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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④ 'M' 천하 속 유독 빛난 중국 모바일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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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고착화 됐던 국내 모바일게임판을 흔든 키워드는 '중국'이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2018년, 고착화 됐던 국내 모바일게임판을 흔든 키워드는 '중국'이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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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M'의 시대다. 기존 IP를 모태로 한 모바일게임이 올해도 어김없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리니지' IP를 활용한 작품인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기록적인 흥행을 계속 이어갔다. '리니지M'을 제외하면 올해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둬들인 국산 모바일게임 '검은사막 모바일' 또한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작품이며, 연말에 출시돼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이하 블소 레볼루션)'과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2억을 달성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역시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수많은 유명 IP가 모바일로 출시되는 와중에도 매출구조는 매우 경직돼 있었다. 작년부터 내내 상위권에 안착해 있었던 '리니지M'이나 '리니지2: 레볼루션'같은 몇몇 게임이 매출을 독식하는 상황이 계속된 것이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블소 레볼루션'이 새롭게 순위권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 밖에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이제는 모바일게임도 유저층이 어느 정도 고정된 상황이며 게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매출 순위가 고착화 된 올해 모바일게임판을 뒤흔든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소녀전선'을 필두로 지난해 말부터 국내 모바일시장에 서서히 유입되던 해당 장르의 중국산 게임들이 올 한해 지속적으로 활약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선정적인 광고로 인해 논란을 야기한 중국게임도 더러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중국발 게임이 약진을 보이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중위권 매출순위에 중국 업체나 게임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중국게임들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중국산 게임들은 올해 국내에 출시되는 족족 흥행 사례를 이어갔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대부분 함선이나 총기, 요리 등 다양한 소재를 모에화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국산 게임이라는 느낌보다는 일본풍의 일러스트와 수집 문화를 닮아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녀전선'
▲ '소녀전선'은 중국산 미소녀게임의 선구자적 작품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대표작인 '소녀전선'의 경우 전 세계의 총기를 미소녀로 의인화한 수집형 RPG다. 2017년 6월에 출시돼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고품질 일러스트와 특유의 게임성에 힘입어 출시 이후 단 3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7위에 안착한 바 있다. X.D.글로벌은 '소녀전선'의 성공에 힘입어 올 한해 '붕괴 3rd'와 '벽람항로', '테이스티 사가'등을 출시했다. 세 게임 모두 2차원의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모에 게임으로 모든 게임들이 매출 순위 중상위권을 기록하며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벽람항로'는 지난 4월에 출시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6위로 출발해 최근에도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붕괴
▲ '붕괴 3rd' 또한 출시 직후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X.D.글로벌 외에 다른 중국 업체에서도 미소녀를 내세운 다양한 게임을 출시했다. 넷이즈가 개발한 '영원한 7일의 도시'는 다양한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평단과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6월에 출시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현대 전투기를 모에화 한 '비행소녀학원'이나 요리를 모에화한 '요리차원'등이 올 한해 한국시장에 출시된 중국산 미소녀 게임이다.

'영원한 7일의 도시'는
▲ '영원한 7일의 도시'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일러스트로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국내 IP를 가지고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도 나름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게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하 라그나로크 M)'과 '뮤 오리진 2'가 있다. 두 게임 모두 IP를 제외하면 게임 내부의 녹아있는 기술력은 온전히 중국의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작품이다. 두 게임 모두 흥행과 매출 양면에서 모두 훌륭한 성과를 낸 작품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의 열풍은 블리자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뛰어난 개발력과 다양한 IP를 확보한 것으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제작을 중국 개발사와 함께 협업하기로 한 것이다. '디아블로'라는 IP를 활용한 작품인 '디아블로 이모탈'이 그 주인공이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모바일 버전을 제작하기 위해 '영원한 7일의 도시'나 '음양사', '제5인격' 등을 제작해 호평을 받은바 있는 넷이즈와 협력을 발표했다.

디아블로 이모탈
▲ '디아블로 이모탈'은 블리자드가 중국 업체 넷이즈와 협력해 제작하는 작품이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중국산 게임'이 강세를 보인 것은 단순히 개발 능력이 발전한 것을 넘어서 더 이상 중국다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지난 2월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중국 기업은 이제 경계를 해야할 게 아니라 오히려 좀 더 겸손한 자세로 배워야 하는 시기가 온 듯하다"며 인식의 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올 한해 중국산 게임들이 보인 활약을 보면 선견지명에 가까운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선정적 광고로 논란을 낳은 경우도 있어

물론 모든 중국산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로 인해 논란을 야기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대표적인 게 '짐의 강산'과 '왕이되는자'다. 두 게임 모두 성상품화나 여성혐오, 허위 광고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쳐 앞서 소개한 게임들과는 다른 의미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월에 출시한 '짐의 강산'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모바일 시뮬레이션게임이다. 게임 내적으로는 다양한 영웅들을 조합하는 요소와 전쟁 콘텐츠를 내세운 평범한 시뮬레이션게임이지만, 문제가 된 것은 광고였다. 초선이 여포를 구한다는 내용의 광고에서 성희롱을 장난처럼 묘사하는 듯한 캐릭터들의 대사와 행동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밖에도 병사가 부녀자를 희롱하는 상황을 묘사한다거나 범죄를 저지르도록 강제하는 선택지를 광고에 내세운 바 있다. 해당 장면은 게임에선 등장하지 않아 더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선정적인 광고로 논란을 야기했던 '짐의강산'
▲ 선정적인 광고로 논란을 야기했던 '짐의강산'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지난 4월에 출시한 '왕이되는자'도 똑같이 광고로 문제가 됐다. 여성 캐릭터가 자신의 신체를 수색해 달라고 한다거나, 오늘 어떤 속옷을 입었는지 맞춰보라고 하는 등 성상품화가 부각된 광고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로 인해 4월에 게임위 광고 차단 권고 조치를 받은 후 8월경에 각종 광고들을 삭제하며 한동안 침묵을 지켰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다시 광고를 진행해 논란을 더 크게 만든 바 있다. 결국 '왕이되는자'는 6월 28일에 발의된 '게임 광고 사전 심의법'의 주요 예시로 언급되며 국내 게임업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 성상품화와 허위광고 논란이 일었던 '왕이되는자' 인스타그램 광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두 게임은 각종 문제를 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비스되고 있으며 새로 제작한 선정적인 내용의 광고가 유튜브와 SNS 등지를 통해 여전히 송출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두 게임 모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더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예년과는 다른 2019년이 될 수 있을까?

발매가 예정된 모바일게임들을 살펴보면 2019년에도 큰 흐름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바람의 나라: 연’,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 ‘테일즈위버M’등 넥슨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신작을 내년 중에 출시할 예정이며, 넷마블 또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세븐나이츠 2', 'A3:스틸 얼라이브' 등 검증된 IP를 활용한 작품이었다.


▲ 2019년 발매 예정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 (사진: 넥슨 제공)

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다. '리니지' 정통 후계작인 '리니지2M'과 '아이온' 후속작 '아이온 2' 모두 모바일로 등장하며, '블레이드 & 소울'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만 해도 '블소M'과 '블소2', '블소S'등 세 작품에 달한다. 

발매가 예정된 중국산 게임도 대부분 미소녀 게임들이다. 하이퍼그리프가 개발한 타워 디펜스 RPG '명일방주'가 2019년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전함소녀', '기동전대: 아이언사가' 등의 미소녀 게임이 연말에 서비스를 시작해 2019년에 본격적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 라인게임즈가 신작 발표회를 통해 발표한 새로운 IP '슈퍼스트링'도 내년에 발매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물론, 새로운 장르의 국산 게임도 있다. 최근 라인게임즈는 자사 신작 발표회를 통해 아예 새로운 IP의 모바일게임 6종을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와이랩의 인기 웹툰 캐릭터를 한데 모아 만든 '슈퍼스트링'이나 거대 괴수가 등장하는 '프로젝트 PK' 등을 2019년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과연 2019년 모바일게임계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이어가게 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쳐나가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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