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공포의 세계. 영문명 월드 오브 호러(world of horror)로 알려진 이 게임은 러브크래프트의 코즈믹 호러와 이토 준지 공포만화에 영감을 받은 공포게임이지. 1비트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한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는데, AI로 1도트 그림판 스타일을 표현하는 건 아직 무리 같으니 90년대 PC게임 스타일에 이토 준지풍 그림체를 살짝 섞어보자.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녀. 90년대 PC게임 스타일로 그려줘”
이토 준지 느낌이 안 나는 이유는 일부러 그 명령어의 강도를 적게 했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이번 기사에서는 이토 준지풍 그림의 강도를 파멸 수치처럼 쓸 거야.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토 준지가 강해지는 거지.
그나저나 저 마을은 무슨 파랜드 택틱스에 나오는 마을 같은데? 대머리 대장장이가 튀어나올 것 같아.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우편함을 확인해 봐야지.
“아파트 입구, 테이프로 입구가 봉인된 우편함, 우편함을 확인하는 소녀”
어... 주인공 다리가 없어졌다고?
다리를 더 그리거나 꺾을 수 없는 방향으로 꺾여 있거나 다른 사물과 합쳐지는 건 많이 봤지만, 서 있는 상태에서 다리가 없어지는 건 처음 보는데…
혹시 이거 소용돌이의 저주인가?
"같은 키워드로 다시 그려봐"
벽 사이에 숨어 있다니, 귀신이 아니고 닌자였군.
암살 대상이 우편함을 확인하려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손을 앞으로 뻗은 순간 덮치는 건가...?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집으로 돌아가서 미스터리를 선택한다.
“여러 문서가 붙은 보드를 확인하는 소녀”
보드는 멀쩡하게 그렸는데... 저 장면 자체를 무슨 칠판에 붙여 놨네!
시작부터 계속 이상한 결과물이 나오니, 이번 기사 전체가 뭔가 저주에 걸린 게 아닌가 무서운 느낌이 든다.
일단, 보드를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미스터리를 풀러 가자.
첫 미스터리는 ‘음울한 인어들에 대한 으스스한 일지’야.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바닷가로 조사를 나간 소녀”
아니다. 파도의 일부가 '우연히' 눈알 모양으로 보였을 뿐,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건 착각이었다.
다행인가? 하지만 파멸(이토 준지) 수치는 올라간다.
다음 탐색은, 정보를 얻기 위해 선술집으로 가 보자.
"어부들에게 술을 사주고 정보를 얻는다.”
어촌 선술집이라 해서 소주나 일본주 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매우 비싸 보이는 것들이…
술 사주고 수백만 원이 깨진 소녀의 당황한 모습이 서글프게 다가오는군.
아무튼 정보를 모아보니 음울한 학교의 수위가 수상하다고 한다.
바로 쳐들어가는 건 위험하니 상점으로 가서 물자를 보충하자.
“시바견이 점주로 물건을 파는 상점”
블랙탄 시바견이 나왔군. 조금 무섭게 생겼네…
이런 평범한 상점에서 파는 무기, 그것은...
“스테이크 나이프를 구매한다.”
스테이크 나이프니까, 직접 스테이크를 썰어보라고 사라고 갖다 놓은 거야?
육즙 좔좔 흐르는 스테이크 옆에 옷을 진열해 놓는 상상도 못 할 발상을 하다니...
아! 여기서 방향제도 같이 판다면 손님은 고기를 먹고 옷을 사고 몸에 뿌릴 방향제까지 함께 산다는 엄청난 소비의 스파이럴...? 이건 발상의 전환인가 소용돌이의 저주인가…
아무튼 무기를 샀으니 이제 미스터리를 진행하자.
“음울한 학교의 복도, 천장에는 썩은 생선 대가리가 매달려 있다”
눈은 치와와 같고 귀에 또 다른 생선이 돋아난 돌연변이 복어?!
‘생선’ 같이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단어는 금지. '고등어’처럼 명확한 단어로 바꿔봐야겠어.
“학교 복도 천장에 매달린 고등어!”
천장에 매달린 손질된 자반 고등어…
자린고비 수위가 밥 한 번 먹고 고등어 한 번 쳐다본 흔적일지도 몰라.
이제 수위실로 들어가자. 수위실에서 발견된 것은…
“수위가 사람을 조립해 만든 인어가 바닥에!”
다리 하나에 생선 꼬리를 하나씩 붙여?
미치광이 수위 같으니! 용서할 수 없다, 나와라!
“도끼를 든 미치광이 수위! 나이프를 들고 전투 준비를 하는 소녀!”
칼날이 어째 그리 좋지 않은 곳에?
어쨌든 범인은 사람! 물리 공격이 통한다.
"확정타 공격!"
어쨌든 범인을 제압하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역시 사건은 압도적 물리로 해결해야 제 맛.
하지만 이 연쇄살인 사건이 고대 신의 강림과는 어떤 상관이 있는 거지? 고대 신도 꼬리가 둘 달린 인어를 보고 분노했나?
사건이 해결되었으니, 시간이 지난 만큼 파멸 게이지를 올리자. 이토준지 태그의 중요도를 올리면서...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배경을 90년대 PC게임 스타일로 소녀를 그려줘”
첫 이미지랑 비교해보니 중세 마을에서 현대 시골같이 변하긴 했지만, 아직은 확 이토 준지 풍이라는 느낌은 안 오는군.
이토 준지(파멸) 카운트를 올리기 위해 다음 미스터리를 조사해 보자.
이번 미스터리 제목은 '파운드 푸티지의 파멸적인 편린'. 파운드 푸티지는 제삼자에 의해 발견된 미편집 영상본을 뜻하는군.
그럼, 조사를 시작하자.
“오래된 돌이 놓여 있는 숲의 입구”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군. 공포의 냄새가 난다.
이럴 때는 이상한 것이 튀어나오더라도 침착하게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넘기는 거야. 절대 그분들을 놀라게 해선 안 돼.
“숲속을 탐사하다, 근처 바위 위에 사람 이빨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누가 숲 속에 사람 머리 모양 돌을 조각해 놨군. 절대 달걀귀신 같은 것이 아니야...
건드렸다가 부서지면 고대 신보다 두려운 손해배상 청구를 받을 테니 어서 지나가자.
“숲속을 탐사하다, 몸에서 버섯이 돋아난 사람, 버섯 인간”
이건 절대 버섯에 기생당한 사람이 아니야. 기영이 할아버지도 아니고...
초록색으로 위장한 걸 보니 사냥꾼인가보다.
“숲 속을 탐사하다 광신도들의 비밀 집회를 본다”
근처 학교 합창부에서 숲으로 연습 겸 산책을 나온 것 같군.
피톤치드의 항균, 진정 효과가 이곳을 안전하게 해주고 있어.
“잘 버텼다, 이제 마녀의 집에서 비디오테이프를 주우면 끝이다“
마녀… 위치스 하우스… 제대로 입력했는데 어째 오타쿠의 집이 나왔네?
오타쿠의 집에서 발견된 비디오카메라를 방송국에 제보한다고?
이건 카메라의 주인에겐 세상이 파멸할 정도의 충격이지 않을까?
이렇게 미스터리는 해결되었다. 누군가의 파멸과 함께…
다시 이토 준지 태그의 강도를 올려 보자.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녀를 90년대 PC게임 스타일로 그려줘”
당장이라도 파멸할 것 같은 분위기로 변했다!
이렇게 된 이상 종착지인 등대로 간다!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정비는 해야지!
“시바견의 상점에서 무기를 살펴보다”
시바견이 다른 견종으로!
아무튼, 이 시간에도 파멸은 시시각각 다가온다! 바로 등대로 가자!
“마을의 등대로 급하게 들어가는 소녀!”
목표는 꼭대기 층에 있는 천체 망원경과 마법진이 있는 방이다!
거기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지만, 생략한다.
“바다가 보이는 옥상,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 마법진 가운데에는 천체 망원경”
그래… 이미 늦은 거야…
강림한다…! 요그소토스가 내려온다!
파국이다! 파멸이다! 유적이 우리 가족이 된다!
오그스로드 아이프 게브르 이 요그 소토스 은가은그 아이 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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