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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10년 고객도 오토 쓰면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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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오토프로그램 배포업체에 민사소송진행 하겠다`

오토. 엔씨소프트가 요즘 오토와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단 ‘리니지’를 중심으로 한 자사게임에서 오토 사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계정을 압류하고 있습니다. ‘10년 고객도 오토사용자라면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는 겁니다. 사용자 단속뿐만 아니라 오토프로그램 배포업체에 대한 추적 및 단속도 벌이고 있습니다. 물론 사이트 폐쇄는 엔씨소프트가 직접 하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노력으로 “오토프로그램 중 게임회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소프트웨어 방식은 동일성유지권 침해 및 업무 방해 등의 불법성을 인정받아 지난 2월 3일부터 신고가 되면 1~2주일 내에 해당 사이트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며 오토프로그램 배포 사이트 제제의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고 자평 했습니다.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한가지 덧붙이면 하드웨어 방식의 오토장비는 수사 기관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게임법 개정안에 배포를 금지하는 규정이 담겨 있어 법언이 통과되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리니지’. ‘리니지2’등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오토의 온상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게임이 ‘돈이 되는 상황’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계정의 가치를 올리는 일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일부 유저들은 여전히 오토가 문제가 아니라 오토를 사용하게 만든 게임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ID 칼스타이너는 “진짜 오토를 근절하고 싶으면 게임 시스템부터 고치겠죠. 저게 생색내기라도 말하는 분들이 있는 이유가 오토 계정 정지. 작업장이 새 계정 만들어서 접속. 이게 반복되면서 엔씨소프트로 돈이 들어가니까 나오는 말이죠. 더군다나 작업장 하다가 걸리면 계정비도 안 물어 준다면서요. 시스템적으로 오토 유도해놓고 오토계정 정지 반복. 돈 참 쉽게 버네요.”라며 의견을 밝혔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박의견도 있습니다. ID tjrwjd12는 “시스템 잘못 뜯어고치면 적응 못한 대다수의 유저가 떠나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토나 핵은 아무리 막아도 몇 일 후면 새로운 것이 등장합니다. 시스템이나 기술 따위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오토를 사용하게 유도한다? 유도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군요. 단지 그것은 게임이 어렵거나 오랜 사냥이 지루하기 때문이라면 변명일 뿐이죠.”라고 ID 칼스타이너에 의견에 토를 달았습니다.

이런 논쟁을 예상했는지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의 대외협력실 이재성 상무는 이렇게 말합니다. “계정정지하면 엔씨소프트는 손햅니다. 특히 리니지에서 영구계정정지 당하면 그거 누가 다시 키웁니까?”. 또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왜 리니지만 (대대적으로 계정정지를)하고 아이온은 하지 않느냐고요? 진짜 오토를 잡고 싶어서입니다. 지금 아이온에서 리니지처럼 대대적으로 계정정지를 하면 오토 사용자들 또 키웁니다. 금방 키우니까. 진짜 오토를 근절시키고 싶어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 엔씨소프트는 분명 ‘오토’라는 이미지를 벗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오토에 따른 물질적 피해는 6년 동안 약 460억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여기에는 인건비 기술 개발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오토프로그램 배포업체에게 민사소송을 걸어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도 밝혔는데요.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돈이기 때문입니다. 소송을 통해 추징한 금액을 다시 오토방지에 재투자하겠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계획입니다. ‘소송으로 돈 번다’는 이미지 역시 엔씨소프트가 원하는 바는 아니랍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엔씨소프트에 대한 여론은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에는 ‘방치’에 대한 책임을 따지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제살을 깎아 먹어가며 오토에 대응하는 모습에 게이머들도 조금씩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리니지’, ‘리니지2’에 대한 대대적인 계정정지로 매출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ID Icemad “게임성이든 뭐든 비판은 둘째치고 오토 잡겠다는 저 정도 행동자체에 찬사를 보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현재 한국에서 오토 없는 MMORPG게임 있나요? 그렇게 시스템 좋다는 와우조차도 오토가 쓰이는 시점에서 오토를 잡겠다는 저 정도 의지자체에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 되네요. 어찌됐던 오토 문제가 법적인 승소를 거친다면 나중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게임이 나왔을 때 오토문제로 머리 썩힐 일 없을 겁니다. (중략) 전 지금 엔씨 행보가 보기 좋네요.”라고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ID sk21c2000 역시 “이번 엔씨의 조치는 미래를 생각해서 하는 행동인 것 같군요. 언제까지 엔씨가 리니지 형제로 돈 벌을 것도 아닌데 이번 아이온으로 오토 때문에 유저 빠져나가는 현상을 목격했으니 앞으로 차기작에선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강하게 밀어 부칠 것 같네요.”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또 이런의견도 있습니다. 자칭 중국 쪽 소위 작업장 관계자를 안다는 ID 갱뽀롱은 “주위에 중국 현지 작업장 운영 하는 사람(중국인 인데 한국말 잘함)을 제가 우연히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인 수작업 작업장을 많이 운영 했는데. 최근 들어 운영비로 안 나올뿐더러 사람 인건비로 안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40대에 관리인 1명 두고 오토로 돌린다고 합니다. 물론 영구 블럭 먹은 계정만 50개 넘는다고 합니다. 한데 문제는 블럭 당하기 까지 매우 긴 시간.. 최소 2~3개월간은 어떠한 불법을 저질러도(핵/오토/기타) 수수방관 한다고 합니다. 2~3개월간 본전 뽑고도 캐릭 하나당 1~2백정도 번다고 합니다.. 중국 대다수 작업장 소재가 대부분 이러한 형태로 운영 한다고 합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엔씨의 최근 조치가 실효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란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의 진원지인 작업장 역시 모습을 바꿔나가며 살 길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지루한 싸움이 되겠지요.    

어떤 사안이든 문제가 있다면 “어쩔 수 없잖아.”라며 손을 놓고 있는 것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은 일단 시도해보는 것. 그것이 중요할 겁니다.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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