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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지금도 해 보고 싶은 휴대게임기 3종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휴대용 게임기 3종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8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휴대용 게임기 3종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8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휴대용 게임기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1980년 출시된 닌텐도의 게임&워치를 시작으로 1989년 게임보이가 출시되면서 게임팩을 교체하며 즐기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휴대용 게임 시장은 게임보이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계산기에나 쓰이는 LCD를 사용한 휴대용 게임기는 이미 구시대적 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는 지금처럼 해외 문물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기가 아니었기에 몇 세대 전 기술을 이용한 게임기도 꽤나 오랫동안 팔렸습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도 이러한 LCD 게임기가 많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러한 게임기들은 게임보이 같은 카트리지 교체도 불가능했고, 구현 가능한 동작이나 움직임도 한정적이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꽤 오랫동안 수명을 이어갔습니다. 오늘 소개할 휴대용 게임기 3종 역시 그 일환입니다.

쥬라기공원, 소닉3, 정글북 게임기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쥬라기공원, 소닉3, 정글북 게임기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위 사진은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8월호에 실린 휴대용 게임기 광고입니다. 1995년이면 게임보이 출시 6년차로, 비록 실패작이었지만 후속 기기인 버추얼 보이가 출시되던 해입니다. 그 당시에 게임&워치 LCD 게임기가 나왔다는 것은, 지금으로 따지면 닌텐도 3DS 황혼기가 지나고 닌텐도 스위치가 나올 무렵 NDS 기술을 이용한 게임들이 발매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어쨌든, 광고에서 소개된 게임은 3종. 당시 엄청난 유행을 몰고 왔던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쥬라기 공원 게임, 세가 새턴 인기작이었던 소닉 3를 기반으로 한 게임, 그리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기반으로 한 게임입니다. 게임성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돼 있지 않지만, 이런 종류 게임은 십중팔구 적의 공격이나 장애물을 피하며 오래 버티는 장르죠.

이런 게임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격입니다. 대당 가격이 3만 3,000원~3만 5,000원 정도로, 당시에도 10만원을 훌쩍 넘겼던 게임보이에 비해 훨씬 저렴했죠. 물론 게임보이는 게임팩만 교체하면 훨씬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콘텐츠 깊이나 질도 훨씬 뛰어났지만, 게임기를 사 주는 학부모나 선진 게임문물을 쉽사리 접하지 못했던 당시 국내 어린이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게임기도 아주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전자파 안심 문구와 다른 게임기 목록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전자파 안심 문구와 다른 게임기 목록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오른쪽 아래 문구를 보면, LCD 액정화면으로 유해전자파 피해가 전혀 없다는 멘트가 적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당시에는 전자파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던 시절이라 컴퓨터 액정에 전자파 차단 필터까지 달곤 했는데, 요즘엔 전자파에 대한 우려는 많이 희석된 듯 합니다.

그 외에도 예전에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바코드 슈퍼스트리트파이터 2와 바코드 X-맨을 비롯해, 디즈니 기반 게임들(알라딘,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영화 기반 게임들(터미네이터, 나홀로 집에, 로보캅 3), 유명 게임 IP 재해석 게임들(더블드래곤, 스타트랙, 모탈컴뱃) 등도 보입니다. 게임&워치 시절 감성을 담은 레슬링, 닌자, 야구, 레이싱 등은 1만 5,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하군요.

저때 이후로 휴대용 게임기가 몇 세대의 진화를 거듭하고, 모바일 기기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사실 지금 눈으로 보면 저때 LCD 게임들은 게임성도 천편일률적이고, 반복 플레이만 요구하는 터라 좋은 평가를 내리긴 쉽지 않죠. 그러나 제한된 기술력에 상상력이라는 필터를 더해 즐겼던 당시 풍경은 2020년 기준 초특급 대작 게임에 버금가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만약 구할 수 있다면, 저기 있는 게임기 몇 개만 해 보고 싶네요.

*덤으로 보는 게임광고

피구왕 통키 공식 게임처럼 보이는 기대작이 출시를 알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피구왕 통키 공식 게임처럼 보이는 기대작이 출시를 알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90년대 초중반, 초등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끈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 그 인기를 등에 업고 게임화도 많이 되었습니다. 이 광고도 피구왕 통키가 전면에 나서 있는 것으로 보아 당연히 공식 라이선스를 업은 게임이겠죠?

아쉽지만 아니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키의 복장이 원작과 미묘하게 다르고, 그림체도 살짝 팬아트스럽죠. 그렇습니다. 예전에 [90년대 게임광고]를 통해 소개한 '통키와 초사이어인의 끔찍한 혼종'이 바로 이 게임입니다. 이 광고는 게임 출시 전 기대감을 돋구기 위해 게재된 광고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피구왕 통키 게임인 것처럼 속여 넘겼습니다. 나중에 게임이 출시된 후에는 소송이 두려워서인지 이미지를 바꾸긴 했지만요.

위 게임의 정체는 끔찍한 혼종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위 게임의 정체는 끔찍한 혼종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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