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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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모탈 컴뱃 11’이 게임위로부터 등급거부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2011년 ‘모탈 컴뱃 9’, 2018년 ‘모탈 컴뱃 XL’에 이어 3연속 국내 출시가 불발됐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너무나도 당연하겠지만 폭력성입니다. 패배한 적의 신체훼손을 하는 피니쉬 장면은 ‘모탈 컴뱃’ 시리즈 상징이자 각종 비난을 받는 양날의 검이죠. 과거 2D 시절에도 미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켜 등급위원회 ESRB 설립 원인이 된 작품인데, 9편부터는 한층 발전한 그래픽에 힘입어 잔혹성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게임위 역시 이 이유로 최근 3작품 모두 등급거부 판정을 내렸죠.
보통 외국 인기게임이 국내 등급거부로 정식발매가 불발되면 아쉬워하는 의견이 많이 달립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3연속 등급거부 소식을 접한 일부 ‘모탈 컴뱃’ 팬들은 게임위를 탓했습니다. “성인이 게임도 맘대로 못하냐”, “꽉 막힌 게임위 일처리에 진저리가 난다” 같은 댓글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전체적인 여론은 조금 다릅니다. 뜻밖에도 많은 이들이 ‘모탈 컴뱃 11’ 등급거부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잔인한 장면에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들어 등급거부에 찬성표를 던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후폭풍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국내에는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교육계와 의료계를 시작으로 보수적인 일부 언론과 학부모, 이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까지 다양하죠. 이들이 주로 문제삼는 소재가 바로 게임의 폭력성입니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실생활에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모탈 컴뱃’ 정식 발매는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게임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우리나라 콘솔 게임산업 터지는 거 보고 싶으면 통과시켜라”, “저거 괜히 정발했다가 후폭풍 맞으면 게이머들만 힘들어짐”, “옛날 지상파 뉴스에서 게임 때릴 때 ‘모탈 컴뱃 1, 2’ 인용했던 걸 생각하면…” 과 같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강력범죄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범인의 게임 경력부터 살펴보고 거기서 원인을 도출해내는 국내 언론사들의 전적을 보고 있자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모탈 컴뱃 11’은 굉장히 기대가 되는 게임입니다. 스토리도, 캐릭터도, 전투 시스템도 흠 잡을 데 없으며, 일찌감치 2019년 열릴 주요 대전격투게임 대회 주요 라인업으로도 선정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죠. 그러나 정식 발매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점 역시 동의합니다. 아직 우리나라 사회는 ‘모탈 컴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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