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키와 체중의 상관관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가끔 묘한 착각을 한다. 키가 아무리 커도 몸무게가 세 자릿수면 비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TV에 나오는 아이돌이나 모델의 저체중을 기준으로 삼는다거나 하는 등이다. 실제로 2000년대까지만 해도 190cm가 훌쩍 넘는 탄탄한 체격의 현역 농구선수가 육군 훈련소에서 체중이 90kg가 넘는다는 이유로 '비만 소대'에 들어가는 등의 사례가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자신을 기준으로 일정 이상 차이가 나는 체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인데, 게임업계에서도 착각으로 인해 묘한 신장/체중을 지닌 캐릭터들이 간혹 나온다. 키 큰 근육질 파이터의 체중이 심각히 낮아 풍선근육이 아니냐는 놀림을 받거나, 3m에 가까운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마른 사람 체중의 1.5배 정도를 대입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인간이 아닌 경우는 더하다. 오늘은 겉모습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저체중 캐릭터들을 한데 모아 봤다.
TOP 5. 엔젤(라스트 오리진), 저 체형으로 35kg?
라스트 오리진의 바이오로이드인 엔젤. S급 지원형 캐릭터로, 아자젤을 비롯한 천사계열 바이오로이드의 프로토타입이다. 그래서인지, 첫 등장 당시 그녀의 신장 설정은 아자젤과 같은 키인 171cm였다. 문제는 체중이 고작 35kg이라는 점. BMI 기준으로 11.96인데, 중증 거식증 환자에게나 나타나는 수준이다.
그러나 게임에서 묘사되는 그녀의 모습은 풍만한 글래머형에 가깝다. 물론 라스트 오리진 게임 특성 상 몸통보다 큰 흉부를 지닌 이들도 많기에 확 드러나진 않지만, 저 정도 체격이면 최소 60kg대는 되어야 한다. 제작사 역시 설정이 너무 비정상적임을 뒤늦게 깨닫고 키를 163cm로 8cm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저 정도 체형에 35kg를 유지하려면 키가 130cm대로 확 낮아져야 한다. 팬덤에서는 체중 잴 때 날개를 퍼덕여서 부력을 얻은 것이 아닌가 추측 중이다.
TOP 4. 안토노프(KOF), 체격만 보면 빅 쇼 이상인데...
안토노프는 KOF 14에서 느닷없이 자신이 챔피언이라 외치며 나타난 러시아 부호다. 상당한 덩치와 근육질 몸을 자랑하는 근육마초 타입으로, 격투 스타일 역시 덩치에 어울리는 파워형이다. 실제 그의 근육을 보면 거대한 덩치를 꽉꽉 채운 것이 인상적인데, 프로필은 214cm에 120kg이다. 얼핏 보면 키도 크고 몸무게도 세 자릿수니 적당한 것 아니냐 싶겠지만, 사실 말이 안 된다.
일단 비슷한 체격의 격투기 선수들을 놓고 보자. 씨름선수 출신 파이터 최홍만이 218cm에 전성기 시절 160kg이었고, 거인 레슬러 빅 쇼가 전성기 시절 213cm에 400~500파운드(181~227kg)였다. 최근에는 복근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체중을 엄청나게 감량했는데, 그래도 137kg다. 안토노프를 보면 근육 두께가 최홍만이나 빅 쇼 이상인데 고작 120kg라는 건 이상할 따름. 참고로 근육은 같은 부피의 지방보다 훨씬 무겁다.
TOP 3. 사가트(스트리트 파이터), 혹시 근육에 헬륨가스 넣어 부풀렸나?
사실 근육질 거한의 비현실적 저체중을 언급하자면, 5위인 안토노프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존재가 있다.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영원한 무에타이 제왕, 사가트다. 사가트는 첫 등장 당시인 스트리트 파이터 1 시절부터 장신이었고, 스트리트 파이터 2에 와서는 226cm라는 초장신 캐릭터가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최홍만보다도 8cm가 더 큰데,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장신 농구선수 야오밍 수준이다.
그런 사가트의 체중은? 무려 스트리트 파이터 2 기준으로 78kg이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BMI는 15.27로 매우 심각한 저체중이다. 가죽에 뼈만 남아 있어야 할 수준인데, 게임 내에서는 엄청난 근육질 몸매다. 심지어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근육 벌크업까지 했는데 여전히 78kg다. 이것은 근육 내에 헬륨가스라도 불어넣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수준이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야오밍의 경우 현역 시절 몸무게가 140kg였지만, 사가트에 비하면 마른 편으로 느껴질 정도다.
TOP 2. 파우스트(길티기어), 3m 가까운 키에 55kg?
길티기어에 등장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파우스트는 앞서 설명한 근육맨들과 달리 대놓고 마른 체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체중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의 프로필 상 키와 체중은 282cm에 55kg. 겉모습을 보면 삐쩍 마른 팔다리와 옷 사이로 슬쩍슬쩍 보이는 마른 몸 때문에 얼핏 납득할 수도 있지만, 따져보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체중이다.
그의 체중과 키로 계산한 bmi는 6.9다. 보통 bmi는 16만 돼도 기아 상태며 10대 초반이면 정말로 뼈에 가죽만 얇게 붙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거식증 환자 수준인데, 그걸 한참 넘어서 6.9까지 갈 정도면 진작에 아사했어도 놀랍지 않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170cm 신장으로 변환했을 때 몸무게가 20kg 미만이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체중이지만, 왠지 파우스트 정도면 신체 대부분을 보다 가벼운 신소재로 교체했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대충 넘어가자.
TOP 1. 롱스톤(포켓몬스터), 혹시 롱 스티로폼이니?
이 분야 최고 캐릭터는 단연 포켓몬스터 1세대 주자인 롱스톤이다. 갸라도스를 능가하는 8.8m 몸길이에 15개 가량의 커다란 돌이 연결된 뱀(혹은 용) 같은 모습으로 상당한 위압감을 느끼게 해 준 장본인이다. 특히 머리만 해도 지름이 1m는 족히 넘어 보이는데, 저 몸에 맞았다간 초인 지우라도 생사를 오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롱스톤의 체중은 고작 210kg이다. 200kg가 넘으니 무거운 것 아니냐고? 일단 롱스톤 머리만한 1세제곱미터 크기 돌만 해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가 톤 단위다. 비교적 가벼운 사암이나 안산암이 2.3톤 내외,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도 2.7~3.2톤이다. 심지어 그 부피의 물의 무게도 1톤이다. 9m짜리 돌괴물을 만들려면, 가벼운 소재라는 FRP로 껍데기만 만들어야 겨우 210kg를 맞출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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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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