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13)에서 비공개 세션을 열고 신작 '인피니트 크라이시스'를 최초 공개했습니다. 게임메카는 국내 매체 중 유일하게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시연회에 초청을 받아 직접 게임을 시연해 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이엇게임즈가 상당히 긴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세션이었기 때문에 자료는 찍을 수 없었지만, 손과 눈, 귀로 느낀 체험담을 최대한 자세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인피니트 크라이시스'는 DC 코믹스의 막강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AOS 게임입니다. '던전 앤 드래곤', '반지의 제왕'을 만든 터바인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이며, 기본적인 얼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이나 다른 AOS 게임과 같습니다. 아, 이쪽에서는 AOS가 아닌 MOBA로 장르를 통칭하더군요.
▲ DC 코믹스의 영웅들이 등장한다 (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기술도 등장한다 (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아시다시피 DC 코믹스인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IP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DC 히어로즈인 배트맨, 조커, 원더우먼 등 유명한 영웅과 악당들이 등장합니다. 만화 '인피니티 크라이시스'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게임의 세계관은 세 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한 명의 히어로를 모델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캐릭터가 동시 존재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배트맨은 '나이트 메어 배트맨', '가스라이트 배트맨', 그리고 일반 '배트맨'이 있습니다. 모태는 같으나 각각 스킬도 특성도 다르게 책정됩니다. 그 외 기본적인 조작방법이나 스킬 형식 등은 'LOL과도 상당히 비슷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바로 전체적인 분위기입니다. 'LOL'을 비롯해서 수많은 AOS 게임 통틀어 보지 못했던 광경인 것이죠. 밸브의 'DOTA2'나 '블리자드 올스타즈',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카오스 온라인'은 모두 서구 판타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사실 아시아 정서에서 100% 녹아 들기 어려웠죠.
▲ 차와 건물 등 현대사회가 배경이다 (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반면 '인피니트 크라이시스'는 온라인게임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현대사회를 모티브로 하다 보니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친근한 늬앙스를 전달합니다. 마치 수없이 본 DC코믹스를 영화화한 헐리우드 영화를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기분이었죠. 마치 '다크나이트'를 정말 좋아하는 저에게는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유사한 파이어 계열의 마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세기말 느낌이 나는 매력천만한 도시에서 쓰는 것과, 열대 우림에서 쓰는 것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니까요. 화염에 휩싸인 아스팔트 도로, 음험하게 무너진 빌딩 건축물들, 버려진 듯 보이는 공사장 안내 표지판, 뒤집힌 트럭의 모습 등은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너무 멋지게 보이는 세트 아니겠습니까.
시스템적인 부분으로 넘어가면, 맵을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맵 모양이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정중앙에 광장이 건설된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원형 맵과 사각 맵의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게임을 시작해 보니 차이가 엄청나더군요. 'LOL'의 경우 길이 나누어져 있다 보니 하나의 루트를 정해서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맵이 원형으로 생기면 양쪽에 베이스캠프가 있어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 맵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진다(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다만 맵이 원형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영웅 밸런스나 레벨 디자인을 맞추는데 개발사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 같더군요.
눈에 띄는 점은 지형지물을 이용한 응용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오리지널 DC코믹스처럼 맵은 현대 도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곳곳에 있는 오브젝트 차, 드럼통 등을 던져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지속하다 보면 맵의 모양이 바뀌는 경우가 생겨 난이도는 더 올라갑니다. 하늘에서 랜덤하게 운석이 떨어지게 되는데 운석이 떨어진 지역은 맵이 파괴되거나 길이 막힐 수도 있었습니다. 또, 운석이 떨어진 곳에 서 있다가 운석에 맞으면 죽거나 이동 불가가 됩니다. 결국 운석을 피해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죠. 시시각각 전술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스릴도 있지만, 난이도도 상당하게 느껴졌습니다.
▲ 다양한 오브젝트가 눈에 띈다 (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타워는 기존 AOS에서 직접 대미지를 주어 부숴야 했지만, '인피니트 크라이시스'에서는 상대 진영 타워에 올라서서 일정 시간을 버티면 점거에 성공하게 됩니다. 정확한 시간은 들을 수 없었지만, 체감상 20초 정도 소모됐던 것 같네요. 타워를 모두 점거하게 되면 각 진영 공중에 떠 있는 넥서스를 파괴하게 됩니다. 이처럼 타워가 부서지지 않고 단지 진영만 바뀌는 방식이기 때문에 후에 한판 뒤집기 승부도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습니다.
또, 미니언도 넥서스에서 오는 게 아니라 타워에서 나오기 때문에 상대방이 우리 진영 타워를 점거하면 골치가 아파집니다. 하지만 점거를 한 입장에서는 근거리에서 바로 미니언이 생성되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유리해지죠.
▲ 나이트메어 배트맨
▲ 실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나이트메어 배트맨(사진출처: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공식 홈페이지)
이번 미공개 시연에는 각국의 기자들이 5:5로 팀을 맞춰 게임을 시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승부에 참가했습니다. 평소 AOS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기에 가장 쉽다는 '조커' 중에서도 나이트 메어 조커를 골랐습니다. 제가 속한 A팀에는 조커(게임메카) 외에 원더우먼, 플래쉬, 그린랜턴, 둠스데이가 전쟁(?)에 참여했으며, 상대팀은 포이즌 아이비, 캣우먼, 플래쉬, 샤잠을 선택했습니다. 아쉽게도 결과는 나이트 메어 조커가 있는 팀이 지고 말았습니다.
게임에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전하며,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체험기를 마치겠습니다.
▲ 패배의 전리품입니다
▲ 티셔츠의 뒷면은 이렇습니다
▲ 이게 바로 '빅뱅이론'에 쉘든이 열심히 사던 미국 만화책이군요!!
▲ 내용도 살짝쿵 공개
"으아~ 내 가슴"하고 외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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