아무도 모를걸요? 다만 허구한날 CEO 자리를 노리고 쳐들어온 무술가들에게 영문도 모르고 얻어터질 순 있습니다.
▲ 조직폭력배 공개수배 같지만 이래뵈도 오너 일가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4위 앱스테르고(어쌔신 크리드), 암살단에게 칼침 맞아볼 기회
현실에 애플, 삼성이 있다면 게임 속에는 ‘앱스테르고’가 있습니다. 본디 제약 회사로 출발하여 현재는 온갖 첨단 기술 및 문화 산업을 두루 섭렵한 세계구급 대기업이죠. 설정상 서울에도 지부가 있기 때문에 영어랑 약간의 전문지식만 갖춘다면 여러분도 이곳에서 글로벌 인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군필 경력을 살려 비밀스런 사병조직에 입대하세요.
▲ 애플, 삼성 안 부러운 첨단 기업 '앱스테르고'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앱스테르고’의 진짜 멋진 점은 그 유명한 성전기사단이 운영한다는 겁니다. 오컬트 덕후라면 이것만으로도 들어가고 싶어 못 배기겠죠. 만약 간부로까지 승진한다면 초고대 문명이 남긴 유물을 잠시나마 만져볼 기회가 올지도 몰라요. 물론 이와 동시에 암살단에게 칼침 맞을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만, 본디 남의 돈 벌어먹기는 쉽지 않은 법입니다.
▲ 가끔 아싸씨노가 쳐들어 오는 것 외엔 좋은 기업이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3위 아마캠 테크놀로지(피어), 직장에서 귀여운 소녀와 숨바꼭질
요즘같이 흉흉한 시기에는 군산복합체가 진짜 알짜배기 기업입니다. 각종 군수품을 생산하여 미국 등 강대국과 계약하고, 분쟁 지역에도 슬그머니 공급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죠. 총 직원 6만 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군산복합체 ‘아마캠 테크놀로지’의 연간 매출은 어지간한 중소국가 1년 예산과 맞먹습니다. 직원이 이렇게 많으니 우리를 위한 자리도 하나쯤 있겠죠?
▲ 직원 6만 여 명에 대규모 군산복합체 '아마캠'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답게 다루는 품목도 비상하기 그지없습니다. 총기와 로봇, 군사위성이야 그렇다 쳐도, 복제군인과 초능력 지휘관까지 취급하다니. 간부들은 또 어찌나 애사심이 강한지 연구팀장이 친딸을 실험체로 내놓았을 정도에요. 문제는 이 따님이 유령이 되어 시설을 떠돈다는 것인데… 그냥 직장에서 귀여운 소녀와 숨바꼭질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 와~ 귀여운 소녀와 숨바꼭질이다... 귀여운... ㄱ...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2위 애퍼처 사이언스(포탈), 목소리 예쁜 AI와 과학 발전에 매진하자
대학 졸업 후 곧장 직업전선에 나서기 부담돼 대학원으로 향한 분들 많으시죠. 석사를 땄다면 연구소에 취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를 작은 곳 말고 ‘애퍼처 사이언스’처럼 전도유망한 연구소로 말이죠. 이곳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흔히 아는 인공지능부터 양자 터널링과 중력장, 물질 분해 등 현대 기술을 아득히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 온갖 오버 테크놀로지의 산실 '애퍼처 사이언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시설은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고 미성의 AI가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므로 사람이 힘쓸 일은 거의 없어요. 대신 약간 위험한 실험에 동원되곤 하는데, 뇌가 굳는 커피를 마셔야 한다거나 발암물질이 함유된 의자에 앉거나 합니다. 원채 과학이란 희생이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죠. 아, 아까 그 목소리 예쁜 AI가 연구원을 납치해서 살인게임을 벌인다는 얘긴 했던가요?
▲ 정말 죽여주는 AI '글라도스', 다시 말하지만 죽여준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1위 엄브렐러(바이오하자드), 신형 바이러스를 누구보다 먼저 맛보자
드디어 나왔습니다. ‘엄브렐러’는 두말할 나위 없이 가장 명망 높은 게임 속 기업이죠. 활짝 펼친 우산 모양의 로고처럼 인류를 감싸주는 박애주의 넘치는 제약회사에요. 단순히 약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 대통령이 제창한 창조경제 정신에 입각하여 온갖 바이러스와 생체병기 연구도 열심이랍니다. 당연히 누군가 계속 다치고 감염돼야 약도 잘 팔리지 않겠어요?
▲ 명망 높은 박애주의적 제약 회사 '엄브렐러'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엄브렐러’ 직원 최고의 특전은 비싸디 비싼 신형 바이러스를 누구보다 먼저 맛본다는 거죠. 연구가 완성되면 어디선가 선글라스를 낀 간부가 나타나 “더는 이용가치가 없다”며 포상으로 주사를 놔줄 겁니다. 이거 한 방이면 여러분도 힘 좋고 멋진 변형체가 되어, 시설에 들이닥친 주인공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운 나쁘면 그냥 지나가는 좀비가 되겠지만…
▲ 이왕 토사구팽 당하는 것, 보스급 변형체가 되어보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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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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