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워: 삼국은 작년 5월 23일 출시 당일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6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겼다. 삼국지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중화권은 물론, 매너리즘에 빠진 코에이 삼국지에 질린 국내 게이머, 그리고 심지어 삼국지에 대해 잘 모르는 서구권에서도 토탈 워: 삼국을 호평했다.
토탈 워: 삼국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독특한 세력(또는 인물) 해석이다. 기존 삼국지 게임은 물론 원작 소설 삼국지연의(이하 연의)에서 조연처럼 다뤄지거나 등장조차 하지 못한 황건적 장수, 여도적 정강 등을 독특한 개성을 지닌 군주로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물론 이 같은 파격이 때때로 유저들의 바람과는 어긋나 ‘팔왕의 난’처럼 혹평 받는 것도 있었지만, 진정한 ‘동오덕왕’으로 다시 태어난 엄백호처럼 호평 일색인 재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게임메카는 개발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이하 CA) 수석 디자이너이자 토탈 워: 삼국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는 사이먼 만(Simon Mann)에게 독특한 삼국지 재해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들어봤다. 아울러 국내 유저들이 궁금해 하는 고구려를 비롯한 한국사 속 삼국도 게임에 등장시킬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게임 속 팩션(세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토탈 워: 삼국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동아시아에서는 삼국지가 오래 전부터 널리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서구권에서는 일본 ‘사무라이’보다 생소한 소재이지 않은가.
사이먼 만: 우리는 항상 긴장감 넘치는 갈등과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역사적 시기를 찾고 있다. 삼국지는 이 같은 기준에 잘 들어맞는 소재였다. 아울러 토탈 워 시리즈가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10대 때 쇼군: 토탈 워를 하면서 일본 전국시대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됐다. 삼국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도 게임을 하며 자연스레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이 토탈 워: 삼국의 재미 중 하나다.
사전예약 및 초회판 구매자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했던 ‘황건적의 난’을 제외하면, 출시 후 첫 유료 DLC는 ‘팔왕의 난’이었다. 삼국지와 다소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는 소재를 DLC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사이먼 만: ‘팔왕의 난’은 게임 정식 출시 전부터 첫 유료 DLC로 계획됐다. 게임으로 다뤄진 바 없는 소설 이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참신한 소재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당수 유저들이 팔왕의 난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이먼 만: 팔왕의 난이 유저들의 바람과 어긋날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아울러 팔왕의 난 이후에는 삼국지를 더 자세히 다루면서, 그 안의 독특한 문화들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앞서 언급한 자세한 삼국지 이야기와 독특한 문화 구현은 토탈 워: 삼국의 특징이라 생각한다. 특히 황건적의 난, 엄백호, 정강, 유총 등 연의에서 조연으로 다뤄지거나 등장조차 하지 않는 인물들의 묘사가 인상적인데, 이런 인물들을 조명한 이유가 있는가?
사이먼 만: 우리는 소설만큼이나 실제 역사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연의에서는 짤막하게 언급됐지만 사서에서는 꽤나 상세하게 묘사된 인물을 발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유저에게도 이 같은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었다. 또한 정강, 유총 등 인물들은 삼국지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해준다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특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사이먼 만: 라페 드 크레스피니(Rafe De Crespingny, 오스트레일리아의 권위 있는 중국사학자)의 연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특히 그의 저서 ‘인명사전: 후한에서 삼국지까지(A Biographical Dictionary of Later Han to the Three Kingdoms)’가 큰 도움이 됐다. 중국어를 잘 하는 자문위원과 팀원들의 노력으로 연의를 포함한 필요한 자료를 찾고 확인했다. 이 외에도 코에이 삼국지, 중국 TV 드라마, 영화 적벽, 삼국지 애니메이션 등도 참고했다. 개인적으로는 공명넷(Kongming.net)이라는 삼국지 등장인물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도 애용했다.
최근 출시된 ‘흉폭한 야생’ DLC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연의 속 맹획은 제갈량의 능력을 띄어주기 위한 조연에 불과했는데, 토탈 워: 삼국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가 됐다. 180도 달라진 맹획과 남만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다.
사이먼 만: 유저들로부터 더 다양한 스타일, 특히 시각적으로 색다른 팩션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남만이라 생각했다. 더불어 유저들이 독특한 문화 정체성을 지닌 세력을 플레이하며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했다. 그래서 남만과 제갈량이 맞닥뜨리게 된 계기라 할 수 있는 남만 부족 통합 과정을 담았다. 또한 서로 다른 세력을 이끌던 맹획과 축융의 로맨스도 전달하고자 했다.
‘흉폭한 야생’ 출시 이후 맵이 넓어졌다. 특히 공손도가 다스리는 요동이 추가돼 한국 유저들 사이에선 고구려, 부여, 삼한 등 팩션 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혹시 이 소재는 검토하고 있는가?
사이먼 만: 중국 삼국지 시대의 만주 및 한반도 세력의 움직임도 매우 흥미로운 소재다. 다만, 현재로서는 ‘흉폭한 야생’ DLC를 다듬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기타 삼국지 주요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는 발표할 만한 내용이 없다. 다만, 앞으로도 꾸준히 신규 팩션 및 군주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토탈 워: 삼국 개발진이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 속 인물 또는 사건을 꼽는다면?
사이먼 만: 딱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 소설 속 모든 장면에 고귀함, 우정, 가족애, 배신과 상실 등이 담긴 서사시다. 제갈량을 얻기 위한 유비의 삼고초려, 조조를 구하기 위한 전위의 희생 등 다양한 장면이 떠오른다. 유비와 손 부인의 결혼 장면은 볼 때마다 재미있다. 그래도 토탈 워: 삼국 팀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을 꼽는다면 조조인 것 같다. 정치와 군사 양면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뽐내고, 정체성 역시 독보적이다. 우리는 종종 조조의 GIF 이미지를 사무실에서 돌려본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토탈 워: 삼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이먼 만: 토탈 워: 삼국에 많은 성원을 보내줘서 정말 감사한다. 우리가 즐겁게 게임을 만든 만큼, 한국 유저들도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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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삼국
2019년 5월 23일
- 플랫폼
- PC
- 장르
- 전략시뮬
- 제작사
- 크리에이티브어셈블리
- 게임소개
- ‘토탈 워: 삼국’는 크리에이티브어셈블리의 간판 타이틀 ‘토탈 워’ 시리즈 작품으로, 기존작들과는 다르게 중국 ‘삼국지’를 소재로 한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서기 190년 중국을 무대로, 황제를 손아귀에 넣은 ‘... 자세히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애정과 흥미를 기사에 담아내고 싶습니다.laridae@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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