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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초능력 추리에 아는 맛 한 스푼, 스테퍼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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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퍼 케이스 메인 이미지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 스테퍼 케이스 메인 이미지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지난 게임메카 스테퍼 케이스 리뷰에서는 추리 게임의 트루엔딩을 실패한 조금 슬픈 이야기가 소개됐다. RPG나 액션 게임에 있어 상대를 처치해 클리어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면, 추리게임에 있어서는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주 목적인데 여기서 고배를 마시고 만 것이다. 이를 통해 스테퍼 케이스는 어렵지 않은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쉽게만 볼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이도는 쉽지만 추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는 상황을 예리하게 집어내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끔 했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요소를 게임에 구현해낸 팀 테트라포드는 과연 어떤 개발사이며, 왜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일까? 게임메카는 팀 테트라포드의 기획자 ‘나이로’와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 스테퍼 케이스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스테퍼 케이스 공식 유튜브 채널)

초능력 범죄자 vs 초능력 수사대, 스테퍼 케이스 

스테퍼 케이스는 문서를 조합해 초능력이 얽힌 살인사건을 추리하는 게임이다. 초기 기획 당시에는 초능력자가 나오는 서부물 게임을 구상했으나, 초능력자라는 콘셉트를 추리물에 더하면 흥미롭지 않을까 해 스테퍼 케이스의 기틀을 잡게 됐다.

게임의 배경을 1960년대 영국으로 삼은 이유는 주요 콘셉트인 ‘초능력’을 제외하면 탐정/수사 장르의 클래식한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시대라는 판단이었다. 플레이하는 사람이 먼저 세계관을 이해해야 사건과 스토리에도 쉽게 빠져들어 스토리를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계관에서 사용되는 고유명사 등도 다양한 작품에서 자주 쓰여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 위주로 택했다. 고유명사 또한 최대한 배제했으며, 쓰더라도 최대한 곧바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초능력이나 판타지 요소가 들어간 게임임에도 세계관 이해에 어려움 없는 단어들만 사용했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 초능력이나 판타지 요소가 들어간 게임임에도 세계관 이해에 어려움 없는 단어들만 사용했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추리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문서의 조합이다. 이 시스템이 주가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실제로 수사관(경찰, 검찰, 변호사)들이 문서를 통해 사건을 살펴보는 일이 많을 것 같아서가 첫 번째, 현실적 요소인 만큼 몰입감을 살릴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 두 번째다. 이 구성의 레퍼런스는 바로 페이퍼 플리즈로, 문서를 참고하며 비교, 조합해 단서를 얻는 방식에 모티브가 되어주었다.

또, 개발자 자신이 좋아하던 역전재판 시리즈의 진행방식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역전재판 시스템의 강점은 대사와 퍼즐을 접목시켜 스토리에 엮어내는 것인데, 이를 변주해 다른 재미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하나의 오브젝트에 여러 정보가 엮인 문서를 만들어 추리 단계로 유저를 이끈다.


대사, 단서, 퍼즐 등 모든 자료를 엮어 플레이어를 추리로 이끈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 대사, 단서, 퍼즐 등 모든 자료를 엮어 플레이어를 추리로 이끈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스테퍼 케이스를 위해 모인 ‘팀 테트라포드’

테트라포드란 해변의 방파제에 흔히 쓰이는 네 개의 기둥을 합친 거대한 구조물을 의미한다. 이를 팀명으로 삼은 것은 ‘해변의 방파제처럼 모두가 잘 맞물려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팀이 되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작년 1월 결성된 팀 테트라포드는 팀장인 나이로가 스테퍼 케이스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 모인 팀으로,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구인을 진행했다.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 지 명확히 전달하고 싶어 초기 기획서와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게임의 알파 버전도 직접 만들어 선보인 것은 덤이다. 이를 통해 배경, 사물 아트를 담당한 지나와 캐릭터, UI 아트를 담당한 감자빔이 합류하게 됐다.

팀 테트라포드 소개서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 팀 테트라포드 소개서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스테이지에 등장한 멀티엔딩은 의도된 요소였다. 처음 멀티엔딩을 넣기로 한 것은 ‘선형적인 구조로 스토리를를 따라가기만 하면 플레이어가 해결하는 느낌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에 실제 수사가 그렇듯 잘못된 선택을 하면 진범을 잡지 못하는 방향의 루트를 만들게 되었다. 이를 통해 배드엔딩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플레이어는 이후로 올바른 선택과 방향을 신중하게 살피게 될 것이며, 진범을 잡았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한 것이다. 

나이로 디렉터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멀티엔딩 자체가 스테퍼 케이스의 주제의식과도 꽤 깊게 연관됐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챕터의 모든 엔딩을 봤다면 진범을 잡는 엔딩과 놓치는 엔딩과의 공통점을 알 수 있으며, 이 공통점이 케이스 5에서 어떤 요소로 작용할 것인지 생각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도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도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 팀 테트라포드)
 
큰 반향을 받은 앞서 해보기 출시 당시 반응에 대한 소감에는 “생각보다 반응이 되게 좋아서 많이 놀랐다. ‘기분 좋은 배신’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외부 투자 없이 열심히 만들어낸 게임이니 만큼 그럴 것이다. 커뮤니티 등지에 올라온 외국어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번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본편 출시 이후 번역 일정을 별도로 잡을 예정”이라 전했다. 정식 출시 일정과 관련한 이야기로는 “지연될 것 같지는 않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을 받은 만큼 일정이 빡빡해져도 최대한 일정을 지키는, 신뢰를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앞서 해보기 중임에도 유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출처: 스테퍼 케이스 스팀 상점 페이지)
▲ 앞서 해보기 중임에도 유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출처: 스테퍼 케이스 스팀 상점 페이지)
 
에피소드 5, 이전 모든 엔딩을 봤다면 그 의미가 더 클 것

인터뷰 말미에서 나이로 개발자는 “나는 재미있다 생각했지만, ‘다른 분들은 그렇게 느낄까?’라며 의심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를 함께 재밌어 해주신 분들이 있어 이에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게임을 많이 좋아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순탄한 시작을 도와준 게이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팀 테트라포드는 스테퍼 케이스를 위해 모인 팀인 만큼, 이후에 팀원 구성을 변경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팀 테트라포드라는 이름 아래 계속해서 후속작을 개발할 것을 약속하며, 스테퍼 케이스의 DLC 이외의 후속작에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스테퍼 케이스는 정식 출시와 함께 에피소드 5를 공개한다 (사진출처: 스테퍼 케이스 스팀 상점 페이지)
▲ 스테퍼 케이스는 정식 출시와 함께 케이스 5를 공개한다 (사진출처: 스테퍼 케이스 스팀 상점 페이지)

나이로 개발자는 “일단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랍고 감사드린다. 아직 첫 작품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많은데, 좋은 부분을 잘 봐주시고 많이 해주신 덕분이다. 게임 개선은 정식 출시 이후로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 밝히며, “신생팀임에도 스테퍼 케이스라는 우리의 첫 걸음이 잘 떼어진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더 많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 스테퍼 케이스에 대한 관심도 좋지만, 많은 분들이 팀 테트라포드에 대해서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스테퍼 케이스에 대한 관심을 밝혔다. 팀 테트라포드의 스테퍼 케이스는 오는 30일 정식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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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퍼 케이스 2023년 3월 10일
플랫폼
PC
장르
어드벤쳐
제작사
팀 테트라포트
게임소개
스테퍼 케이스는 팀 테트라포트가 제작한 추리 게임이다. 전체 인구 중 10%가 초능력자인 1960년대 가상의 런던을 무대로, 스테퍼라 불리는 초능력자들이 저지는 사건을 추격하는 마나사건 담당반의 여정을 다룬다.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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