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합니다. 다들 감기 걸리지 않게 몸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몸이 아프면 게임센터도 갈 수 없으니까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찾아갈 성지는 비행슈팅게임에 특화된 일산의 '아카데미 게임장'이라는 곳입니다. 이전에도 한 분야에 특화된 성지는 여럿 찾아가 보았지만, 비행슈팅게임을 주력으로 내세운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비행슈팅게임은 리듬액션이나 대전격투, 체감형 게임에 밀려 비주류 장르가 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장르 역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고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연 어떤 라인업을 갖추고 있길래 국내 최대비행슈팅게임 성지라고 불리는지,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 일산 아카데미 게임장 약도
▲ 경의선 일산역에서 내려 한적한 아파트 숲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됩니다
‘아카데미 게임장’은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의선 일산역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큰길을 건넌 뒤 위 사진에 보이는 공원을 따라 5~6분 정도 걸어가면…
▲ 철권 일러스트 간판이 눈에 띄는 건물 지하가 아카데미 게임장!
▲ 아카데미 게임장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PC방과 붙어있습니다
1층에 여러 가게가 입점한 상가건물 한 동이 나오고, 건물 중앙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과 함께 게임센터 간판이 보입니다. 참고로 지하 1층에는 게임센터와 함께 PC방도 영업 중입니다. PC방과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함께 영업하는 곳이라… 하교 시간엔 중, 고등학생들이 꽤 많이 몰릴 것 같군요.
▲ 통유리로 된 외벽, 바깥에서도 내부를 훤히 볼 수 있습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통유리로 된 아카데미 게임장이 보입니다. 입구는 사진 좌측에 한 곳, 그리고 직진으로 쭉 들어가면 보이는 정면에 한 곳. 총 두 군데가 있으니 편한 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저는 좌측 출입문을 이용해서 들어가보겠습니다.
▲ 아카데미 게임장 전경
측면 출입문으로 입장 시 보이는 전경. 앞쪽엔 스틱게임이, 그리고 그 뒤로는 체감형 리듬게임이 배치된 모습입니다. 그럼 차례대로 어떤 게임이 갖춰졌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 국내에 몇 대 없는 희귀 게임, 완전해금을 마친 드럼 기타 V8 세션
▲ 게임 간판과 내용물이 다른 모습은 다른 게임센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드럼매니아&기타프릭스’ V8 세션. ‘기타프릭스’는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 희귀 기종이라 직수입으로 들여놓은 극소수 게임센터에서만 가동되는데요, 이 곳의 ‘드럼매니아’와 ‘기타프릭스’ 세션은 가장 최신작인데다가 E-amusement 서비스 종료로 사라진 해금곡들을 전부 꺼내놓은 전국 유일의 기기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타프릭스 V8’ 간판을 구하지 못해 구작 간판에 종이를 붙여 놓은 것이 재미있네요. 상단의 게임 간판과 내용물이 다른 경우는 주로 소규모의 동네 게임센터 등지에서 종종 보이는 풍경입니다. 플레이 요금은 300원.
▲ 흥행 실패로 이제 국내에서 씨가 마른 EZ2DJ의 후속작, 3S가 이 곳에?
▲ 숨겨진 곡도 플레이할 수 있게끔 한 게임센터의 배려
한켠에서는 더 희귀한 기기가 가동 중입니다. 바로 ‘EZ2DJ’의 후속작으로 출시되었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지금은 거의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3S엔터테인먼트의 ‘세빈 사운드 스타(3S)’.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안타깝게도 플레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구석에 방치된 모습입니다.
참고로 동전 투입구 옆에는 게임센터 측에서 꽂아놓은 카드가 보이는데요, 이는 숨겨진 곡을 해금하여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입니다. 예전에는 곡 해금과 플레이어 기록을 위한 카드 시스템이 지원됐지만, 현재는 업데이트나 사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유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플레이 요금은 단돈 200원.
▲ 한일 건반게임의 강자, EZ2DJ와 비트매니아2DX가 나란히
▲ E-amusement 서비스가 지원되는 코나미 리듬게임들
‘3S’ 오른쪽에는 본격적인 리듬게임 존이 시작됩니다. ‘EZ2DJ(Bonus Edition 1대, EZ2AC 1대)’와 ‘Beatmania2DX.19 Lincle’이 나란히 가동 중이고, 그 뒤로는 E-amusement 서비스를 지원하는 코나미 리듬게임 ‘사운드 볼텍스’, ‘팝픈뮤직 20. 판타지아’, ‘팝픈뮤직 22. 라피스토리아’가 보입니다.
▲ 국산 리듬게임의 새로운 출발인 사이클론은 성공할 수 있을까?
▲ 코나미 리듬게임은 언제나 성황
그 오른쪽에는 최근 새롭게 단장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후속작 ‘비트크래프트 사이클론’이 한 대 보이고, 모퉁이 부근에는 ‘유비트 소서 풀필’ 2대, 그리고 ‘리플렉 비트 그루빈’ 1대를 볼 수 있습니다. 맨 위의 ‘드럼매니아’부터 시작하여 ‘ㄷ’자 모양의 벽 전체에 리듬게임이 배치된 모습이 나름 깔끔하네요.
▲ 얼핏 보면 평범한 게임센터 같아 보이지만...
▲ 슈팅게임 기체 피규어를 보면 뭔가 다르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자, 체감게임을 둘러보았으니 이제 본격적인 비행슈팅게임 구역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 등이 놓여 있는 모양새가 다른 게임센터와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전투기 피규어 등을 보면 이곳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전설로 남은 최악의 보스, ‘히바치’를 탄생시킨 케이브 슈팅 도돈파치 대왕생
▲ 2분 32초부터가 백미. 보는 사람마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전설의 패턴 (영상출처: 유튜브)
먼저 케이브의 2002년작 비행슈팅게임 ‘도돈파치 대왕생’이 한 대 보입니다. 이 게임은 전설적인 종스크롤형 탄막 슈팅으로, 발매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정신나간 난이도로 인해 플레이어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죠.
특히 이 게임의 최종보스인 '히바치'는 지금도 비행슈팅게임 역사상 최악의 보스로 거론되는 극악한 패턴을 자랑합니다. 위에 소개한 플레이 영상만 봐도 멀미가 날 것 같지 않나요? 발매 당시 국내에서 이 보스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무시무시함이 짐작됩니다.
▲ 역시 탄막슈팅의 끝판왕급 난이도를 자랑하는 극악의 게임, 벌레공주 후타리
▲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건지, 고문을 받고 있는건지...
그 오른쪽 기기는, 역시 CAVE사의 2007년작 탄막슈팅게임 '무시히메(벌레공주) 후타리'입니다. 기기 상단에 ‘대부활’, ‘벌레공주 블랙 레이블’ 등의 다른 게임으로도 교체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네요. 이 게임 역시 등장 당시 위의 ‘히바치’와 맞먹는 '진아키'라는 보스로 인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벌레공주 후타리’ 플레이 영상도 첨부해 보았는데요,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분홍색 점이 전부 적의 미사일입니다. 이쯤 되면 비행슈팅게임에 대한 공포마저 생길 정도.
▲ 타 게임센터에서 찾기 힘든 마니악한 슈팅게임 '제로 거너 2'
‘벌레공주 후타리’ 오른편에는 사이쿄에서 만든 종스크롤 슈팅게임 '제로거너 2'가 설치되어 있군요. 2D가 아닌 3D 폴리곤으로 제작된 게임으로, 이 역시 타 게임센터에서는 찾기 힘든 마니악한 게임입니다.
▲ 탄막슈팅이 탄생하게 된 시초이기도 한 고전 슈팅 명작, '배틀가레가'
다음 게임은 종스크롤 슈팅게임 ‘배틀 가레가’입니다. ‘배틀 가레가’는 1996년 라이징에서 만든 슈팅게임으로, 좀 전에 소개한 ‘도돈파치’ 류의 케이브 슈팅 게임이 탄막슈팅 계열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상단의 메모를 보면 ‘도돈파치 1’과도 소프트 교환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 한국 한정 '다랑어' 라고도 불리는 다라이어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리듬게임과 마주보고 있는 반대편에도 다양한 종류의 슈팅게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먼저 타이토에서 1994년 만든 횡스크롤 슈팅 게임 ‘다라이어스 외전’. 이 게임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평가가 매우 좋은 작품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2’ 등의 영향으로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대세가 대전액션 위주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꿋꿋이 비행슈팅게임의 자존심을 지켰던 작품입니다.
▲ 아케이드 슈팅게임의 영원한 강자이자 스테디셀러 '스트라이커즈 1945'
아케이드 비행슈팅게임 대표작인 사이쿄의 ‘스트리아커즈 1945-3’도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국민 비행슈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작품이죠. 이 게임은 일본에선 ‘스트라이커즈 1999’라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출판은 '1945-3' 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 극악한 시리즈의 첫 탄생 - 1997년작 '도돈파치'
그리고 그 옆에는 1997년 출시된 '도돈파치'가 한 대 보입니다. ‘돈파치’에 이어 케이브에서 나온 두 번째 비행슈팅게임인 ‘도돈파치’는 앞서 소개한 ‘배틀 가레가’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발매 당시 아케이드 흥행에 성공한 것은 물론, 비행슈팅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후속작으로 ‘도돈파치 대왕생’이 나왔지요.
▲ 10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 미려한 그래픽와 독특한 게임성이 자랑인 '이카루가'
‘도돈파치’ 왼쪽 기기는 2001년작 ‘이카루가’입니다. 기억하고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과거 성지순례에 소개한 구미 스포츠텍에서도 한 번 등장했는데요, 기체 및 탄환속성이 흑과 백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는 독특한 게임 시스템과 한 사람이 1P와 2P를 동시에 조작하는 더블 플레이 영상으로도 많이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물론 게임 난이도는 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편.
▲ 한국의 게임고수 플레이 방송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는 케이브 슈팅 '케츠이'
마지막 비행슈팅게임은 케이브의 ‘케츠이(2003)’입니다. 비록 난이도 충격 정도는 ‘도돈파치 대왕생’보다 적지만, 역시나 케이브 탄막슈팅답게 일반인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한 때 국내 방송에도 고수 플레이가 소개된 적이 있었지요.
▲ '철권'을 메인으로 한 이 곳은 격투게임 존
▲ 넉넉하게 설치되어 있는 코인 노래방
이것으로 비행슈팅게임 존은 끝났고, 격투게임 존이 이어집니다. 이 곳의 격투게임은 주로 ‘철권’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도 한 대(철권 5 기기지만) 보입니다. 비록 국내에서 ‘철권’의 인기가 많이 식었다고는 하지만, 이 곳의 열기는 아직도 전성기 수준으로 꽤 높습니다. 총 여섯 조의 ‘철권’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 중 바나패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최신작 ‘철권 태그 토너먼트 2’는 2조가 있습니다.
‘철권’ 기기 주변은 코인노래방 기기로 둘러쌓였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니만큼 코인노래방 부스의 수가 넉넉한 편입니다.
▲ 지역 유저들과의 친목 교류를 위한 온라인 카페 및 이벤트
일산 지역을 대표하는 게임센터 중 하나니만큼, 지역 유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게임센터 곳곳에는 일산 ‘아카데미 게임장’의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홍보문과 함께, 리듬게임과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이벤트도 상시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일산의 비행슈팅게임 성지 '아카데미 게임장'을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작년 9월 방문한 일산의 ‘게임토피아’처럼 번화가 멀티플렉스 극장 옆에 위치해 일반인들의 발걸음을 잡아끌진 않지만, 비행슈팅게임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라 부를 만큼 방대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그 존재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주류로 평가받는 비행슈팅게임 장르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성지급 게임센터로 거듭난 일산 ‘아카데미 게임장’. 지역 유저와 슈팅게임 마니아들을 위한 좋은 게임센터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주기를 기원하며, 이번 성지순례를 마치겠습니다.
푸짐하고 진한 국물의 닭칼국수, 일산칼국수 본점
일산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 도보로도 이동 가능한 경의선 풍산역 앞에는 굉장히 유명한 칼국수집 '일산칼국수'가 존재합니다. 이 가게의 대표메뉴는 진한 닭육수에 칼국수를 넣고 닭고기살을 듬뿍 얹은 '닭칼국수'로, 식사시간대가 되면 가게 안에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 명소입니다. 마늘향이 강한 겉절이 김치와 함께 먹는 닭칼국수는 겨울철엔 따끈한 열기를 불어넣어 주고, 여름철엔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보양식의 역할을 충분히 해 줍니다.
가격: 닭칼국수 •콩국수 7,000원, 공기밥 1,000원
위치: 약도 참조
▲ 푸짐한 양의 닭칼국수 한 그릇이면 원기도 회복, 허기도 회복!
▲ 일산칼국수 본점 약도
두툼한 패티의 수제버거가 한 개 2,000원? 헬로버거 라페스타점
이 가게는 ‘아카데미 게임장’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오히려 지난 성지순례로 다룬 정발산 ‘게임토피아’와 더 가까운 쇼핑몰 라페스타 안에 위치한 곳입니다. 손으로 반죽한 패티가 들어간 수제버거를 판매하는 곳으로, 대표메뉴라 할 수 있는 헬로버거의 가격이 단돈 2,000원인 저렴한 곳이죠.
하지만 버거를 받아보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정면으로 부정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상당합니다. 일반 패스트푸드점 햄버거의 두 배는 됨직한 두께를 자랑하는 패티는 놀랍도록 부드럽게 씹히고, 맛 또한 훌륭합니다.
가격: 헬로버거 2,000원, 탄산음료(1회 리필가능) 1,000원
위치: 약도 참조
▲ 이 수제버거가 고작 2,000원
▲ 헬로버거 라페스타점 약도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뚱스 밥버거
‘아카데미 게임장’으로 들어가는 계단 입구에 위치한 '뚱스 밥버거'는 1~2년 전부터 유행을 타고 있는 '밥버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입니다. 비록 전국적으로 같은 맛을 내는 프랜차이즈 지점이긴 하지만, 게임센터 바로 앞이라는 위치상의 장점과 1,000~2.000원대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선정해봤습니다. 주머니사정 가벼운 학생들은 물론, 게임 플레이 후 간편하고 든든하게 허기를 채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위치: 아카데미 게임장 건물 1층
▲ 게임센터 바로 위, 뚱스 밥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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