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 오브 탱크'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워게이밍)
러시아 태생의 워게이밍이 자사의 대표작 ‘월드 오브 탱크’로 본격적인 한국상륙작전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11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첫 테스트에 앞서 워게이밍은 지스타 2012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보다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스타를 코앞에 둔 11월 5일, 인터뷰 일정으로 인해 방문한 워게이밍 코리아 사무실은 지스타 출전과 첫 테스트를 동시에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로 북적였다.
일전에 빅터 키슬리 대표가 해전을 소재로 한 국산 온라인게임 ‘네이비필드’에 영감을 받아 ‘월드 오브 탱크’를 개발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워게이밍은 한국 게임시장에 남다른 관심을 표하고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마치 ‘어머니의 나라’에 방문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워게이밍 코리아 박찬국 지사장은 “무엇보다 러시아 현지 특유의 철학과 색이 반영된 결과물인 ‘월드 오브 탱크’가 한국 게임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느냐가 큰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박찬국 지사장은 과거 EA, 블리자드 등을 거치며 다년간 글로벌 게임 사업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인물이다. 또한 회사 내 직원들 역시 평균 6년 간, 9종의 게임을 출시한 바 있는 경력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게임업계에서 오랜 시간 종사해온 이들이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워게이밍이라는 회사, 그리고 ‘월드 오브 탱크’라는 타이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 워게이밍 코리아 박찬국 지사장
워게이밍 박찬국 지사장은 한국지사 대표로 자리하기 전의 빅터 키슬리 대표와 만났던 자리를 회상하며 “그 날 오후에 업무적으로 만나 서로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후, 저녁에 다시 한 번 연락이 와서 모임을 가졌다”라며 “그 때, 빅터 키슬리 대표를 비롯한 본사 관계자들과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신속한 의사결정과 필요한 부분을 적극 수용하려는 모습에 바로 그 자리에서 지사장 자리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박 지사장은 워게이밍의 빅터 카슬리 대표에 대해 처음에는 무뚝뚝하지만 알수록 속정이 깊은 경상도 남자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러한 인상은 워게이밍의 한국 서비스 첫 작품인 ‘월드 오브 탱크’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마치 투박한 외형의 탱크처럼 첫인상이 강렬하지는 않지만 알면 알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게임, 워게이밍 코리아가 설명하는 ‘월드 오브 탱크’의 이미지는 이러했다.
투박한 탱크 안에 숨은 깊은 재미
사실 ‘탱크’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소재가 아니다. ‘월드 오브 탱크’와 같이 제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게임은 많았으나, 중장비보다 ‘보병’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 게이머에게 탱크를 중심으로 한 ‘월드 오브 탱크’는 다소 낯선 게임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워게이밍 박찬국 지사장은 “월드 오브 탱크는 첫눈에 반해 순식간에 빠져드는 게임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첫인상은 좀 무뚝뚝해 보일 수 있으나, 직접 2~3판 정도 게임을 직접 즐겨본다면 점점 게임이 손에 익으며 안에 숨어있는 깊은 재미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즉, 첫 만남보다 2번째가 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 박 지사장의 설명이다.
▲ '월드 오브 탱크' 스크린샷 (사진출처: 월드 오브 탱크 공식 홈페이지)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도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보다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바탕으로 다가가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 밝혔다. 그러나 사람과의 만남과 마찬가지로 게이머와 새로운 게임 이 친해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매력을 느낄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박찬국 지사장은 “한국 유저들이 ‘월드 오브 탱크’의 매력을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정비와 이전 플레이 자료 공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실 ‘월드 오브 탱크’는 러시아 현지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이미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따라서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한국 첫 테스트를 통해 워게이밍은 게임의 최신 클라이언트인 8.1 버전을 공개하는 것과 동시에, 안정적인 서버 환경 조성과 같은 운영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정식 서비스 이후 내부 업무량을 확인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
▲ '월드 오브 탱크' 8.1 패치 영상 (영상 출처: '월드 오브 탱크' 공식 홈페이지)
또한 국내 유저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를 게임 내에 반영하고, 사운드를 보다 현장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녹음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밀리터리 게임 전문 개발사, 워게이밍이 말하는 전쟁이란?
워게이밍은 ‘월드 오브 탱크’를 시작으로 전투기를 소재로 한 ‘월드 오브 워플레인’과 해전을 중심으로 다룬 ‘월드 오브 위십’ 등 밀리터리에 집중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워게이밍에 있어서 ‘전쟁’이란 어떠한 소재일까?
박찬국 지사장은 “월드 오브 탱크를 제작한 개발 스튜디오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소련 침공 경로 상에 있던 격전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현지인들의 가슴 속에 탱크란 그들의 역사가 스며있는 친숙한 소재다. 따라서 ‘월드 오브 탱크’가 출시되었을 때 현지에서 상당한 반향이 일어난 바 있다”라고 밝혔다.
▲ 워게이밍에 있어서 전쟁은 그들의 역사 자체다 (사진 출처: '월드 오브 탱크' 공식 홈페이지)
즉, 워게이밍에 있어 ‘전쟁’이란 어느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소재다. 따라서 탱크와 당시 주요 사건에 대한 보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게임 내에 사실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박찬국 지사장은 “실존한 탱크는 물론 프로토타입도 제작되지 못하고 설계도 상으로만 존재하는 탱크 등 총 230여 종의 전차와 그에 걸맞은 업그레이드 과정이 게임 내에 반영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200여종이 넘는 탱크와 각 전차에 맞는 강화 과정, 이 이야기만 들으면 게임이 전체적으로 복잡해 적응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박찬국 지사장은 “상당 데이터를 실재에 기반을 두는 동시에 탱크 자체의 복잡한 구성을 간단하게 축약하여 게임으로 가볍게 즐기기에 무리가 없도록 구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다른 형태의 전쟁 소재 게임에 비해 반사신경 등 순간적인 컨트롤 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따라서 게이머들이 서로 대전할 시 순간적인 판단능력과 전체적인 판을 읽는 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라며 “월드 오브 탱크는 본 게임 시작 전 40초 정도의 작전타임을 제공하는데, 이 때 팀원 간의 소통이 게임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팀워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라며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역시 ‘월드 오브 탱크’의 또 다른 재미요소라고 설명했다.
▲ 이용자 간의 대결에 초점을 둔 '월드 오브 탱크' (사진 출처: '월드 오브 탱크' 공식 홈페이지)
▲ 이렇게 나만의 공격 루트를 확보해 상대의 빈틈을 치거나
▲ 엄폐물을 두고 전세를 살펴본 이후, 적당한 공격 타이밍을 노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사진 출처: '월드 오브 탱크' 공식 홈페이지)
한국 게임업계와 발맞추는 기업이 되겠다
워게이밍은 블리자드, 그리에 이어 외국계 기업으로서 국내 게임업계 대표 단체로 손꼽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의 회원사로 자리했다. 박찬국 지사장은 “기업으로서 높은 경영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내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로서 보다 긍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과 함께 액션을 취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라며 “독불장군이 되거나, 홀로 움직이는 것보다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타 업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은 공유하는 회사로 자리하고 싶어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했다”라고 밝혔다.
e스포츠를 비롯한 한국 시장에 대한 재투자 계획 역시 구상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국 지사장은 “e스포츠는 게임을 보는 것 자체를 즐길 거리로 승화시킨 획기적인 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처음부터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무작정 쏟아 붓는 방식으로는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라며 “따라서 장기적인 시점에서 ‘월드 오브 탱크’의 저변확대에 주력해 기반을 다진 뒤에 한국 내 커뮤니티 형성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 수순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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