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스 '검은 사막' 의 맞은편에 위치한 '위닝펏' 시연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 온네트에서 개발 중인 '위닝펏(구 투어골프온라인)' 이 '지스타 2013' 의 다음 B2C 부스에 출전했다. '위닝펏' 은 '샷온라인' 으로 유명한 온네트가 그간 쌓아올린 기술력을 총집결시킨 게임으로, 크라이엔진3를 통한 극사실적인 그래픽과 자체 개발한 고성능 물리엔진을 통해 실제 골프에 가장 가까운 플레이 경험을 선사한다는 목표로 제작 중이다.
'지스타 2013' 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 '위닝펏' 시연 버전에서는 게임의 메인 메뉴인 로비 메뉴에서부터 연습장, 아이템 상점, 그리고 3종의 골프 코스를 체험할 수 있는 연습 경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음성이나 UI, 세부 메뉴 등은 아직 구현되지 않아 파악이 불가능했으나, 게임의 메인 축이 되는 '리얼 골프 체험' 에 대해서는 충분히 느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위닝펏' 은 골프게임 역사상 가장 깊이있고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캐주얼함을 내세운 '팡야' 나 '모두의 골프' 와는 완전히 다른 하드코어함, 그 속에서 완벽한 샷을 때려냈을 때의 짜릿함. '위닝펏' 의 독특한 매력을 살펴보겠다.
▲ '위닝펏' 지스타2013 트레일러 영상
3인칭 시점에서 프로골퍼의 삶을 느낀다
일반적인 스포츠게임은 멀티 대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외 메뉴는 다소 간소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상점이나 인벤토리, 연습 모드 및 방 생성 등은 대부분 메뉴 형태로 존재하고, 이를 거치면 드디어 캐릭터와 배경이 등장한다.
그러나 '위닝펏' 은 시작하자마자 로비 형태의 맵이 펼쳐지고, 내 캐릭터와 NPC, 각종 상점과 오브젝트가 화면 내에서 상호작용을 벌인다. WASD 키를 이용해 로비를 이동하고, 스페이스 바를 이용해 점프를 하고, 마우스 클릭을 통해 NPC와 대화하며 상점을 이용하는 모습은 마치 3인칭 RPG의 마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투어에 참가하는 프로골퍼의 삶을 간접 체험한다는 게임의 목표와 부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일반적인 스포츠게임의 캐릭터가 경기에만 출전하는 '용병' 의 느낌이라면, '위닝펏' 의 캐릭터는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아바타' 와도 같다. MMORPG처럼 말이다. 이는 향후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 같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점이다.
▲ 게임의 메인 화면 역할을 담당하는 로비 메뉴
RPG처럼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로비에서는 다양한 NPC와 대화를 하고, 상점 등의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체험판에서는 의상과 장비 상점 등을 이용할 수 있었다. 장비 상점은 말 그대로 골프 클럽과 골프공 등을 판매하는 곳인데, 상점에서 판매하는 장비는 레벨 1인데 비해 기본 장착 장비는 레벨 15라 딱히 구매의 필요성이 느껴지진 않았다. 골프 클럽 종류에 따라 비주얼과 샷 사운드 등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리뷰는 향후 베타테스트 때 천천히 느껴봐야 할 듯 하다.
의상 상점에서는 캐릭터의 상의, 하의, 모자, 신발, 장갑 등을 구매해 장착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이라면, 번쩍거리고 큼직한 판타지적 아이템이 수없이 등장하는 '팡야' 나 '모두의 골프' 시리즈와는 달리 '위닝펏' 의 의상 아이템들은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비주얼이다. 당장 가까운 골프 연습장에만 가 봐도 흔히 볼 수 있는 복장들이다. 이 역시 실제 프로골프를 구현하기 위해 택한 길이라고는 하지만, 시각적인 재미는 확실히 덜한 느낌이다. 게임 속에서 화려하거나 독특한 복장을 착용하고 싶어하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느끼는 욕구인데, 약간은 아쉽게 느껴진다. 장비와 마찬가지로 의상 역시 레벨과 능력치 등이 적용되는 듯 보였으나, 제한된 플레이 덕분에 역시 체감은 불가능했다.
▲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을 파는 의상 상점
▲ 체험 버전에서 클럽 구매의 이점을 느끼기엔 시간이 다소 짧았다
로비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능은 연습실이다. 일반적으로 연습실은 튜토리얼의 기능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상급자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위닝펏' 에서는 누구나 시시때때로 연습실에 드나들게 된다. 이유는 클럽은 브랜드와 레벨에 따라 각기 다른 비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는 이러한 비거리에 대한 설명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클럽의 비거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코스에 나가려면, 연습실에서의 조율이 필수다. 실제 프로골퍼들도 매일 연습실에 나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현실적이다.
연습실 시스템은 확실히 뛰어나다. 거리에 따라 드라이브 및 숏 코스 연습으로 나뉘어 있으며, 향후 퍼팅이나 러프, 벙커 등의 상황도 구현되면 게임의 '감' 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습실에서 친 공들의 탄도를 붉은 실선으로 나타내줘 스크린골프 연습실과 같은 느낌의 3차원적 샷 파악이 가능하다.
연습실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탁 트인 환경에서 다른 유저와 함께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의 콱 막힌 연습장이 아니라 푸른 자연을 바라보며, 타 유저들과 친목을 쌓으며 골프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연습을 한층 활기차게 만들어줄 듯 하다. 게임 자체가 실제 골프 유저를 타겟으로 삼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닝펏' 의 연습실은 실제 골프에서처럼 플레이어 자신의 실력을 실제로 '레벨 업' 시켜주고 나아가 게임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도록 도와주는 핵심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 연습장 역시 로비에서 입장할 수 있다
▲ 자신의 비거리와 거리 조절 감각 등을 몸에 익히려면 연습은 필수다
연습 없는 라운딩은 자살 행위
연습실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면 실제 코스로 나가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투어', '랭킹 라운드' 등 실제 투어 경기 메뉴는 향후 테스트 및 정식서비스 시 메인 콘텐츠가 될 예정이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3개의 골프 코스(헬레나 코스, 플루메리아 코스, 세븐엔젤스 코스)에서의 친선 경기(연습 라운딩)이 지원되었다. 연습 라운딩이라고는 해도 실제 골프 코스의 모든 홀을 돌 수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와의 멀티플레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의 참 맛을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헬레나 코스는 세계적 코스인 어거스타 코스를 바탕으로 한 정통 골프를 즐길 수 있으며, 플루메리아 코스는 해안가를 컨셉으로 삼았다. 세븐엔젤스 코스는 한국적 강산의 느낌을 잘 살린 코스로, 세 코스 모두 전/현직 프로골퍼가 직접 설계해 이상적이고 사실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코스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보였으나, 막상 플레이에 들어가면 결코 만만치 않은 느낌이었다.
▲ 온라인 골프게임은 물론, 콘솔이나 PC 패키지게임과 비교해도 월등한 그래픽
게임의 전반적 난이도는 매우 높다. 이유는 단순하다. 실제 골프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골프게임과는 달리 '위닝펏' 은 게임을 쉽게 만들어주는 편의 시스템을 대부분 지원하지 않는다. 자유 시점의 카메라를 통해 맵 구석구석을 둘러본다던지, 착지 위치를 미리 알고 스윙을 한다던지, 착지 위치에서 불꽃을 일으킬 정도의 백스핀을 거는 등의 요소는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샷 지점과 화면이 향하고 있는 방향, 홀컵과의 거리 및 고저차, 현재 지점에서의 바람 등 아주 최소한의 정보만이 주어질 뿐이다.
심지어 클럽에 따른 비거리 표시도 없다. 일반적인 골프게임은 클럽과 능력치, 노면 상태 등에 따라 비거리가 표시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클럽을 골라 잡으면 된다. 그러나 '위닝펏' 에서는 이러한 비거리가 일절 주어지지 않는다. 오직 표시되는 것이라면 헤드스피드 정도인데, 이것만으로는 비거리를 예상하기 어렵다. 비거리를 알기 위해서는 연습실에서 몇 번씩 스윙을 해 보며 측정해 봐야 한다. 실제 골프 라운딩에서도 자신의 비거리를 확실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위닝펏' 역시 그렇다.
덕분에 게임을 시작하면 미니맵을 보고 어느 위치쯤에 공을 떨어뜨릴 것인지를 판단한 후, 이에 맞는 비거리의 클럽을 기억해내 손에 쥐어야 한다. 이후 바람과 방향 등을 판단해야 하는데, 방향도 대략적으로 표시되는데다 바람도 위치와 높이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정말 세밀하고 예리한 관찰력과 판단력이 요구된다. 여기에 예상 목적지의 지면 성질까지 파악하려면 수없는 연습 라운딩이 필수다. 샷 자체는 일반적인 골프게임처럼 스페이스 바 혹은 마우스 클릭을 통해 파워와 임팩트를 맞추는 방식이며, 임팩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더라도 상식 밖의 방향으로 날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편이다.
그나마 일회성 아이템을 사용하면 풀스윙 시 공이 낙하할 만한 예상 지점을 탑뷰 형식으로 표시해 주는데, 게임 속에서 유일한 편의 시스템인데다 아이템 구매의 부담까지 작용하기 때문에 정식서비스 때는 마음껏 사용하기 힘들어 보인다. 참고로 온네트 김경만 대표는 이마저도 구현하지 않고 고정 카메라 방식을 채택하려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하드코어 골프로, 파고들 만한 여지가 너무나도 깊어 무서울 정도다.
▲ 카메라 이동 없이, 미니맵과 방향만 보고 공을 쳐야 한다
▲ 샷 과정에서도 비거리가 표시되지 않기 떄문에, 연습실에서 자신의 샷 비거리를 파악해야 한다
(표시되어 있는 숫자는 헤드 스피드)
▲ 벙커 등에서는 비거리가 한번 더 달라지기 때문에 수많은 연습이 필요!
▲ 아이템을 사용하면...
▲ 탑뷰 시점에서의 착지 지점 관찰도 가능하다
너무나 멋진 코스 디자인, 다소 아쉬운 캐릭터
개발사인 온네트 측 표현에 의하면 '위닝펏' 은 세계 최고의 골프게임이다. 사실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자신감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제 게임을 체험해 보니 이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라이엔진3를 사용한 자연 모델링이다. 골프 자체가 탁 트인 자연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이다 보니 그 어떤 게임보다 배경과 맵의 그래픽이 중요시 여겨지기 마련인데, '위닝펏' 은 얼핏 보더라도 콘솔게임 이상의 그래픽을 구현했다. 특히 공이 내리꽂히는 지면 묘사도 매우 잘 되어 있어 현실성을 더욱 높인다.
물리엔진의 경우 오래 플레이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당장 연습 모드만 보더라도 아무리 똑같이 컨트롤하더라도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공이 없었다. 바람 역시 연습 라운딩이라 그런지 풍속이 약해 큰 차이는 못 느꼈지만, 공의 탄도가 미세하게 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면의 각도나 잔디의 빠르기 등도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실제 골프 라운딩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으로, 공의 움직임에 전혀 위화감이 없다.
아쉬운 점은 고퀄리티 배경과 따로 노는 듯한 캐릭터 모델링이다. 크라이엔진3 자체가 예쁜 캐릭터를 구현하기 힘들긴 하지만, '위닝펏' 의 캐릭터들은 정말 '미(美)' 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과 투명하리만치 섬뜩한 눈빛은 가끔 공포스럽기까지 한데, 아름다운 배경과 어우러지면 말하기 힘든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듯 하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대로, 게임 내 의상 역시 수수하기 그지없어서 더욱 초라한 느낌을 준다. 몸까지는 그럭저럭 봐줄 만 하지만, 얼굴은 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할 듯 하다.
▲ 탁 트인 자연 속으로 '나이스 샷'
▲ 반면 캐릭터 모델링은 가끔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캐릭터의 사실적인 모션이다. 일반적인 캐주얼 골프게임과는 달리, '위닝펏' 의 샷 모션은 TV의 골프 중계방송 그 자체다. 실제 골프연습에서 자세 교정 모델로 활용해도 될 정도로 체중 이동이나 자세의 안정성, 헤드 스피드와 파워 등이 생생히 느껴진다. 실제 골퍼의 모션캡쳐를 통해 완성한 움직임이니만큼, 사실성 하나는 보장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로비에서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어설프다. WASD키를 이용해 로비에서 걸어가다 보면 삼류 MMORPG를 보는 듯한 느낌의 어색한 움직임을 보이며, 이는 스페이스 바를 눌러 점프할 시 극에 달한다. 스포츠게임에 로비가 구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겠지만, 이대로 만족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저... 점프?!
초보자를 위한 게임은 아니지만...
'위닝펏' 은 확실히 진입장벽이 높다. 골프라는 스포츠가 진입장벽이 높은 것과도 같은 이치다. 목적한 곳에 공을 날리려면 클럽 비거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바람이나 경사, 잔디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만 한다. 실제 골프에 비해 쉬운 점이라면 오로지 샷 동작 뿐이다. 골프 룰을 모른다면 말할 것도 없고, 캐주얼 골프게임만 해 본 게이머도 쉽게 적응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이 덕분에 '위닝펏' 은 '최고의 깊이' 라는 무기를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샷 타이밍 맞추기 대결이 아닌, 전략과 관찰력, 평소의 연습 상태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온라인 골프게임은 이제껏 없었다. 게임을 쉽게 만들어주는 전지적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라운딩 내내 끝없는 부담을 받으며, 이를 극복했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골프게임에서도 느끼기 힘들다.
확실히 '위닝펏' 은 라이트 유저를 노린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골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혹은 캐주얼 골프게임의 한계에 질린 유저라면 반드시 그 매력을 느낄 것이다. 올 연말 진행 예정인 첫 비공개테스트를 기대해보자.
▲ 단 한 번의 퍼팅에 부와 명예, 인생이 걸려 있는 가혹한 프로의 세계를 다룬 '위닝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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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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