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2년 4개월 만에, 메이플이 로스트아크를 제쳤다

이번 주 순위에는 TOP 10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가 두 계단 상승하며 로스트아크(이하 로아)를 제치고 6위를 차지한 것이다. 게임메카 인기순위에서 메이플이 로아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은 2021년 2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로아는 금강선 전 디렉터를 중심으로 한 내실 있는 업데이트와 소통으로 급등하며 메이플을 제쳤고, 이후 줄곧 MMORPG 장르 1위를 수성해왔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상황이 역전됐다.

메이플은 올해 초에 서버 간 갈등, 클라이언트 위변조 문제 등이 불거졌으나, 제작진이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밝히며 소통행보를 이어왔다. 여기에 지난 10일에 열린 여름 쇼케이스에서 6차 전직 등 규모 있는 신규 콘텐츠를 선보였고, 이후에도 강원기 디렉터가 메이플 온라인 방송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유저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일련의 활동이 악화된 민심을 완전히 돌리기는 부족하더라도, 제작진이 게임을 챙기고 있다는 인상은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로아는 3인 팀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올해 2월에 선보인 볼다이크 대륙 업데이트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그 뒤를 이을 주요 콘텐츠가 없었고, 밸런스 패치 역시 2개 직업 외에는 큰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기존에 강점으로 손꼽혔던 소통 측면도 현재는 묵묵부답이라는 답답하다는 의견이며, 14일에 공지된 여름 업데이트 역시 장비 티어 개편 외에 큰 내용이 없어 아쉬움이 더해지고 있다.

일련의 이유로 두 게임을 둘러싼 상황과 시장 분위기가 전환됐고, 이 부분이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며 메이플이 간만에 로아를 누르고 순위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월과 2023년 6월에 두 게임이 처한 상황이 정확히 반대라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6월은 성수기로 손꼽히는 여름을 대비하는 기간이다. 메이플은 현재 기세를 이어가는 부분이, 로아는 오는 24일 열린 로아온에서 명확한 반전카드를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통한다.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소울라이크 신작 P의 거짓이 42위로 순위권에 처음 진입했다.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출시 일정 발표 당일에 맞춰 체험판을 배포한 것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주에 P의 거짓은 포털 검색량과 개인방송 시청자 수가 증가했는데,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에 게이머 다수에 직접 게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심도를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P의 거짓은 국내에서는 다소 실험적인 게임으로 손꼽힌다. 국내 개발사에서 많이 시도하지 않았던 소울라이크 장르에, 동화 피노키오를 재해석한 세계관과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할만한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체험판 역시 작년 지스타에 출품한 버전보다 전투와 액션이 정리되어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출시 후 실제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디아블로 4가 2위를 차지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와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디아블로 4 자체 화력은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으나, 롤 역시 막강한 게임 다수를 쓰러뜨리며 수년간 1위를 수성해온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울러 롤은 7월에 진입장벽 해소를 핵심으로 한 랭크전 개편을 준비 중이며, 디아블로 4는 라이브 서비스 첫 발이라 할 수 있는 첫 시즌이 7월 중하순에 시작된다. 둘 중 어떤 게임이 우세를 점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위권에서는 검은사막이 7계단 하락한 22위에 그쳤다. 5월 말에 선보인 우사 각성 업데이트 효과가 소멸되는 시점에, 디아블로 4, 메이플스토리, 프라시아 전기 등 MMORPG 다수가 상승세를 기록하는 시기가 겹치면서 더 뚜렷하게 하락세가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검은사막 역시 후속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기에 역주행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