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25일 PS3, Xbox360, PC로 정식발매된 'DmC: 데빌 메이 크라이'
장검 리벨리온과 두 자루의 권총 에보니 & 아이보리를 애용하는 악마사냥꾼 이야기, 캡콤의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최신작, ‘DmC: 데빌 메이 크라이(이하 DmC)’가 지난 17일 PS3와 Xbox360, 25일 PC로 각각 정식 발매됐다.
‘DmC’는 캡콤에서 시리즈 ‘리부트’를 선언하고 선보인 신작이다. 전작 ‘데빌 메이 크라이’는 판매량과 별개로, 게임성과 재미에 관한 부분에서 ‘슬럼프’에 빠졌다는 혹평이 많았다. 이에 캡콤은 슬럼프를 타파하고자 이번 신작의 개발을 닌자씨어리(외주)에 맡겼고, 몇몇 등장 인물을 제외한 설정(세계관)을 뒤집었다. 심지어 은발의 샤프한 외모를 자랑한 주인공 단테를 흑발의 외국계 청년으로 변화시키는 등, 전작의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완전한 신작으로 탈바꿈하고자 부단히 공을 들였다.
▲ 세계관과 주인공 단테의 외형까지 바꾼 과감한 '리부트'
공식 발표 이후 약 2년 간의 개발, 그 시간 동안 팬들은 급격한 게임의 변화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을 보여왔다. 과연 캡콤의 과감한 선택은 옳았을까? 또 닌자씨어리가 만든 ‘DmC’는 어떤 느낌일까?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봤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DmC’가 딱 그러함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라는 말처럼, ‘DmC’는 흠잡을 점이 거의 없을 만큼 깔끔하고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더욱이 끊김 없는 게임 플레이(최적화)와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로딩까지,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물려 플레이어에게 게임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먼저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한 배경 묘사와 액션 효과 등, 그래픽 품질은 시리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콘솔과 PC 버전 모두 플레이 장면과 이벤트 영상에서의 괴리감을 찾아볼 수 없으며, 캐릭터 모델링에서도 사소할 수 있는 치아나 피부 질감에 이르기까지, 실사와 같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언리얼 엔진의 위력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 언리얼 엔진 3의 뛰어난 캐릭터 모델링과
▲ 치아 그리고 주름 표현에 이르기까지, 실사와 같은 그래픽은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 물론 액션에 있어서도 각종 화려한 효과로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언리얼 엔진의 위력을 더한 배경 디자인 및 미션 구성의 ‘독특함’에 있다. ‘DmC’의 미션 맵은 진행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 특징인데, 예를 들어 갑자기 바닥이 솟아올라 길을 막거나 낭떠러지로 변모하는 등,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유동적 움직임을 보여준다. 진행 중에는 형태를 이루고 있던 지형 지물이 부서지거나 갈라지는 일이 잦은데, 이때 발생하는 파편 조각 하나하나까지 모두 섬세하게 표현해내 시각적인 사실감을 높인다. 캐릭터 모델링에 유독 강하다고 알려진 엔진의 위력을 새삼 배경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 진행에 따라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변화하는 맵
▲ 특히 배경 디자인과 맵 구성이 신선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 곳곳에 많은 함정이 즐비해, 매 미션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맵과 함정을 피해 무사히 앞으로 나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미션에 따라 배경이 점점 구겨지면서 주인공 단테를 향해 좁혀올 시 느낄 수 있는 압박감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갈 때의 희열은, 전작에서 느껴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재미다.
▲ 또한, 배경이 점점 압박해올때의 긴장감과 빠져나갈 때의 희열은,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이다
최적화 관련 부분에서는 프레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PC판의 경우 기본 설정에서도 최소 60프레임에 드랍 현상 없는 그래픽 품질을 유지하며, PC 사양에 따라 모든 그래픽 옵션을 ON해도 평균 90프레임 이상을 유지하는 등, 최근 PC로 발매되는 게임을 통틀어 그래픽 최적화 관련에서는 명불허전이라 평하고 싶다. 또한, 게임에서 로딩이 표시되는 부분은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는 과정 하나에 불과하다. 로딩이 잦고 또 오래 걸리는 일이 많은 액션 게임에서 5초 이상(PC 기준)을 넘어가는 일이 없다는 점에 ‘로딩을 체감할 수 없는 액션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 없다.
▲ PC 버전에서 로딩 화면은 최대 5초를 넘지 않는다, 로딩이 없다고 봐도 무방
반면, 콘솔에서는 다음 미션으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로딩 시간이 PC 버전에 비해 곱절은 길고 멈춤 현상이 일어나거나, 가끔씩 과부하가 걸려 기기가 굉음을 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러한 미리 대처 불가능한 돌발적인 변수는 게임 진행 중에 맥을 끊어놔 아쉬움을 더한다. 이에 두 하드웨어(콘솔과 PC)를 모두 보유한 게이머라면, 게임패드로 즐기는 액션의 손 맛은 줄어들더라도 돌발상황이 적은 PC 버전에서 플레이 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 반면, 콘솔에서는 굉음을 내거나 멈추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 밖에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으로 QTE 시스템(버튼 액션)이 없다는 것을 꼽는다. 최근 발매되는 액션 게임에서 QTE 시스템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에 의외라 할 수도 있겠다. 이벤트 속 버튼 액션은 게임 플레이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재미를 높이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다행히 'DmC’의 이벤트씬에서는 일체 버튼 액션이 등장하지 않아 마음 놓고 이벤트 속 단테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 최근 액션게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QTE 시스템은, 'DmC'엔 없다!
▲ 마음 놓고 게임의 스토리와 중간중간 화려한 액션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무한 콤보를 성공시키는 재미,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액션이…!
‘데빌 메이 크라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단테의 스타일리시한 동작과 화려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주된 재미 요소다. 이는 '데빌 메이 크라이'가 오랜 시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DmC’에서는 기본 무기 외 엔젤 웨폰과 데빌 웨폰을 보조로 사용할 수 있고, 추가로 콤보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플레이어 컨트롤에 따라 ‘무한’에 가깝게 적을 내리치고 올려치는 연타 공격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술과 기술 사이의 연계가 매끄럽고, 키 조작도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한 방 콤보를 성공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신작의 액션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면서 나만의 콤보 공격을 만들어 사용해볼 수 있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트레이닝 모드에서는 등록된 콤보 기술표를 보고 플레이어가 연습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 또한, 뛰어난 그래픽 엔진에 힘입어 기술 발동시 임팩트 효과가 뛰어나고 킬캠 연출 시 적이 갈라지거나 분해되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펼쳐져 액션의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 플레이어 컨트롤에 따라 '무한' 콤보에 도전할 수 있는 'DmC'
하지만 돌진 찌르기 ‘스팅거’나 상대를 올려치기로 공중에 띄우는 ‘하이타임’ 등 매 시리즈마다 빠지지 않는 단테의 대표 기술을 남겨둔 것은 논외로 쳐도, 휘두르는 모션과 성능에 이르기까지 전작과 동일한 부분이 많다. 또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강화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에서도 대미지 상승 외 전작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라 할 액션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스팅거', '하이타임' 등 전작까지의 단테 고유 액션은 유효, 하지만 새로운 액션은 전무
이번 작품의 최대 특징으로 내세운 엔젤 웨폰이나 데빌 웨폰의 성능을 자세히 보면, 전작의 주인공 네로나 단테가 사용한 무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성능과 액션이 혼합된 형태다.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 입장에서는 게임 적응이 한결 수월하겠지만, 배경과 설정을 완전히 뒤집은 과감성에 반해 액션에서는 변화보다 전작의 향수에 기댄 부분이 많다는 점에 아쉬움이 크다. 기왕 시도한 ‘리부트’라면 액션 자체의 변화를 시도해보는 게 신선하지 않았을까 싶다.
▲ 엔젤웨폰과 데빌웨폰도 참신함 보다는 막혀있는 길을 뚫을 때 사용되는 도구일 뿐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이벤트에 가깝게 묘사된 거대 보스전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대 보스는 갈고리 총을 사용하는 추적자, 역한 산성을 토하는 서큐버스, 앵커 바바라, 문두스 베이비, 그리고 문두스다. 총 미션 수가 20개라는 점에서 수적으로도 적을뿐더러 일정 이상 대미지를 입히면 이벤트 영상과 함께 싱겁게 쓰러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하기 껄끄러운 공격 패턴도 없어 전투라는 느낌보다 차라리 하나의 이벤트로 느껴질 정도다. 다른 기술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빈틈을 노려 기본 공격만 몇 번 반복하면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다. 이는 거대한 위용에 한껏 긴장하며 플레이에 임했던 플레이어를 맥만 빠지게 만든다.
▲ 일정 대미지까지 공격하면 자동으로 이벤트로 넘어가 쓰러져주는 거대 보스
▲ 보스 공략이랄 것도 없다, 잘 피해서 기본 공격만 연타하면 그뿐!
▲ 난이도에 따라 체력이 늘어나고 공격 패턴이 추가되지만, 쉽다는 것에 변함은 없다
물론 난이도에 따라 체력이 늘어나고 공격 패턴도 추가되지만, 액션 게임이 어느 정도 손에 익은 플레이어라면 시간이 좀더 걸릴 뿐, 쉽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또한, 총 플레이 타임이 짧고 도전과제 외 즐길 거리(콘텐츠)도 없어 2회차 이상의 플레이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적화에 들인 공만큼 콘텐츠를 추가했으면…!
‘DmC’는 분명 보기 좋은 떡이다. 하지만 맛은 특출나게 신선하지 못했다. 근래 보기 드문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는 게임인데 반해, 준비한 콘텐츠는 짧고 도전하고픈 욕구도 크지 않는다는 점에서 1회용 게임이라는 혹평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후 DLC로 단테의 형 버질을 중심으로 한 신규 스토리가 판매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일 뿐 게임을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요소로는 부족하다. 후속작에서는 이번 작품의 뛰어난 최적화를 유지한 채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갈팡질팡하는 액션에서 뚜렷한 변화가 있길 바란다.
▲ 개발 중일 후속작, 최적화는 유지한 채 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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