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게임사들이 모여 있는 판교에 ‘게임은 중독이다’ 현수막이 붙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에 이어, 새해 초부터 또 다시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비하하는 홍보지가 배포돼 또 한 차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김찬훈 신규장각 대표다.
김찬훈 예비후보는 지난 주, 자신의 지역구가 될 분당 지역 일부에 홍보 전단을 배포했다. 총 4장 8쪽으로 이루어진 홍보물에는 '80년대 민주화운동의 리더, 2000년대 IT혁명의 리더' 라는 소개와 함께 후보 소개와 공약 등이 게재돼 있다.
문제가 된 것은 홍보물 2페이지에 나와 있는 소제목이다. 김찬훈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게임 만드는 사람에게 맡기시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진짜 IT 기업인이자 4차 산업혁명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기존 성남시 분당갑 의원을 맡고 있는 김병관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관 의원은 웹젠 대표이사 및 의장 출신으로, 게임업계 출신 1호 정치인으로 불린다. 김찬훈 예비후보 측 관계자 역시 이에 대해 "김병관 의원을 겨냥한 부분은 맞다"며 "김찬훈 후보와 향후 민주당 경선에서 마주할 상대이기 때문"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게임업계 출신을 '게임 만드는 사람'이라 지칭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쓴 부분은 자칫 게임산업 종사자에 대한 비하로 비춰질 수 있다. 김찬훈 예비후보가 등록한 분당갑 지역은 게임업체가 밀집해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를 품고 있으며, 관련 홍보물의 후보 소개에도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서 AI 개발에 필요한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진짜 IT기업인' 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자 비방을 위해 '게임 만드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게임업계를 IT와 별개로 여기고 있으며, 게임업계를 낮춰 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찬훈 예비후보자는 게임메카를 통해 "게임 만드는 사람이 문제 있다는 것이 아니라, 워딩 그대로입니다. 게임 만드는 사람과 제대로 된 4차 산업혁명가인 저를 비교해 달라는 취지이지 그 어디에도 게임이나 게임산업이 문제 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따라서 게임 만드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말씀은 오해이니, 잘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특히 저는 게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컨텐츠라는 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문구에 대해 “시각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게재된 문구만 보면 추상적인 표현이며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기에 선거관리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이 문구가 게임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비방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구 자체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비방보다는 의지 표현의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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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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