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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라이 “스타트업 평균이 실패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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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네오위즈게임즈는 역량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허브 ‘네오플라이’를 판교 신사옥에 개장했다. 터를 잡고 본격적인 개소식을 알린 것은 불과 3개월 정도지만, 네오위즈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있는 사업이다. 2008년 최환진 이사가 설립, 올해 3월부터 권용길 네오위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센터장을 맡게 됐다. 


지난 23일 폭우가 몰아치는 날씨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품고 있던 네오플라이 권용길 센터장을 만나기 위해 네오위즈 판교 신사옥을 찾았다.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 누가 먼저 빨리 재도약하느냐가 관건


권용길 센터장은 시쳇말로 항상 개척 사업에 있던 사람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펌웨어 개발에 몸을 담았다. 이후 벤처 붐이 일고 벤처기업에 들어갔지만,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 그러던 2001년, 벤처기업이었던 네오위즈에 입사해, 일본 사업 일을 담당했고,  실제 일본으로 가 게임온 스튜디오에서 4년 가까이 일을 했다. 


지금은 대기업 네오위즈지만, 여기에도 비주류 개척사업이 항상 존재했다. 바로 해외사업이다. 권용길 센터장은 “네오위즈 해외사업으로 처음 입사하면서 눈칫밥도 정말 많이 먹었다. 항상 개척사업에 있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매번 돈을 까먹는 사람이니까. 직접 벤처를 자린 것도 아니었지만, 생활 자체가 도전과 벤처에 다름없는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 스타트업과 같이 항상 개척사업에 있었던 권용길 센터장


뇌리에 박힐 정도로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네오위즈 재팬이 일본 게임온 스튜디오와 합병할 때였다. 보통 스타트업이 어떤 서비스를 하다가 리더의 이탈 등으로 인해 다른 서비스로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피버팅’이라고 한다. 이때 스타트업 멤버들은 큰 괴로움을 겪게 된다. 권용길 센터장 역시 네오위즈 재팬이라는 순수 100% 자회사에서 게임온으로 피인수 합병이 되는 시기가 하나의 피버팅이었고 설명했다. 자율적인 문화에 있다가 게임온 스튜디오의 일본 문화 속에 녹아들기가 녹록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권용길 센터장은 다른 스타트업 액셀레이터들과 달리 ‘실패’라는 단어를 쉽게 꺼낸다. 권 센터장은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한 가설에 대해 대부분은 성공할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평균이 실패다. 나와 같은 생각을 이미 전세계에서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새로운 생각이더라도 시장에서의 평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는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네오위즈나 엔씨소프트 넥슨의 경우도 똑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스타트업 개발자들에게 매번 강조하는 것도 ‘스몰 스타트(Small Start)’다. 무조건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작게 시작해야 실패하더라도 타격이 적다. 그래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네오위즈의 창업 정신이자 지금 네오위즈의 생각과도 닮아있다.


게임은 물론, 네오위즈의 새로운 먹거리 찾아


네오위즈는 판교 신사옥에 새롭게 터를 잡으면서 2층 전체를 네오플라이 센터로 할당해 사용하고 있다. 네오플라이가 네오위즈의 새 출발을 위한 큰 지표라고 보아도 될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클릭, 세이클럽, 피망처럼 새로운 성장 먹거리를 찾기 위함이다.


사실 올 3월 네오플라이 개장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돌입할 즈음, 브랜드 변경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네오플라이가 하지 못했던 것을 잊고 새로운 브랜드로 시작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못했기에 앞으로 더 잘하자는 의미로 이름을 고수했다.




▲ 네오위즈 그룹사의 발자취 (자료 출처: 네오위즈홀딩스 홈페이지)


네오위즈는 태생 자체가 게임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다이얼업으로 인터넷에 자동 접속해주는 원클릭으로 벤처창업을 했고, 1999년 세이클럽으로 온라인 SNS 포털 사이트를 시작, 2003년에 온라인게임 포털 피망을 열었다. 


게임보다 비게임 즉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정체성이 더 강하니 게임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9개의 입주사도 단 2개만 게임사일 뿐, 나머지는 여행, 음악, 보육, 알림장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모였다. 


권영길 센터장은 “지금도 네오위즈는 어려운 성장통을 겪고 있다. 턴어라운드를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게임사업과 음악 사업이 잘되는 것, 그리고 외적으로 또 다른 성장을 일으킬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것. 마지막이 네오플라이다.”고 말했다.



▲ 개발에 여념없던 아르케소프트를 만날 수 있었다



▲ 게임 개발사답게 이런 책이...


현재 네오플라이에 입주한 게임사는 아르케소프트와 가치온소프트다. 아르케소프트는 네오위즈를 퇴사한 전 직원들이 창업을 한 회사로, 이후 재택근무로 게임을 개발하다 심사를 통과해 네오위즈로 되돌아온 재미있는 사례에 속한다. 현재 캐주얼 슈팅게임을 개발 중이다. 


가치온소프트는 2012년 정주영 창업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팀으로, 원래는 여행 앱플리케이션을 만들다 현재는 이와 관련된 보드게임을 개발 중이다. 


네오플라이에 입주한 이들은 6개월간 신사옥에 독립 사무실을 무료로 임대받으며, 네오위즈의 다양한 부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식사도 제공된다. 개발을 위한 워크샵도 참가한다. 기자가 방문한 시각 이미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이그나잇스파크의 최환진 대표가 진행하는 ‘비즈니스 모델 및 비즈니스 계획 수립 워크샵’에 참가 중이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이다. 게임사는 같은 게임이라도 장르에 따라, 품질에 따라 완료 시기가 제각각이다. 따라서 이들은 처음 입주할 때 계획서를 작성해 6개월의 프로세스를 결정한다. 이후 프로토타입이 나오면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계약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게임 규모에 따라 벤처 투자가 들어가는 등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오고 갈 수도 있다.


권영길 센터장은 “네오위즈는 제2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지켜볼 네오위즈의 새로운 먹거리 마련 사업이다. 게임 이상을 넘어선 무언가가 나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 스스로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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