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오버워치가 사정권에, 발로란트 TOP10 진입

첫발은 약했으나 제대로 자리를 잡고 쏜 두 번째 샷은 꽤 묵직했다. 출시 첫 주차 27위에 머물며 기대보다는 화력이 약하다는 평을 들은 발로란트가 2주차에 TOP10 진입에 성공해 세간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지난주만 해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있던 오버워치와 서든어택이 드디어 사정권에 들어왔다. 출시 3주까지는 뉴비가 가장 폭발력을 내는 기간인 만큼, 좀 더 이를 악물고 전진한다면 오버워치를 잡아내는 쾌거를 이룰 수 있는 위치를 점했다.

사실 비공개 테스트 단계부터 발로란트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특수한 능력을 지닌 요원들이 등장하면서도 FPS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총싸움에 충실한 짜임새 있는 게임성을 바탕으로 올해 7년차를 맞이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를 대체할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직접적인 경쟁작 오버워치 등 기존 슈팅 게임과 구분되는 개성이 부족하고, 아직은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장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평가는 출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어떠한 방향이든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돌입한 뉴비 입장에서 초반부터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이번 주에 발로란트는 포털 검색량과 PC방 이용량, 홈페이지 방문자가 모두 증가했는데 이러한 지표 상승은 여러 사람 입에 게임이 오르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불호는 갈리더라도 일단은 관심작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다만 발로란트에 불안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부분은 테스트 때부터 발목을 잡는 요소로 지적된 안티 치트 프로그램 뱅가드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FPS는 PC방 의존도가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뱅가드로 인해 PC방에서 발로란트를 설치할 때 애를 먹거나 오류로 인해 실행이 되지 않는다는 PC방 업주들의 의견이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발로란트가 슈팅 1위에 깃발을 꽂고 싶다면 뱅가드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슈팅만큼 손이 귀한 레이싱에 간만에 뉴비가 떴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차 테스트를 발판 삼아 이번 주에 50위에 빼꼼 고개를 내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다. 장기간 TOP10을 지키고 있는 카트라이더 동생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는 물론 Xbox One으로도 출시되며 테스트 단계부터 두 기종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물리 엔진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6개월 만에 다시 시험대에 오른 만큼 많은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개선된 물리 엔진과 함께 유저들의 눈길을 끈 부분은 나아진 속도감이다. 지난 1차 테스트에서는 카트라이더 특유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전보다는 나아졌다는 평이 많다. 아울러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물리 엔진도 1차보다는 개선되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2차 테스트 때 얻은 추진력을 바탕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목표로 한 올해 하반기 출시에 골인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 순위가 뒤바뀌었다. 메이플스토리가 4개월 만에 2위를 되찾았고 서든어택은 3위로 밀려났다. 두 게임에 특이점이 있었다기보다는 서든어택이 뉴비 발로란트 기세에 다소 주춤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서든어택은 15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확보한 확고한 유저층이 있고, 숱한 경쟁을 넘어온 노장이기에 순순하게 발로란트에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서 중위권에서는 아이온이 3연속 순위 상승을 이어오며 이번 주에는 22위에 자리했다. 아이온은 4월 말부터 유저 결집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에도 최고의 레기온(길드)을 뽑는 순위 경쟁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 기세를 받쳐줄 신규 콘텐츠가 갖춰진다면 20위 내 진입을 노려보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디아블로 2가 간만에 인기 파밍에 나섰다. 이번 주에 무려 12계단을 뛰어 36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 배경에는 믿고 쓰는 카드 ‘새 래더’가 있다. 디아블로 2는 현재도 6개월 단위로 새 래더를 진행하며, 지난 3일에 26기가 시작됐다. 26기 시작에 맞춰 새로운 마음으로 래더 캐릭터를 키우기 위한 네팔렘의 방문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에 출시된 게임임에도 현역 못지않은 역주행을 보여준 점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