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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빅3?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아질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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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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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도 에스파다, 매출 300억 돌파

웹젠 SUN, 신규 캐릭터 섀도우로 가능성 확인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매출이 300억 원을 넘었습니다. 2006년 초 소위 MMORPG ‘빅3’로 불리던 게임들 중 제일 나은 성적입니다. 돌이켜보면 ‘빅3’게임들은 런칭 당시 경쟁적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언급하며 그 못지 않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죠. 지나고 나서 하는 이야기들이겠지만 해당 게임사들도 ‘빅3’,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맞수’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정성을 쏟은 대작들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이미지는 가져야 했겠죠. 어쨌든 ‘그라나도 에스파다’ 매출 300억 돌파 소식에 한빛소프트 관계자의 한 마디가 귀에 남는군요. “썬하고 제라랑 비교하면 섭섭하다니까요!” 한때는 ‘월드오브워크래프’에 맞설 국산 MMORPG ‘빅3’로 묶였지만, 이제 각자 살길을 찾는 걸 보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당시 ‘빅3’ 중에 현재까지 서비스 되고 있는 것은 웹젠의 ‘썬’과 한빛소프트가 퍼블리싱 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입니다. 넥슨의 ‘제라’는 2009년 1월 서비스를 종료했죠. 회사를 보자면 웹젠은 NHN 게임즈에 한빛소프트는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었습니다. 넥슨은 한창 구조조정을 통한 살 빼기 중이고요. 게임 런칭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일들입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조용히 순항하고 있다면 ‘썬’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 중입니다. 웹젠이 19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볼까요? 제목은 ‘웹젠 SUN, 신규 캐릭터 섀도우로 가능성 확인’. 그 내용을 보자면 이렇습니다.

웹젠(www.webzen.com)의 ‘Soul of the Ultimate Nation(이하 ‘SUN’)’이 지난 10일 신규 캐릭터 ‘섀도우’를 업데이트 이후 동시 접속자 수, 신규 회원 가입, 휴먼 고객 부활 등에서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젠은 지난 10일 ‘SUN’의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 이후 ‘SUN’의 동시접속자수가 30% 정도 증가했으며, 그전과 비교해 신규 회원 가입자의 유입도 50%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휴면 고객 들의 재 접속 비율은 약 10% 이상 상승하고 있는 것. ‘SUN’은 2006년 국내 상용화 이후 중국, 일본 등으로 진출하며 지난 2008년엔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해외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9년 국내 시장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해외수출 100억 돌파’. ‘신규회원 유입률 50% 증가’ 등 긍정적인 신호들로 채워져 있는 자료입니다. ‘썬’ 역시 아직 가능성을 놓고 있지 않습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매출 300억 돌파에 대해 게이머들은 대체로 ‘그럴 만 하다’는 반응입니다. 물론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었죠.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대한 댓글들을 좀 모아봤습니다.     

ID Dreko - “그라나도 에스파다 처음 런칭 때 마케팅 홍보에 학사마(김학규 IMC게임즈 대표) 거품이 많이 껴서 그렇지 괜찮은 게임입니다. 손익분기점은 이미 예전에 중국 동남아 수출 계약하면서 넘지 않았겠어요?”

ID 갬희 - “그라나도 에스파다 진짜 얼마 안 되는 개념작 입니다. 게임성은 제쳐두고, 특히 그 음악, 배경음 때문에 하게 되는 게임.”

ID elvenknigh - “배경음악은 인정하지만, 게임성은 진짜 아니다. 오래 전에 해서 까먹었는데, 이 게임 그냥 사냥터에 캐릭터 박아놓고 자동사냥 시켜 놓으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것 아냐? 하다가 전기세 아까워서 그만뒀는데.”

ID 며루치S - “솔직히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졸작이니 평작이니 그런 소리해도 게임 중에서 배경음악은 진짜 최고라 할 수 있고 케릭터나 배경 등 그래픽도 웬만한 게임에 안 밀린다고 볼 수 있음.”

ID sk21c2000 - “다 좋고 마음에 드는데 아이템 빨이 너무 심한 게임. 같은 렙에 공방 등 후 달리면 박히지도 않는 이상한 시스템이 문제지.”

아무래도 부분유료화로 전환되면서 캐쉬 아이템에 대한 불만들은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성에 대한 이견들도 있고요. 모두를 만족 시킬 순 없는 법이죠. 하지만 음악이나 세계관 캐릭터 성에서는 다들 ‘평작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사실 ‘빅3’에는 ‘망했다’ 혹은 ‘기대 이하’라는 이미지들이 덧씌워져 있기 때문에 장점들을 쉽게 발견하기도 또 인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쓰레기통’으로 직행시켜버리는 것은 개발자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경험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한가지 더 짚자면 ‘빅3’가 나올 당시에 “온라인 게임에서만큼은 우리가 최고”라는 자의식이 너무 강해 개발사도 매체도 너무 쉽게 말하고 쉽게 쓴 경향도 없지 않습니다. 게이머들의 불신도 아마 이런데 원인을 두고 있겠죠. 한껏 기대를 가졌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빅3’이후 3년 올해 특히 많은 MMORPG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장을 돌아다녀보면, 자만과 허세보다는 인정과 반성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좀 차분해진 분위기라고 할까요. 물론 내부에서는 엄청난 자극을 받았겠지요. ‘빅’은 아니더라도 좋은 게임들을 기대해 볼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당장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계속해서 나아진 모습만 볼 수 있다면 언제든 기회는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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