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이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마비노기’ 세공 오류가 사실로 밝혀졌다. 2017년 3월에 추가된 아이템에 특정 옵션을 붙일 수 없었던 것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옵션을 띄우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사용한 유저 입장에서는 돈을 쓰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셈이다. 기간 자체가 길어 피해가 누적된데다, 유료 아이템도 얽혀 있는 문제이기에 유저 분위기는 극도로 고조되어 있다.
‘마비노기’ 세공은 아이템에 능력치를 추가하는 요소다. 원하는 능력치를 붙이거나, 세공 등급(랭크)를 올리는 것이 주다. 어떤 옵션이 붙느냐는 확률에 따라 결정되며, 무료 세공 도구도 있지만 현금으로 구매하는 유료 세공 도구도 있다. 여기에 유료가 더 좋은 옵션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 유저들은 유료 도구를 많이 쓴다.
2011년에 등장한 ‘세공’은 현재 ‘마비노기’ 대표적인 과금 상품으로 통하고 있다. 게이머들이 현금을 투자하는 부분이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그런데 게임사 실수로 발생한 오류 때문에 유저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문제의 아이템은 2017년 3월에 추가된 자이언트 전용 장비 ‘기간틱 노블레스 건틀렛’이다. 이 장비에 특정 옵션을 붙일 수 없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유저들은 지난 2년 동안 넥슨에 ‘이 옵션이 붙지 않는 것 같다’고 문의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이후 2년이나 지난 2019년 1월이 되어서야 넥슨이 이 아이템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넥슨은 24일 ‘마비노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윈드 브레이커 지속 시간 옵션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2랭크, 3랭크에서만 옵션이 획득되고 1랭크 아이템에서 데이터가 누락되어 해당 옵션을 얻을 수 없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시인했다.
넥슨은 장비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1차 보상으로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이 아이템에 유료 세공 도구를 사용한 유저에게 ‘고급 세공 도구’ 10개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가장 큰 쟁점은 유저마다 세공에 들인 돈이 모두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보상을 일괄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고급 세공 도구’는 1개는 1,200원이며, 10개 묶음은 10,000원이다. 그러나 ‘마비노기’에는 고급 세공 도구보다 비싼 아이템도 있고, 오류가 발생한 기간도 2년 가까이 되기에 10,000원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유저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10,000원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마비노기’ 박웅석 디렉터는 지난 28일 공식 사과문과 함께 추가 보상을 발표했다. 핵심은 2018년부터 오류를 수정한 올해 1월 24일까지 문제가 있었던 아이템(기간틱 노블레스 건틀렛)에 사용한 세공 도구 개수만큼 ‘고급 세공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근 1년 동안 쓴 세공 도구 전량을 ‘고급 세공 도구’로 환불해주겠다는 조치다.
하지만 이 역시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부분은 2차 보상도 유저가 투자한 돈보다 적다는 것이다. 문제를 제보한 유저는 게임메카를 통해 “기간 한정으로밖에 구할 수 없거나, 더 좋은 옵션을 띄울 수 있는 비싼 도구도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고급 세공 도구’로만 보상해준다는 점은 합당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2018년 전에 사용한 유료 세공 도구에 대한 보상은 없다. 문제의 아이템이 추가된 시점은 2017년 3월 2일이며, 옵션을 붙일 수 없다는 의혹도 당시에 나왔다. 피해 기간은 약 2년에 달하지만, 보상을 해주는 기간은 2018년부터다. 다시 말해 2017년 3월부터 2018년 전까지 약 9개월이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넥슨은 2018년 전에 대한 게임 기록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오류가 있었음을 알리는 공지를 올리기 전에 1:1 문의로 문제를 제보한 유저에게는 넥슨캐시를 제공했지만, 이번에 공지를 보고 문제를 안 유저에게 2018년 전에 쓴 아이템을 보상해주겠다는 내용은 없다. 2017년에 쓴 유료 아이템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만무한 것이다.
이 외에도 세공에 대한 문제를 조사하는 중에도 이 사실을 유저에게 알리지 않고 유료 도구를 판매했다는 점, 2017년부터 유저들이 문제를 제보했음에도 2년이 지난 후에야 이를 인정했다는 점,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응책이 없다는 점 등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가장 큰 문제는 유저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운영진에 대한 신뢰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일이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사용한 ‘세공’에 알고 보니 커다란 구멍이 있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세공’에 문제가 터졌으니 운영진을 믿고 게임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로 인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최대한 빨리 찾는 것이 관건이다. 박웅석 디렉터는 “어떤 이유로든 밀레시안(마비노기 유저)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 어떤 질타도 받는 것이 맞지만 유저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리며 더 이상의 오해와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미흡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마비노기’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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