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게임쇼 덕분에 해외 출장 기회가 종종 생긴다. 그 덕분에 해외에서 한국 게임 시장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느끼곤 하는데, 올해 들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난 3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15’ 취재 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취재 도중 현지 개발자 및 업체 관계자에게 한국 모바일 시장에 관한 질문을 몇 차례 받곤 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현지 개발사 직원은, 모바일 퍼즐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한국 모바일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선호하느냐’고 물었다. 게다가 테스트 버전을 시연할 수 있도록 핸드폰을 건네주기까지 했다. 2년 전 ‘GDC 2013’을 방문했을 때는 대부분 업체가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GDC 2015'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분위기 뿐 아니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서양권 게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모뉴먼트 밸리’와 ‘다크 에코’ 등 독창적인 인디게임들이 연달아 구글 마켓에 출시됐고, 인기 순위에도 모습을 종종 드러냈다.
북미는 왜, 돌연 한국 모바일 시장에 주목하는 걸까? 단순히 구글 마켓 규모가 크기 때문은 아니다. 규모로 치면, 북미 구글 플레이가 훨씬 크니까. 단서는 ‘클래시오브클랜’과 ‘길건너 친구들’의 성공에 있다. 여태껏 한국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서양 모바일게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위 두 작품이 물꼬를 튼 것이다.
▲ 북미에서도,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클래시오브클랜'
▲ '길건너 친구들'은 입소문을 타고 안드로이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본래 서양권에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어떤 존재인지는 슈퍼셀 일카 파나넨(Ilkka Paananen) CEO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일카 파나넨 CEO는 슈퍼셀의 2014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중 마케팅을 통해 한국처럼 서양 개발사가 안착하기 어려운 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즉, ‘클래시오브클랜’의 사례 이전에는 서양 개발사가 한국 시장에 파고들 만한 뾰족한 수가 없었다는 셈이다.
그 가운데 슈퍼셀은 억대 규모의 마케팅을 대동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거머쥐었다. 국내는 엄청난 대중 마케팅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북미 개발자들은 ‘클래시오브클랜’이 장장 반 년 이상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극히 서양 유저의 취향인 ‘클래시오브클랜’이 한국 유저들에게도 호응을 얻어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반면, ‘길건너 친구들’은 게임 콘셉만 확실하면 억대 마케팅 없이도 서양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다가 ‘길건너 친구들’의 경우 해외 유튜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입소문을 타고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북미 개발자들에게 있어 한국 시장은 더이상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라, 방향성만 잘 잡으면 충분히 공략 가능한 시장으로 변모했다.
북미 개발자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건, 그만큼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유혹적이라는 의미다. 현지에서 확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며 뿌듯했지만, 한편 아쉬움도 남는다. 북미 개발자들의 관심은 한국 모바일 시장의 매출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관심이 모인 지금, 게임성과 창의성까지 인정받는 작품을 배출해 매출 외적인 부분에서도 주목받는 시장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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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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