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순위] 메르스 때문에? ‘전염병 주식회사’ 애플 1위 석권

‘레이븐’으로 시작된 모바일 상위권 지각변동은 ‘갓 오브 하이스쿨’을 마지막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은 상위권을 거쳐 중위권으로 옮겨갔다.

6월 첫째 주 <구글 플레이>는 다소 잠잠하다. 지난 주에 혜성처럼 등장한 ‘갓 오브 하이스쿨’이 매출 10위권 내에 진입했으나, 그 뒤를 잇는 뉴페이스는 없었다. 그러나, 중위권 입성을 노리는 신작들의 움직임은 늘어났다. ‘댄스업’은 지난주에 이어 무료 인기 1위를 지키며 매출 53위를 기록했고, 신작 ‘던전크러쉬’도 무료 4위 기록과 함께 매출 30위로 진입했다. 한편,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메르스 이슈에 영향을 받은 ‘전염병 주식회사’가 유료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주 <구글 플레이>는 매출 10위권 밖, 즉 중위권 경쟁이 두드러졌다. ‘드래곤가드’와 ‘삼검호’등 오랫동안 20위에서 30위권 사이를 유지하다, 밀려난 작품이 있는 반면 ‘사커스피리츠’처럼 치고 올라온 타이틀도 있다. 그중 눈여겨볼 만한 성과를 낸 작품은 ‘댄스업’과 ‘던전크러쉬’다.

‘댄스업’은 대만 게임 퍼블리셔 게임드림머가 출시한 댄스게임으로, 지난주에 이어 무료 인기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이 게임은 국내 온라인게임 ‘클럽 오디션’을 연상케 하는 그래픽을 차용하고, 한국 대중가요를 투입해 익숙함을 강조했다. 독창성을 내세우거나, 묵직한 콘텐츠를 제공해 하드코어 유저를 잡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유저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순위 자체로만 보면 나쁘지 않다. <구글 플레이> 무료 인기 순위에서 1주 이상 1위를 기록한다는 건 쉽지 않는 일인데도, ‘댄스업’은 2주 동안 1위를 지켰다. 매출 순위는 53위로, 출시 3주가 지난 현재 그리 높지는 않다. 그러나 게임드림머가 직접 서비스를 담당하고 카카오 등 플랫폼도 탑재하지 않은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카카오 플랫폼을 선택한 ‘던전크러쉬’는 좀 더 큰 결실을 봤다.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30위에 진입한 것이다. 게임 자체는 여타 모바일 RPG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유저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소위 ‘대작’은 아니라는 것이다. ‘레이븐’과 ‘뮤 오리진’이 유례 없는 초고속 흥행을 이뤄낸 후로, 이들 정도의 ‘급’이 되지 않으면 20위권 내에는 얼씬도 하기 힘든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억 소리가 나오는 대규모 마케팅과 홍보보다는 중위권에 머물 수 있는 방식을 골랐다. 전방위 옥외광고보다는 전문 유튜버를 통한 게임 리뷰를 진행하는 효율적인 홍보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댄스업’과 ‘던전크러쉬’ 성과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자본금이 충분치 않은 중소개발사에서 도전해볼 만한 마케팅 방법을 선택해 소기의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타웍스’와 같은 중소개발사 대상 마케팅 지원 펀드도 설립되는 추세이기에, 크지 않은 금액이라면 중소개발사 역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실시간으로 순위가 집계되는 <애플 앱스토어>는 일반적으로 <구글 플레이>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변동 폭을 보여준다. 그 때문인지, ‘전염병 주식회사’가 급작스레 유료 1위에 올랐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트려 멸망시키는 것이 목적인 게임으로, 지난 2013년에 출시됐다. ‘바이러스로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독특한 콘셉과 여러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강화, 다채로운 전략을 경험할 수 있었던 덕에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다.

워낙 스테디셀러였던지라 꾸준히 유료 인기 순위에 모습을 드러내곤 했으나, 이번 주에 갑자기 순위가 급등한 건 최근 ‘메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염병 주식회사’ 구매자 리뷰 페이지에는 ‘메르스’를 언급하는 의견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