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얼마 전 플레이한 미궁교사(迷宮校舎, School Labyrinth). 무작위로 생성된 밤의 학교에서 귀신들을 피해 봉인을 해제하고 출구를 열어 탈출하는 게임이지. 플레이는 그림자 복도, 학교라는 배경은 화이트데이가 생각나는군. 가격이 싼 대신 게임 분량도 짧지만, 멀티도 있기에 한여름에 싸늘한 한기를 느끼기엔 좋은 게임이야.
“어두운 교실,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에 갇힌 소녀를 그려줘”
교실에 진짜 미궁을 만들어놨네. 말 잘 듣네. 그래.
사람 키가 저만한데 미궁은 왜 저리 낮고 좁아? 뒤에 있는 책걸상이나 칠판은 왜 저리 크고? 원근법 모르니?
“밤이고, 어둡고 칠판 아래에 해골이 있는 평범한 교실!”
사탕을 놔두러 학교에 온건 아니고, 의식을 차리니 어두운 학교였다... 라는 설정이야.
참고로 이 게임에서 해골은 분위기를 내기 위한 소품! 무시한다!
“손전등을 들고 복도로 나가자”
복도에 나와서 보이는 첫 번째 장애물.
뛰는 학생을 잡기 위해서인지 좀 빠르게 걸었다고 화재경보를 울리는 화재경보기!
“붉은색 화재경보기 아래를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공포스럽게 오작동하는 화재 경보기...가 아니라 진짜 불이야!
잠깐, 저 불을 그냥 내버려두면 더 이상의 희생자는 생기지 않는 게 아닐까?
불타는 강당을 상상하며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음악실로 이동한다!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음악실, 위대한 음악가의 초상화, 초상화의 인물들은 눈이 붉게 빛나고 있다”
저 잘생긴 미청년들은 뭐야? 뱀파이어인가?
눈이 붉게 빛나는 것을 보면, CCTV가 숨겨져 있나 보군. 교장실 책상 서랍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비밀의 방이 열리고 그 안이 CCTV 룸인 건 상식이니까.
아무튼 피가 떨어져서 피아노를 치는 것도 아니었고, 건반이 스스로 눌리지도 않고, 단순히 녹음된 소리만 나오고 있는 이 피아노의 연주를 멈춘다.
“악보를 찢어”
초상화가 열받았군!
악보가 없으면 월광 소나타도 못 치는 귀신 따위 무섭지 않다!
나중에 실제로 이런 귀신을 만나면 죽음의 왈츠 악보 올려 두고 칠 수 있는지 실험해야지.
아무튼 연주를 들으면 정신력이 깎이는 귀신을 퇴치했다!
“이제 과학실로 이동한다“
과학실에는 인체모형이 있는데… 그 해부 모형을 잘못 부르면 콥스파티라는 게임이 되어버린다.
그러니까 다른 걸로 대체해서 불러보자.
“교통사고 더미 인형과 눈이 마주치다!”
너무 가깝다!
반격!
“분말 소화기 발사! 하얀색 분말, 하얀 연기를 뿜는 소화기”
불을 끄는 소화기가 아니라 화염방사기가!
아까 불 지른 것도 너였구나!
소화기(fire extinguisher)에 들어간 fire 때문인가?
“Fire 빼!”
소화기 분말을 마셔서 입으로 뿜었어? 차력사야?
“소화기 노즐을 손으로 잡고 전방을 향해서 쏴!”
어쨌든 소화기를 맞은 인체모형은 괴로워하며 잠시 추격을 멈추게 된다!
인체 모형은 여기까지! 이제 밖으로 나가서 다른 현상을 조우하자.
“복도에서 불이 켜진 교실을 확인”
교실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불 켜진 다른 반에 문을 열고 들어가기 vs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불 꺼진 화장실에 들어가기
“불 켜진 반의 문을 열자, 체육복을 입은 소녀가 나왔다!”
친구도 아니고 아는 사이도 아니라 그냥 지나갔다.
휴...
“그런데 쟤는 날 아나 봐! 갑자기 뒤돌아본다!”
이제야 진짜 공포게임 같네!
왠지 저 귀신이 나보다 앞에 있는 것 같지만, 원근법은 잠시 무시하고!
"도망쳐!"
게임에서 귀신의 추격을 따돌리는 전통적인 방법, 그것은!
“캐비닛 안으로 숨는다!”
역시 캐비닛에 숨으면 못 찾는군.
귀신에 쫒기면 캐비닛에 숨는 게임이 너무 많아서, 최근에 교육받은 귀신들은 캐비닛 다 확인하고 다닐 것 같아.
이제 귀신이 나온 교실로 돌아가서 봉인을 하나 해제한다.
“책상 위 종이에 그려진 마법진, 그리고 그 위에 촛불”
이제 양초 4개 남았다…
봉인은 귀신이 있는 방에만 있는 건 아니고 환경적인 장애물 뒤에도 있지.
“책상을 쌓아 올려서 만든 바리게이트”
어떻게 책상을 이렇게 딱 맞물리게 잘 쌓았지?
적당히 책상 바리게이트를 치우고 들어가서 양초를 켜면 두 번째도 완료… 같지만!
소음을 듣고 찾아온 낯선 손님!
“파란색 실루엣의 옛 일본 무사 귀신이!”
흠… 너무 갑옷이라서 유령 같지 않군.
좀 더 유령 같아야 해. 투명하고 도깨비불도 있고…
“유령, 투명한 몸을 강조”
아앗 저 머리는 할로우 나이트의…!
투명한 몸이라고 했지 벗으라고는 안 했어! 수위가 아슬아슬하잖아!
일본 갑옷은 어디갔어!
“무서운 귀신으로, 일본 갑옷도 잊으면 안 돼!”
이번엔 소화기를 안 쓰고 농구공을 사용한다!
“농구공을 던져!”
이젠 4,000년 중국 무술을 익힌 자세를 취하는 캐릭터가!
나는 그저 농구공을 던지라고 했을 뿐인데!
“농구공 투척!! 패스해 패스! 충격!”
푸른 영혼이 담긴 슛!
갑자기 고스트 버스터즈 세계관이 되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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