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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엘린 NO 테라" 테라M 주연도 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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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M'에서도 전면에 나선 것은 단연 '엘린' (사진출처: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최근에 넷마블게임즈가 ‘테라M’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은 게임성도, 그래픽도, 요금제도 아니었다. 화두의 관심사는 바로 ‘테라’ 인기 종족 ‘엘린’이었다. 게임 자체보다 게임 내 종족 하나가 더 큰 관심을 받은 셈이다.

사실 지금까지 블루홀 MMORPG ‘테라’의 흥행 원인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온 소재가 바로 ‘엘린’이었다. ‘테라’에 등장하는 종족 ‘엘린’은 귀여운 여자아이를 바탕으로 ‘꿀벅지’와 동물 귀를 결합한 절묘한 디자인으로 국내외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모았다. ‘엘린’에 매료된 나머지 ‘테라’를 시작한 사람도 적지 않고, 블루홀 측에서도 스스로 “노 엘린 노 테라”라는 언급을 여러 번 했을 정도다. 다시 말해 ‘테라’에 있어 ‘엘린’은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선 각별한 존재인 셈이다.

과연 '엘린'은 어떤 존재길래 '테라' 프랜차이즈 하면 전부 '엘린'으로 귀결되는 것일까? '테라M'과 함께 다시 한 번 화제로 떠오른 '엘린'의 행보를 정리해봤다.

소박했던 시작, 예상치 못한 결과


▲ 2017년에는 '테라' 플레이어 44%가 할 정도로 인기 높은 종족이 된 엘린
(사진출처: 블루홀 2017년 인포그래픽 영상 갈무리)

사실 ‘엘린’은 개발 초기에는 그리 중요한 종족이 아니었다. 개발 막바지 제작진 내부에 “우락부락하고 섹시한 종족들 사이에 귀여운 종족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에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끼워 넣은 것이 ‘엘린’이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엘린’은 독자적인 종족이 아닌, 이족보행 동물종족 ‘포포리’의 여성으로만 설정되어있었다. 비록 후술할 북미 서버의 일로 ‘포포리’ 여성이 아닌 별개 종족으로 분리되기는 했지만, 출시 때까지만 해도 ‘엘린’은 여러 면에서 완성되지 않은 종족이었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엘린’이 어떻게 태어나는지에 대한 공식 설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지막에 서둘러 제작한 종족인 만큼, 미완으로 남은 부분도 많은 셈이다.


▲사실 '엘린'은 아직도 번식 설정이 불분명한 종족으로 남아있다
(사진출처: 블루홀 공식 페이스북)

그러나 작고 귀여운 외모로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며 싸우는 ‘엘린’의 ‘갭 모에’는 제작진의 예상을 뛰어넘은 잠재성을 지니고 있었다. 아이다운 '청순함'과 두꺼운 허벅지의 '섹시함', 여기에 동물 귀와 꼬리에서 나오는 묘한 '귀여움'까지 겸비해 넓은 범위를 취향을 아우를 수 있었던 것이다. 

발매 초기만 해도 ‘엘린’은 ‘쿨’과 ‘섹시’를 강조한 ‘캐스타닉’과 ‘하이엘프’에 비해 인기가 낮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린'은 '세련미'만 강조한 '캐스타닉'과 '하이엘프'을 제치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떠올라, '테라'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그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러한 인기는 블루홀이 공개한 인포그래픽으로도 확인된다. 2015년 ‘테라’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선택한 종족은 ‘엘린’이었으며, 가장 많이 판매된 코스튬도 ‘엘린’ 전용인 ‘블루베리의 꼬마 마녀 의상’이었다. 2년 뒤인 2017년에도 ‘엘린’은 최고 인기 종족이었는데, 무려 전체 캐릭터 중 44%가 ‘엘린’이었을 정도다. 어느새 ‘테라’ 플레이어들 중 절반에 가까운 수가 ‘엘린’으로 플레이하게 된 셈이다.


▲ 2015년 인포그래픽을 통해 '엘린'은 공식적으로 '테라' 1등 종족이 됐다
(사진출처: 블루홀 공식 페이스북)

초기 라이브팀장이었던 김낙형에 따르면, 이처럼 '엘린'이 ‘캐스타닉’과 ‘하이엘프’의 인기를 아득히 앞지른 것은 개발진도 예상 못한 바였다. 그러나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블루홀은 '엘린'의 흥행을 놓치지 않았다. 대세를 파악하고 재빨리 '엘린'을 밀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엘린’에 대한 블루홀의 지원도 다른 종족들에 비해 훨씬 각별했다. 신규 발매되는 코스튬 수도 ‘엘린’ 전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물론, 막강한 성능의 ‘엘린’ 전용 클래스도 여럿 추가된 것이다. 대부분 종족이 전용 클래스를 하나만 가지고 있는 반면, ‘엘린’은 ‘인술사’와 ‘비검사’ 두 개의 전용 클래스에 더해, 최근에는 기간한정으로 다른 종족 전용 직업 ‘마공사’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종족 자체가 지닌 팔색조 같은 묘한 매력에 더해, 블루홀 전폭적인 지원까지 겹치며 '엘린'은 '테라'의 정체성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갔다.


▲ 최근 추가된 '엘린 마공사' 클래스 (사진출처: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해외에서도 ‘엘린’으로 대동단결


▲ 2011년 일본 비공개 테스트 당시의 종족분포도, 엘린이 29%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해외에서도 ‘엘린’의 마성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처음 두각을 드러낸 것은 역시 일본이었다. 2011년 일본 비공개 테스트 기간 동안 ‘테라’는 줄곧 동시접속자 수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전체 플레이어 중 29%가 캐릭터 종족으로 ‘엘린’을 선택했던 것이다. 2위였던 ‘하이엘프’는 16%로 1위 ‘엘린’과 13%나 차이 났다. 그만큼 ‘엘린’을 보고 게임을 한 사람이 많았던 셈이다.

정식 서비스 이후 일본에서 인기가 시들기 시작했을 때 구원자로 나섰던 것도 바로 ‘엘린’이었다. 당시 블루홀은 점점 줄어드는 일본에서의 수익을 보고 일본 서버에 대한 지원을 줄일 예정이었다. 그런데 일본 지사에서 마지막으로 ‘엘린’ 전용 학생용 수영복 코스튬을 ‘간곡히 부탁’했고, 이를 수용한 결과 폭발적 수익이 난 것이다. 당시 ‘테라’ 라이브팀장이던 김낙형은 일본 ‘엘린’ 코스튬 매출 덕분에 정액제였던 게임을 프리 투 플레이 전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그 외에도 일본에는 ‘엘린’을 소재로 한 다양한 상품들이 상당수 출시됐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피규어 제작팀 ‘케르베로스 프로젝트’에서 고품질 ‘엘린’ 피규어를 만들어 화제가 된 적이 있는가 하면, ‘엘린’이 춤추는 영상만 나오는 ‘테라’ TV CF까지 방송됐다. 해당 CF의 표어는 "동물 귀를 미소녀를 선택할 수 있는 RPG  테라"였다.


▲ 일본의 폭발적인 '엘린' 코스튬 매출은 '테라' 무료화로 이어질 발판을 만들어주었다
(사진출처: 'NDC 2015' 발표자료)

북미에서도 ‘엘린’의 인기는 막강하다. 사실 북미에서는 서비스 초기 ‘엘린’ 종족을 빼는 것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린 여자아이를 바탕으로 성적인 코드가 들어간 ‘엘린’ 종족이 소아성애를 연상시킬 수 있음을 걱정한 것이다. ‘엘린’이 ‘포포리’ 여성이 아닌 별개의 종족이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엘린’은 성관계를 통해 후손을 낳는 것이 아닌, 나무에서 열매처럼 열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번식하는 종족으로 설정됐다.

설정을 고치고 게임 내 캐릭터 노출도도 줄이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북미 서버에 공개된 ‘엘린’은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북미 문화권에서 자주 접하지 못한 디자인에 적응 못한 플레이어도 있었지만, 곧 많은 이들이 자신은 ‘엘린’ 때문에 ‘테라’를 한다며 환호한 것이다. 당시 일부 북미 플레이어는 30명이 넘는 ‘엘린’ 캐릭터를 수직으로 쌓아 만든 ‘엘린 탑’으로 자축하기도 했다. 의도야 어떻든 대단한 ‘엘린’ 사랑인 셈이다.

이처럼 ‘엘린’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실제로 블루홀은 전세계 서버를 통틀어 가장 많이 선택되는 종족이 ‘엘린’이라 언급한 바 있다. 말 그대로 세계를 무대로 ‘테라’의 인기를 견인하는 종족이 바로 ‘엘린’인 셈이다.


▲ '엘린'으로 탑을 쌓은 북미 유저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테라’ 너머로까지 뻗어나가는 ‘엘린’


▲ 피규어 제작 팀 '켈베로스 프로젝트'가 제작한 '엘린' 피규어
(사진출처: '켈베로스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블루홀에서나 팬덤에서나 자타공인 한결 같이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테라는 사라져도 엘린은 남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엘린’은 ‘테라’를 넘어 다른 게임은 물론, 만화와 피규어로 진출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상적인 점은, 바로 다른 게임에서도 '엘린'이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실제로 'GTA' 시리즈,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폴아웃 4' 등 어지간한 해외 유명 게임에는 대개 '엘린'이 나오는 이용자 제작 모드가 있다. 이 중 상당수는 해외 유저들이 제작한 것이며, 본래 게임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춤 동작과 음성 대사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낸 등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엘린'에 대한 전세계 팬들의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 'GTA 산 안드레아스'의 '엘린' 모드 (상),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엘린' 모드 (하)
(사진출처: GTAinside, Skyrim Nexus)

'엘린'을 전면에 내세운 스핀오프 게임도 있다. 블루홀이 제작한 모바일게임 '데빌리언'은 말 그대로 '엘린'의 인기를 무기로 삼은 게임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넷마블게임즈까지 ‘엘린’에 러브콜을 보냈다. 정확히 말하면 블루홀과 제휴 맺고 ‘테라M’을 발표한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도 ‘엘린’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었는지, 9월 8일 열릴 미디어쇼케이스를 “엘린의 향수와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라 언급하고, 공개된 티저 영상에도 전면에 토끼 귀가 달린 ‘엘린’을 내세웠다.

'테라M'은 모바일 MMORPG라는 점을 제외하면 아직 게임 콘텐츠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벌써부터 '엘린' 화제로 '테라M' 이야기가 한창이다. 과연 '엘린'은 '테라M'에서도 특유의 매력으로 흥행을 책임질 수 있을까? 이 작고 귀여운 혼종이 앞으로 어디까지 커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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