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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아키하바라 다음 무대는 국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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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아카이브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2021년 2월에 일본에 출시된 블루 아카이브는 ‘아키하바라에 붐을 일으킬만한 게임이 되자’를 목표로 기획됐으며, 2년이 흐른 현재 꿈을 이뤘다. 일본 출시 2주년을 기념해 서브컬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아키하바라에서 여러 상점을 돌며 캐릭터 카드 및 관련 상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며 일본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매출적인 성과는 물론 일본 서브컬처 시장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타이틀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에 대해 블루 아카이브 개발사인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김용하 PD는 “핵심은 3가지로 압축된다. 이 IP에 대해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가자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장에 의도대로 잘 받아들여졌고, 이 콘셉트를 시장이 만족할만한 완성도로 전달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었고, IP가 시장에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퍼블리셔와 함께 할 수 있어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서비스 2주년을 기념으로 현지에서 진행된 생방송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오프라인 행사, TV 애니메이션 제작 결정 외에도 신규 메인 스토리 최종장이 발표됐다. 특히 방송 직후에 최종장이 업데이트되며 팬들에게 큰 임팩트를 줬다. 넥슨게임즈 MX 스튜디오 박병림 PD는 당시에 대해 “원래 계획과 달랐으나 요스타(블루 아카이브 일본 퍼블리셔)에서 임팩트를 위해 그렇게 하자고 제안을 주셨고, 쉽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만큼 반응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박병림 PD(좌)와 김용하 PD(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제작진과 퍼블리셔가 아무리 애를 써도 게임을 좋아하는 팬이 없다면 아키하바라를 점령할 정도의 붐을 일으킬 수 없다. 요스타와 협업해 일본 현지에 출시한 굿즈는 1차와 2차 모두 조기에 매진됐으며, 일본 2차창작 플랫폼 픽시브에 투고된 블루 아카이브 팬아트는 한국 게임 중 가장 많은 12만 건에 달한다. 서브컬처를 잘 아는 퍼블리셔와 손잡고 팬들이 좋아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낸 점이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성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이 인기를 끌자 제작진도 온라인 상에서 ‘밈’으로 떠올랐다. 그 중 대표적인 ‘청계천의 용하모토 상’은 김용하 PD가 소극적인 아이디어를 낸 직원을 식인 꽃게가 살고 있는 청계천에 빠뜨린다는 유저들의 농담이 밈이 된 것으로, 김 PD 스스로 청계천에 방문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김용하 PD는 “IP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개발이나 운영적인 측면까지 밈으로 만들어주시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다. 화제성 면에서도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나가서 사진도 찍어봤는데 이 역시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이러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화젯거리가 생기는 것이 개발자와 유저가 가까이 교류하는 생태계의 재미있는 점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 김용하 PD의 청계천 사진 역시 밈이 되었다 (자료출처: 김용하 PD 트위터)

▲ 블루 아카이브 선생님(유저)들이 제작진에게 보낸 선물이 회의실에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두 PD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열리는 블루 아카이브 공식 및 동인행사에도 자주 방문한다. 김 PD는 “2차창작도 이 IP 생태계의 일부라 생각한다. IP 자체는 저희가 만들어서 제안을 드리는 것이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행사도 상품을 어떻게 직접 만드셨는지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 살펴보게 된다”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는 일본보다 서브컬처에 대한 인식, 문화, 관련 인프라가 아직은 부족하다. 김용하 PD는 “블루 아카이브를 한국과 글로벌에 출시하며 굿즈를 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진행이 만만치 않았다. 기획해서 팔면 끝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만들고, 어떠한 방식으로 파느냐를 마련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단발성으로는 많이 했으나 장기적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를 왜 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전체적으로 잘 돌아가도록 만들기가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박병림 PD 역시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진행한 라면가게 컬래버레이션도 라면가게 측에서 제안을 주셔서 진행된 건이다. 일본은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일반 상점에서도 게임 행사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한국은 인프라, 인식, 경험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 블루 아카이브로 다양한 굿즈가 출시됐으나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어렵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현재는 국내에서도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해 여러 서브컬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지스타와 같은 게임쇼 외에도 서브컬처 게임 행사에 많은 팬이 몰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서브컬처 인프라 구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볼 분위기는 조성됐다. 김용하 PD는 “국내에서도 인식이 변하고 있다. 다만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서브컬처 인프라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 저희 게임도 뭔가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더 다양한 행사를 열어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김용하 PD는 작년에 국내에서 운영했던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레이션 카페를 언급하며 “이를 해보고 나니 다음에는 이렇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작년 이상의 다양한 전개를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일본처럼 출시 2주년을 기념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것을 기획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면 발표할 예정이다.

▲ 두 PD는 국내에서도 2주년 기념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 중이라 밝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제작진 입장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1년 간 안정감을 찾기 위한 시간을 보냈고, 이제는 좀 더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우선 일본에서는 신규 메인 스토리 최종장을 잘 마무리하고, 최종장 후에도 블루 아카이브 세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및 글로벌에는 최종장을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최종장으로 끝나지 않으며, 그 이후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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