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권 7'에서는 미시마 가문의 갈등도 마무리된다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한국에서 ‘철권’은 격투게임의 대명사로 오랜 기간 자리잡아왔다. 숨막히는 심리전과 호쾌한 타격감, 화려한 콤보가 즐거웠던 ‘철권’ 시리즈가 어느새 20주년을 맞이해 ‘철권 7’을 선보였다.
사실 최근 철권의 분위기를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야심 차게 발매한 ‘철권 태그 토너먼트 2’는 복잡한 콤보 시스템과 태그 시스템으로 초보유저들 사이에서 너무 어렵다는 평을 받았고, ‘철권’ 마니아들은 기존 시리즈와 너무 다른 게임성 때문에 ‘이것은 철권이 아니다’라며 비판했었다. 실제로 ‘철권 태그 토너먼트 2’의 일본현지 오락실 랭킹의 순위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었다.
오히려 외전 격인 ‘철권 레볼루션’이 과거 ‘철권 5’와 ‘철권 6’와 비슷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좋은 평을 받았다. 하지만 ‘철권 레볼루션’은 콘솔용으로 출시된 외전격 타이틀이라는 점 때문에 ‘철권’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 때문에 이번 ‘철권 7’에 대한 유저의 궁금증은 작품의 방향성이 어느 쪽인지에 대해 집중되었다. ‘철권 태그 토너먼트 2’와 같이 파고들 요소가 많은 심화된 시스템으로 찾아올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철권’ 시리즈처럼 심플하고 알기 쉬운 시스템일 것인가… 지금부터 ‘철권 7’에 대해 알아보며 그 답을 찾아보자.
난이도는 쉽지만 개성 없는 신 캐릭터들
‘철권 7’에는 현재까지 ‘클라우디오 세라피노’, ‘카타리나 아우베스’, ‘럭키 클로이’, ‘샤힌’ 등 4명의 신 캐릭터가 추가됐다. 이런 신 캐릭터의 공통점은 ‘조작이 쉽다'는 것이다. 더불어 격투 스타일도 초보자가 이해하기 쉬운 타격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들어 ‘클라우디오 세라피노’는 기본기가 뛰어나고 강력한 기술인 커맨드 입력 방법도 쉽다. 특히 ‘컷킥’ 기술은 대미지가 강력하면서 공격 속도도 빠르다. 이 때문에 동시에 기술을 사용해도 적중시킬 수 있고 상대가 기술을 막더라도 반격당할 여지가 적다. 여기에 공격 성공 시 추가 공격까지 가능하다. 이로 인해 ‘클라우디오 세라피노’는 ‘컷킥’ 기술만 적절히 사용해도 대부분의 상대를 쉽게 이길 수 있을 정도다.
▲ 신 캐릭터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클라우디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 같은 신 캐릭터의 구성은 ‘철권’ 시리즈를 접하지 못한 초보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캐릭터들의 개성이다. ‘샤힌’은 특이한 외형과 달리 격투 스타일이 매우 평범하다. 사용하는 기술도 색다른 것이 없다. 또한, ‘클라우디오 세라피노’도 ‘미겔’과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리리’와 ‘드라그노브’, ‘알리샤’ 같이 난이도가 낮으면서 개성도 뛰어났던 캐릭터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실망감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더불어 적은 캐릭터 수도 아쉽다. ‘철권 7’에서 선택 가능한 캐릭터는 약 20명 정도다. 이는 약 40명 정도의 캐릭터가 등장했던 ‘철권 6’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격투게임유저에게 있어서 자신의 주 캐릭터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가 2013년 발매된 ‘길티기어 Xrd’다. ‘길티기어 Xrd’는 ‘철권 7’처럼 기존 캐릭터를 삭제하고 선택 가능한 캐릭터의 수를 대폭 줄여 상당한 비판을 받은 바가 있다.
물론 반다이남코게임즈가 타임 릴리즈 방식으로 추후 캐릭터를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것은 인내를 동반하는 기다림이다. 지금 당장 ‘철권 7’을 플레이하고 싶은 상황에서 기약 없이 주캐릭터를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가 반드시 추가된다는 보장도 없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의 포지션이 신 캐릭터와 같다면 삭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캐릭터인 ‘클라우디오 세라피노’는 기술과 조작 방법 등 여러 부분에서 ‘철권 6’에서 등장한 ‘미겔’과 비슷하다.
▲ 적어도 너무 적다...(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철권’에도 필살기가 있다! 새로운 시스템들
‘철권 7’에는 ‘레이지 아츠’와 ‘파워 크래쉬’, ‘스크류 바운드’ 3가지 시스템이 추가됐다. 이 시스템들은 신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 주된 목표다.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레이지 아츠’다.
‘레이지 아츠’는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필살기와 비슷한 개념이다. 간단한 커맨드 입력으로 쉽게 발동시킬 수 있는데다가, 기술 발동 시 슈퍼아머(맞아도 경직이 걸리지 않는 상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위기의 순간에서 역전기로 유용하다. 숙련자의 전유물이었던 ‘레이지’ 상태(체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져 공격력이 강화된 상태)에서의 일반역전을 이제 초보자들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각 캐릭터마다 1개의 ‘레이지 아츠’만 쓸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 멋진 컷인과 함께 상대에게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레이지 아츠'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이처럼 오리지날 기술을 사용하는 '레이지 아츠'도 존재한다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파워 크래쉬’는 특정 기술을 슈퍼아머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대의 공격에 맞아도 대미지만 들어올 뿐 경직 모션이 없어, 바로 반격할 수 있다. 기존의 흘리기, 반격기 등 특정 타이밍에 맞춰서 반격 하는 기술은 사용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초보와 고수의 격차를 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파워 크래쉬’는 ‘레이지 아츠’와 마찬가지로 초보자가 쉽게 반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철권 7’의 ‘파워 크래쉬’는 상대에게 주는 대미지보다 자신이 받는 피해가 더욱 크다는 점 때문에 실용성은 다소 떨어진다.
‘스크류 바운드’는 ‘철권 6’에서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주 요인으로 지적 받았던 ‘바운드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다. ‘스크류 바운드’는 바로 앞에 상대를 땅에 내려꽂은 뒤에 추가타를 넣는 기존 바운드 시스템과 달리, 상대를 일정거리로 날려버리고 바운드(지면에 부딪혀 튀어 오르는 형태)시킨다. 이로 인해 바운드 상태의 경직 시간이 길어져 이전에 비해 좀 더 여유롭게 추가 공격을 할 수 있다.
또한, 상대를 날려버리기 때문에 적을 구석으로 쉽게 몰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전까지의 ‘철권’ 시리즈에서는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넣으려면 공중 콤보 상태에서 이동해야 했다. 공중 콤보 자체의 난이도도 높은데다가 이동까지 해야 되, 고수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스크류 바운드’로 인해 초보자도 쉽게 상대를 코너로 몰 수 있다.
이처럼 ‘철권 7’의 방향성은 쉽고 알기 쉬운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단타 기술의 대미지가 늘어나 어려운 콤보를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보다 쉬워진 ‘잡기 기술 풀기’ 등 여러 부분에서 초보유저를 배려했다.
▲ 아버지를 공격하는 패륜을 시도하는 카즈야...지만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파워 크래쉬'의 슈퍼아머를 뚫지 못 하고 카운터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영화야 게임이야? 화려한 연출
‘철권 7’은 시리즈 중 처음으로 자체 엔진 외에 언리얼엔진 4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보는 맛이 더욱 극대화되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격투씬을 게임 내에서 만끽할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크로스 카운터’ 시의 연출이다 ‘철권 7’에서는 ‘크로스 카운터’가 발생할 시 화면이 흑백으로 변한 뒤 약 1초가량 화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인다. 라운드 마지막 순간, 서로 동시에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슬로우 모션에 화면까지 확대돼 플레이어를 더욱 몰입시킨다. 이런 연출이 유저가 조작할 수 없는 크로스 카운트 상황에 나오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시 불편함도 없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강력한 공격에 맞으면 순간적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카메라 워크도 일품이다. 이 역시 화면이 확대되는 시간이 짧고 화면 변화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플레이 시 불편함이 전혀 없다. 이처럼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연출을 도입해 한편의 액션 영화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어떻게 보면 소소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런 세심한 변화가 쌓이면서 ‘철권 7’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 크로스 카운터의 연출. 로케테스트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연출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캐릭터 고유 이펙트와 함께 스파크가 튄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벽에 부딪힐 때는 기존 이펙트에 충돌 이펙트가 추가된다 (사진출처: 철권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찬양하라! 온라인 대전과 연습모드
‘철권 7’의 가장 큰 변화는 시리즈 최초 온라인모드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센터 별 대전이 주를 이뤘던 이전까지 아케이드게임과 달리, 지역의 제약 없이 대전을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대전은 말 그대로 전국의 다른 유저와 자동으로 매칭을 시켜주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자신과 한 등급 차이 나는 유저와 매칭하기 때문에 비슷한 상대와 언제든지 대전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프레임 저하나 랙 현상도 없어 플레이 환경도 쾌적하다. 그리고 온라인 대전의 매칭이 진행되는 동안 CPU와의 대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지루함을 느낄 일도 없다.
온라인 대전은 일반적인 대전 외에도 리벤지 매치와 연습 모드가 제공된다. 리벤지 매치는 패배한 상대에게 재도전하는 것으로, 승부욕이 강한 대전격투게임 유저를 배려한 시스템이다. 연습 모드에서는 5분 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콤보나 기술 등을 연습해볼 수 있다. 이로 인해 CPU매치가 어려운 초보자라도 부담없이 연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시스템들은 기존 유저뿐만 아니라 ‘철권 7’의 모토와도 같은 초보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꿈의 온라인 대전이 등장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만 아쉬운 점은 CPU대전의 길이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철권 7’에서 CPU와의 대전은 총 5라운드로 4스테이지에서 중간보스 ‘헤이아치 미시마’ 그리고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카즈미’를 쓰러뜨리면 게임이 끝난다. 이는 총 9라운드인 ‘철권 6’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플레이 화면으로 전환 시 긴 로딩이 종종 발생하는 점도 매우 불편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철권 7’의 모토는 ‘더 편하게 더 쉽게’라고 볼 수 있다. ‘철권 6’와 ‘철권 태그 토너먼트 2’는 초보에게 너무 어렵고 그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철 7’은 진입장벽을 낮추면서도 기존 유저들을 매료 시킬만한 다양한 시스템을 배치했다.
이로 인해 ‘철권’ 시리즈을 하고 싶었지만 진입장벽에 가로막혀서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던 유저부터 최근작에 대한 아쉬움으로 떠났던 유저들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게임이 ‘철권 7’이다. 가까운 오락실에서 ‘철권 7’을 한 번이라도 즐겨본다면 어느새 카드를 구매하고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스타트 키를 눌러서 세부설정이 가능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5분간 자유롭게 연습이 가능한 연습모드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오락실의 절대자가 돌아왔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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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 이찬중 기자입니다. 자유도 높은 게임을 사랑하고,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추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coooladsl@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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