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리즈가 계속되다 보면, 한 번쯤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고착화된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스토리 전개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변화를 시도한다. 여기서 대표적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 교체다. 전작까지 얼굴마담 역할을 하던 주인공을 교체함으로써 시리즈 전체의 느낌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 교체는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다. 특히나 전작 주인공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컸거나, 새로운 주인공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할 경우 기존 팬들의 반발에 부딪혀야 한다. 그 정도가 심할 경우 예전 주인공을 다시 데려오거나, 아예 시리즈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팬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새 주인공들을 살펴보자.
TOP 5. 애쉬 크림슨(KOF 2003)
사실 KOF 시리즈는 꽤 성공적으로 주인공을 변경한 케이스다. 드림매치로 결성된 KOF 94만 해도 용호의 권 료와 아랑전설 테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오로치편에서 쿄와 이오리가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네스츠편에서는 새로운 주인공 K’가 등장하며 약간의 인기 하락이 있었으나, K’ 역시 나름대로의 매력으로 시리즈를 잘 끌고나갔다.
그러나, 세 번째 이야기 애쉬편의 주인공인 애쉬 크림슨은 등장 당시부터 꽤 오랫동안 팬들의 반발을 샀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 전 주인공 일행(쿄-이오리-치즈루)과 대적하는 역할, 약올리는 듯한 말투,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성 등은 수많은 안티를 만들어냈고, 이는 인기 캐릭터인 이오리의 불을 빼앗는 과정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물론 훗날 스토리적으로 재조명되고 여성 게이머 위주로 나름 팬층도 형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역대 주인공 중 가장 환영받지 못했던 존재임은 확실하다.
TOP 4. 제임스 도미닉 피닉스&케이트 디아즈(기어스 오브 워 4~5)
당초, 에픽게임즈가 만들던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는 3부작으로 완결되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였다. 로커스트와의 전쟁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무겁고 진중한 스토리는 Xbox 게이머들로 하여금 자부심까지 느껴지게 할 정도였고, 그 중심에는 우리의 영원한 형님 마커스 피닉스가 있었다. 전성기 마커스 피닉스의 인기는 소니 진영을 상징하던 갓 오브 워 크레토스보다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았다.
그렇게 3부작을 완결지은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는 에픽의 손을 떠나 MS로 향했고, 새 주인공과 함께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리즈가 내리막길을 걸은 것도 그때부터다. 마커스의 아들인 제임스 도미닉 피닉스가 주연을 맡은 4편, 그의 친구인 케이트 디아즈가 주인공이 된 5편은 전작에 비해 평가가 그리 좋지 않고, 주인공의 존재감도 훨씬 낮다. 오히려 잠깐잠깐 등장하는 마커스가 더욱 주목받을 정도. 기어스 시리즈가 세기의 명작 반열에서 내려온 데는 다른 요인들도 많겠지만, 마커스가 메인 무대에서 퇴장한 것 역시 한 축을 담당했을 것이다.
TOP 3. 오도로키 호우스케(역전재판 4)
역전재판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단연 나루호도 류이치의 “이의 있소!”다. 다만, 역전재판 총감독이었던 타쿠미 슈는 열혈 변호사 나루호도가 등장하는 역전재판을 3편에서 완결짓고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역전재판 4는 허세와 마술 트릭으로 재판을 역전시키는 새 인물의 일대기로 기획됐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오도로키 호우스케였다.
그러나, 캡콤은 이미 인기 주인공을 바꾸다 피를 본 경험이 있었다. 아래에 소개할 스트리트 파이터 3 주인공 알렉스가 대표적 사례다. 이에 캡콤 수뇌부는 전작 주인공 나루호도를 반드시 등장시킬 것을 주문했고, 결국 스토리를 새로 쓰며 나루호도를 넣자 새 주인공인 오도로키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었다. 이후 오도로키는 5, 6편에서 활약을 보이며 인기를 쌓았으나, 4편 발매 당시에는 공기 취급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TOP 2. 알렉스(스트리트 파이터 3)
스트리트 파이터 3는 시리즈적 측면에서 흑역사에 가깝다. 서드 스트라이크가 나름 선방해 주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동시대 나온 KOF 시리즈에 완벽하게 밀리면서 한동안 캡콤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단어가 금기에 가까웠다고 한다. 4편을 기획한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가 아니었으면 후속작조차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스트리트 파이터 3는 팬들의 외면을 받았는데, 특히나 류를 대신해 새 주인공으로 내세운 알렉스는 아직도 그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알렉스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이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3는 사실 스트리트 파이터와는 완전 별개의 게임으로 개발되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반적인 캐릭터들의 디자인이나 콘셉트가 기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와 비교하면 이질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하필이면 주인공인 알렉스가 가장 이질적이었다. 결국 그는 후속작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아예 빠졌고, 간신히 등장한 5편에서도 취급이 좋진 못하다. 역시 스트리트 파이터 주인공 자리는 류 외엔 상상할 수 없다.
TOP 1. 애비 앤더슨(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영광의 1위는 2020년 게임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애비가 차지했다. 일단, 애비라는 캐릭터의 기획 의도는 나름 분명했다. 기존 주인공을 어렵지 않게 이길 정도로 강력한 능력, 엘리의 어두운 면과 대비되는 행적, 새로운 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야기, 조엘을 대신해 겪는 정신적 성장 등을 표현하려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여러분이 익히 알 만한 최악의 반발로 돌아왔다. 반발의 원인과 그 정도가 얼만큼이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아마도 게임사에 있어 이만큼이나 기존 팬들의 반발을 산 새로운 주인공이 있을까 싶다는 정도로 마무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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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2020년 6월 19일
- 플랫폼
- 비디오
- 장르
- 어드벤쳐
- 제작사
- 너티독
- 게임소개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너티독의 간판 타이틀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정식 후속작으로, 이제는 훌쩍 자라 19세가 된 주인공 '엘리'와 그녀를 지키는 '조엘'의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부성애를 ... 자세히
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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