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도미너스게임즈 라는 업체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도미너스게임즈는 자사가 열혈강호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룽투코리아가 준비 중인 '열혈강호 on Wemix'가 계약 위반 행위임을 통보했다.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전까지 열혈강호 게임 관련 IP 사용 권한은 엠게임과 룽투코리아(자회사 타이곤모바일)가 나눠 갖고 있었다. 정확히는 엠게임이 PC온라인 '열혈강호 온라인', 룽투코리아가 모바일게임 전반에 대한 글로벌 IP 사용 권한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 모두 원작자(전극진/양재현 작가)와 협의 하에 해당 권리를 취득했다.
이에 국내건 해외건 열혈강호 IP를 사용해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룽투코리아와 IP 계약이 필수적이었다. 이는 장르나 시스템에 상관 없이 열혈강호 IP를 사용하는 게임에 대해 모두 적용됐다. 계약서 원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룽투코리아 측은 "작년 5월 갱신한 계약 내용에 따르면 자사는 국내 및 글로벌 모바일게임 판권을 보유했고, 블록체인 등 (게임 장르나 시스템에 대한)별도 제약은 없었다" 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도미너스게임즈가 '열혈강호 IP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판권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사태가 발생했다. 도미너스게임즈는 아프리카TV 모바일게임 사업본부장과 손노리 부사장 출신인 전명진 대표와 아이네트 창업자이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협회장을 맡았던 허진호 의장이 설립한 블록체인게임 퍼블리셔다. 이 중 전명진 대표는 열혈강호 원작자인 전극진 작가와 형제지간이다.
도미너스게임즈 측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3일 원저작권자와 계약을 통해 '열혈강호 IP 블록체인게임 독점권'을 확보했다. 말 그대로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과 NFT 사업에 대한 독점권으로, 설명대로라면 열혈강호 IP로 블록체인게임을 만들 경우 도미너스게임즈 측과 IP 계약을 맺어야 한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NFT 사업까진 이해가 쉽지만, 그것을 게임에 적용하는 순간 갑자기 영역이 겹친다. 룽투코리아의 '모바일게임' 권한과, 도미너스게임즈의 '블록체인게임' 권한은 그 영역을 상당수 공유하고 있다. 블록체인게임은 플랫폼이 아니라 게임 내 요소 개념이다. 모바일로도, PC로도, VR로도, 콘솔로도 나올 수 있다. 현재 해외에서 성행 중인 블록체인게임 대다수는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양사 의견이 갈린다. 룽투코리아는 블록체인을 적용하건 하지 않건 모바일 플랫폼으로 나오는 열혈강호 IP 게임은 자사에 권한이 있다는 방침이다. 한편, 도미너스게임즈는 블록체인게임에 대한 독점계약을 맺었으니 플랫폼과 상관 없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게임이라면 자사에 권한이 있다며 대립하고 있다.
쟁점은 분명하다. '블록체인게임' 이라는 것을 플랫폼과 같은 구분 기준으로 삼아, 별도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가. 그 경우 기존 계약과 영역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의했는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원작자와 맺은 양사의 계약서 내용을 상세히 비교해야 하지만, 현재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블록체인게임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는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이나 시장이 등장하면, 기존 계약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계약으로 이를 품을 수 있다. 과거 PC가 메인이었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하며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추가됐고, 해당 시장에서의 열혈강호 IP 판권을 룽투코리아(타이곤모바일)이 취득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게임은 콘솔, PC, 모바일, VR처럼 새로운 시장으로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린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NFT게임과 P2E 모델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모바일게임이나 PC온라인게임의 또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있다. 부분유료화 게임, 랜덤박스 모델, DLC 시장처럼 기존 플랫폼의 하위 기술/사업모델이라는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이 기존 플랫폼의 하위 개념이라고 하더라도 계약은 당사자 간 협상에 따라 충분히 분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열혈강호 원작자가 블록체인게임을 별도 계약 주체로 생각해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존 계약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사전에 이를 신중히 조율할 의무가 있다. 적어도 지금 분쟁 상황에서는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새다.
15일 현재, 룽투코리아와 도미너스게임즈는 해당 부분에서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수권을 보유한 양사 간 입장이 평행선을 그린 채 '이중계약'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결국엔 열혈강호 저작권 보유자인 원작자와의 3자 대면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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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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