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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미운털 뽑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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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에픽게임즈 스토어 관련 기사를 게재할 때마다 국내 반응은 한결 같았습니다. ‘국내 서비스도 안 되는데, 관심없다’ 였죠. 일부에서는 무관심을 뛰어넘어 분노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나 ‘메트로 엑소더스’ 같은 인기작은 PC 버전을 독점으로 유통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한국에 열리지 않아서 한국어 지원도 확정되고, 심의도 받았음에도 국내 PC 게이머들은 도저히 즐길 길이 없어서 비난이 극에 달했죠.

그런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드디어 오는 12일부터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위에서 예로 든 ’메트로 엑소더스’를 비롯한 에픽 독점 타이틀을 정식으로 즐길 수 있고, 2주에 한 개 꼴로 제공되는 무료 게임도 해외와 동일하게 제공됩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얻을 수 있는 혜택도 많으니 게이머로서는 손해볼 것 없는 장사입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보면 스팀과 에픽게임즈 두 회사 간 할인 경쟁에 불이 붙으며 좋은 게임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요.

아울러 에픽게임즈 스토어 한국 오픈은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개발사에게도 희소식입니다. 아직 스팀에 비해 게임 수가 많지 않아서 에픽게임즈가 게임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는데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업체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죠. 여기에 게임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도 곧 획득할 예정이라 심의 부분에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한국 게이머 반응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우선 지금은 예정된 할인 계획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무료 게임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게임 할인하는 게 더 좋다" 라는 반응이 나왔으며, 페이스북 ID 서아리 님 "스팀 아니면 안 삼. 차라리 기다리고 말지" 같이 스팀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의견도 상당수였습니다. 또한, 네이버 ID - 님의 "에픽 독점은 괘씸해서 절대 안 산다"와 같이 감정적인 반응도 여럿 나왔습니다.

위 같은 반응들을 보면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국내 유저들에게 어지간히 ‘미운털’이 박혀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이후 4개월 간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각종 게임을 독점 발매하는 동안, 국내 유저들은 뭔가 외면받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스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데 스토어가 열리지 않아 게임을 할 수 없다는 섭섭한 감정이 분노로 발전했고, 결국 ‘비호감’ 낙인이 찍혀 버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 게이머는 "무료게임 주는 것도 좋죠, 나쁠 건 없다고 봅니다. 밉상인 애가 뭔가 하려니까 다 꼴보기 싫은거지" 라며 현재 국내 상황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여론을 감안할 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 단단히 박힌 미운털을 뽑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저 친화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합니다. 할인 행사가 될 수도 있겠고, 한국 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인기 게임 한국어화를 추진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과연 에픽게임즈가 성난 국내 게이머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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