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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나타났다, 소프트맥스 신작 모바일게임 '이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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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너월드' 플레이 영상 (출처: 한게임 공식 페이스북)


사실 그동안 잠잠했던 게 더 신기하다. 무언가 나왔어도 진작에 나왔어야 했는데 그간 너무 조용했으니 말이다. 특히나 과거 국내 PC게임 시절을 공유한 친구 턴온게임즈(손노리)가 올해 기세 좋게 '다함께차차차'로 대박을 터뜨렸으니, 많은 사람들이 더 궁금해했다. "대체 소프트맥스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그래서 오늘 소개할 '게임'은 그 의미가 더 크다. 그토록 조용하던 소프트맥스가 오래만에 모바일게임 신작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 게임의 정체는 '이너월드'(Inner World)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간 소프트맥스의 간판이었던 '창세기전'도 '주사위의 잔영'도 아니다. 당연히 소프트맥스가 게임을 낸다면 간판 타이틀의 모바일 이식작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게임은 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장르도 독특하다. 외형만 보면 TCG처럼 보이지만, 그 속은 정통 RPG로 꽉 찬 하이브리드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게임메카는 11일 안드로이드 데뷔를 앞두고 분주한 '이너월드'의 총괄 기획자인 소프트맥스의 이주환 콘솔사업부 부장과 이병훈 개발 파트장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왼쪽부터) 이주환 소프트맥스 콘솔사업부 부장과 이병훈 개발 파트장


카드는 거들뿐, RPG에 힘을 실었다

'이너월드'는 페이스북게임 ‘캐슬에이지’를 접한 이주환 부장의 비동기식 RPG에 대한 동경심에서 출발했다. '마그나카르타'가 완성된 후 바로 기획에 돌입했는데, 당시만 해도 게임에 카드게임의 ‘카’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활발히 보급된 시기도 아니었고, 국내에서는 카드게임이라는 장르조차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 후에 일본 출시를 염두에 두게 되면서 ‘카드’가 스마트 기기라는 작은 공간에서 표현하기 적당해 도입하게 됐다. 

개발 과정에서 엿볼 수 있듯, ‘이너월드’는 RPG에서 출발해 카드를 더한 게임이다. 그래서 TCG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합하다. 카드는 부가적인 요소일 뿐 게임의 주된 콘텐츠는 RPG에 가깝다. 이주환 부장은 “TCG라고 생각하고 ‘이너월드’를 이해하려고 하면 무슨 게임인지 종잡기가 어렵다”고 더했다. 

때문에 ‘이너월드’를 일반 RPG라고 생각하면 시스템을 이해하기가 쉽다. 주인공 캐릭터가 자신의 캐릭터 카드를 필드에 보내 모험을 즐길 뿐이다. 플레이어가 꿈(던전)에 입장하면, 상단에는 해당 던전의 이미지가 출력되고, 하단에는 던전 미니맵과 캐릭터의 현재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보조지도가 표시된다. 미니맵에는 골인지점만 표시되고, 그 외 지역은 가려져 있는데 유저가 직접 탐험하면서 숨겨진 지도를 밝혀내야 한다. 분명 지금까지 경험한 TCG 기반 게임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 유저가 직접 던전의 길을 찾고 몬스터와 대적해 나가게 된다


▲ 다섯 캐릭터가 한 파티로 몬스터와 대적을 벌이게 된다

이병훈 파트장은 “무엇보다 목적 자체가 다르다. TCG는 카드 수집이 목적이고, ‘이너월드’는 카드 하나에 애정을 담아서 키우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카드는 진화를 통해 스킬을 지정할 수 있으며, 전략에 따라 스킬을 바꾸거나 특정 카드의 스킬을 다른 카드로 옮길 수도 있다. 자신은 던전을 탐험하는 와중에도 그 외 카드는 개별로 다른 꿈속으로 정찰을 보내면서 경험치를 쌓고, 원하는 스킬을 배우기 위해 강화나 진화를 하는 등 할 일이 천차만별로 나뉘는데다가 양도 많다. 또, 친구들과 함께 보스 미션도 실제 온라인게임 레이드처럼 각자의 공격력과 기여도에 따라 보상에 차등을 준다. 

소프트맥스만의 운명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잔재미까지



▲ 수면병에 빠진 여동생을 찾아 꿈속을 모험하게 되는 오빠의 이야기가 시즌1에서 펼쳐진다 

직접 해보지 않고 어떻게 게임을 알 수 있을까. 다만 분명한 것은 ‘이너월드’에서 소프트맥스 게임다운 익숙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촌스러운 광고 문구였던 "낯선 여인에게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는 것처럼, 소프트맥스의 팬이라면 알 수 있는 분위기라고 할까.

통속 드라마처럼 촌스러울 수 있지만, 소프트맥스 게임의 매력은 각각의 캐릭터가 말 그대로 운명의 쌍곡선을 그리는 스토리텔링이다. ‘이너월드’ 역시 소프트맥스의 다른 타이틀처럼 운명적 엇갈림이라는 큰 주제를 따라 흘러간다. 

이너월드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통칭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꿈’이다. 세계관에 따르면 사람들의 꿈은 모두 연결되어, 각자의 보호 결계 안에서 꿈을 꾼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트메어라는 꿈속 몬스터가 나타나게 되면서, 자신의 꿈을 침입당한 사람들은 몬스터들의 던전으로 납치당하게 된다. 이렇게 나이트메어들에게 납치당한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수면병’에 빠지게 된다. 

이야기는 주인공의 여동생이 수면병에 빠지게 되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나이트메어와 싸우는 미슬토(겨우살이)에 가담하게 되는데, 미슬토는 남의 꿈을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자(루시드 드리머)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에반게리온’의 네르푸나 라고 보면 된다. 게임에서 미슬토들은 자신의 본체가 납치되거나 죽으면 수면병에 빠지기 때문에 자신의 복사본(카드)를 꿈에 넣어 나이트메어와 싸우게 된다. 주인공의 목적은 단 하나다. 여동생이 납치된 던전을 찾아 수면병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 미슬토의 멤버 정민호 카드 (사진제공: 한게임)


▲ 나이트메어 몬스터 연화 카드 (사진제공: 한게임)

이주환 부장은 “처음 최연규 이사가 정한 스토리라인은 ‘주인공이 나이트메어 몬스터의 수장이 된 동생과 대면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한마디 안에 수많은 드라마가 들어가 있다. 이것이 소프트맥스의 스타일이다. 이주환 부장은 “세계를 형성하는 굵은 선이 있고, 그외 실타래처럼 이야기들이 파생되어 나갈 것이다”며, “첫 시즌에서는 미슬토 조직과 나이트메어의 관계를 짐작하는 단계가 되고, 시즌을 계속 이어 가면서 거대한 이야기와 함께 각각의 카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스토리와 미슬토 조직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진짜 RPG 플레이어들이 기다린 게임 

복잡하게 설명했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이너월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하드코어한 게임이고, 모바일에서 조금은 외면당하기도 했던 스토리텔링에 큰 뜻을 품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이주환 실장은 “‘이너월드’는 ‘진짜’ 게이머가 기다려온 RPG다”라며, “다른 게임과는 달리 학습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자랑했다.

포부도 당찼다.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퍼즐앤드래곤’을 잡고 싶다고 외칠 정도. 

보통 타사의 특정 게임 이름이 언급되면, 퍼블리셔나 사업팀에서 만류할만한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게 소프트맥스가 가진 이름값인가 보다. ‘이너월드’는 11일 구글 플레이를 통해 먼저 출시된다. 소프트맥스 스타일의 RPG를 기다려온 유저에게 어떤 첫인상을 새겨줄 수 있을까?


▲ 미슬토의 멤버 유인서 카드 (사진제공: 한게임)


▲ 미슬토의 멤버 임마리 카드 (사진제공: 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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