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과거 ‘검은 닌텐도’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온가족이 즐기는 닌텐도 게임 속 숨겨진, 잔혹하거나 섬뜩한 동심파괴 요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에 대치되는 비슷한 개념이 한국에도 있다. 일명 ‘검은 넥슨’이다.
넥슨은 어린이나 초등학생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다수 만들어 온 회사다. 실제로 현재 넥슨 게임 팬 대다수는 어릴 적부터 넥슨 게임들을 해 온 게이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거 어린이들에게 보여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아마도 넥슨 내부에서 암약하는 ‘검은 넥슨’ 세력이 숨겨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동심파괴 요소들이다.
TOP 5. 메이플스토리 2, 빠빠가루 빨고 게임합시다
메이플스토리 2에는 빠빠가루라는 아이템이 존재한다. 쉐도우 월드에서 자라는 빠빠열매를 원료로 만들어진 불량식품인데, 사실은 화공학자 레펜이 만들어낸 마약이다. 섭취 시 몸을 꼬며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거나, 실실 웃다가 기절한다는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게임 내에서 복용 시 3초간 기절하는데, 대체 무슨 불량식품이 기절까지 시키나!
심지어, 이 빠빠가루는 플레이어가 직접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섬뜩하다. 섭취 시 3초 기절이라는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효과도 잘 사용하면 각종 대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필수 아이템처럼 사용돼 왔다. 이후 메이플 2 유저들 사이에서는 빠빠가루를 먹고 헤롱헤롱하는 것이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았는데, 시선을 조금 달리 보면 꽤나 무시무시한 풍경이다.
TOP 4. 마비노기, 던전에… 귀신이 보여요
2004년 공개테스트를 시작한 마비노기. 지금이야 평균 연령층이 꽤나 높은 게임이 됐지만, 테스트 당시만 해도 귀여운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생활형 콘텐츠, 그리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베타 게임이라는 이유로 초등학생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모았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세컨드 라이프를 즐기던 친구들 앞에, 난데없이 귀신이 나타났다. 대놓고 으스스한 콘텐츠를 노린 것이 아니라, 제작진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귀신이었다. 당시 구현할 수 없던 빨간 머리&빨간 눈 남성 캐릭터와, 조그마한 소녀 캐릭터가 벽 너머에서 플레이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많은 유저들이 겁에 질렸다. 차라리 이스터에그였으면 모르겠는데, 제작진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며 수정을 시도하다 결국 귀신이 나온다는 할당 서버를 폐쇄함으로써 사태를 종결지었다. 이 얘기, 마무리조차 너무 무섭다!
TOP 3. 코믹 메이플스토리, 막장 관계도와 몰살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 기반 공식 만화책인 코믹 메이플스토리 역시 동심파괴의 선봉에 서 있다. 이 책은 아동용 만화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100권까지 발매됐지만, 내용을 보면 아동용 만화 맞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물관계만 봐도 웬만한 드라마를 능가하는 삼각관계, 양다리 설정이 얽혀 있는데, 은근히 중독성 있다. 왜 다들 그렇게 욕하면서 드라마를 보는지 이해가 갈 정도.
이 만화의 가장 무서운 점은 캐릭터들이 마구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대미는 78권에서 루미너스가 검은 마법사로 변해서 캐릭터들을 모두 살해하는 장면이다. 결국 시간을 돌려 ‘코믹 메이플스토리 레볼루션’이라는 이름으로 리부트 되었지만, 어린 독자들의 충격은 이를 데 없었다. 앞으로 더욱 충격적인 드라마와 영화, 게임들을 만나야 하는 독자들을 위한 백신일 수도 있겠다.
TOP 2. 일랜시아, 너무 사실적인 도축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고기를 먹기 위한 도축은 불가결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도축 공정이 유쾌한 광경은 아니라, 전체이용가 게임에서는 아무래도 최대한 간단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꿀꿀이를 잡으니 돼지고기가 나왔다!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어둠의 넥슨은 이마저도 가만 놔두지 않았다. 넥슨의 세 번째 MMORPG 일랜시아는 마비노기의 정신적 전작이라 불릴 만큼 생활형 콘텐츠가 많은데,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상세하다. 푸줏간에는 갓 도축해 피가 뚝뚝 흐르는 동물의 몸체가 거꾸로 매달려 있지 않나, 필드에서 돼지를 잡으면 피를 줄줄 흘리며 죽는다던가… 우리가 생각 없이 먹는 고기에 이런 잔혹한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
TOP 1. 메이플스토리, 유저 앞에서 폭사하는 NPC
메이플스토리는 동심파괴 끝판왕이라 불릴 만큼 잔혹한 요소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보스 스테이지 배경에 인간 고기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가 묘사돼 있다거나, 피눈물을 흘리며 목을 빙글빙글 돌리는 무시무시한 비주얼의 ‘블러디 퀸’ 등 아이들이 자세히 보면 경기 일으킬 만한 요소들이 군데군데 숨겨져 있다.
그러나, 메이플 유저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다름아닌 벨비티 스토리다. 벨비티는 레지스탕스 퀘스트 초기부터 등장해 플레이어와 친해져 사실상의 히로인 역할을 담당하는 NPC다. 모종의 이유로 광산 감옥에 갇힌 벨비티를 구하러 간 플레이어는 감옥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벨비티는 플레이어의 눈앞에서 폭발에 휘말려 폭사한다. 이 광경을 본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는데, 당시 게시판을 살펴보면 PTSD가 의심되는 글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지못미 벨비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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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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