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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최종 레벨은 일단 38, 엔드 콘텐츠는 정치
“테라, 이제 일주일 남았다. 연휴 기간에도 쭉 지켜봤지만 서버 사전 선택 서비스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시작은 상큼 한 거 같다. 올해 주목받는 타이틀 중 첫 테이프를 끊는 만큼, 한국 업계를 위해서라도 많은 분들의 기대와 호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강석 대표가 입을 열었다. ‘대작’이라는 부담스런 수식어 아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테라’였던 만큼 제작 과정 중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그였다. 다행히 오늘(3일)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간 부담은 훌훌 털어버리고 엄숙한 자세로 오픈일정만 기다리는 듯해 보였다. ‘결과물’을 곧 선보인다는 생각에 슬쩍 들떠 있는 거 같기도 했다. ◀ 블루홀 김강석 대표 |
김 대표는 ‘테라’의 3차 비공개 테스트 이후 약 7~8개월 동안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개선 작업과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쓴 건 ‘하드코어를 지양한다’는 내용이다. 프리 타겟팅 전투 특성상 장시간 플레이하기에 무리가 따르고, 또 그런 피드백을 수도 없이 들었기 때문.
“피로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 많은 MMORPG를 즐겨봤지만 확실히 테라는 장시간 플레이하면 어깨가 뻐근할 정도로 힘든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게임을 조금 더 라이트하게 바꿨다. 개인적인 주문이기도 했다. 조작의 빈도를 줄이고, 플레이어가 덜 민감하게 신경을 써도 플레이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그는 조작에 큰 변화를 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스킬 하나를 사용한 뒤 그에 연계되는 스킬은 스페이브 바만 눌러도 발동할 수 있게끔 한다거나, 전사 계열이 1차 타격에 성공하면 나머지 2, 3차 타격은 자동으로 연결되는 그런 방식이다. 개발 초기부터 말이 많았던 프리 타겟팅 전투의 특징은 결국 대중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셈이다.
▲ 전투에도 여러 변화가 생겼다
다음으로 김 대표가 신경 쓴 부분은 ‘테라를 즐길만한 이유’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1레벨부터 만 레벨까지 수백시간 게임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의 과제는 무엇인지, 어떤 성취도를 느낄 것인지, 그리고 주된 스토리는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장기간 몰입도와 관련된 부분인 만큼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개선 작업의 마지막 축은 ‘디테일 강화’에 있다. 이는 게임의 편의기능과 UI, 전투의 타격감 등이 포함된다. 사소한 것이라도 실제 플레이하는 유저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설계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대표는 “테라 정도면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이에 맞는 대응전략을 준비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한게임-블루홀’ 파트너십으로 최고
서비스 제공
“한게임과 블루홀은 체제나 환경 등 서로 다른 것이 많아 맞춰가야 하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문을 열고,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시도를 함께 하다보니 두터운 신뢰가 쌓였다. 비록 테라가 아직 출시되진 않았지만 파트너십만큼은 이미 성공했다고 본다.”
김강석 대표는 퍼블리셔인 한게임 측과 대단히 우호적인 관계임을 위의 설명을 통해 시사했다. 특히 그는 ‘테라’의 3차 비공개 테스트 이후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분위기가 주저앉고 개발 기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도 신뢰를 기반으로 심적 부담을 주지 않은 한게임 측에 고맙다는 의사를 밝혔다.
덕분에 서비스에도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한게임과 블루홀은 그간 대작 MMORPG의 서비스와 운영 노하우를 많이 벤치마킹했다”면서 협력을 통해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일례로 서버 내에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전문 GM의 경우 그 수가 많을수록 좋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아낌없이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 블루홀 스튜디오 테라 개발팀 (좌) 박현규 게임디자인 팀장, (우) 황철웅 AD
상용화 시점과 정액 요금제 대해서도 최대한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에서 ‘테라’는 분명 공개 서비스 기간은 짧게, 그리고 정액요금은 비싸게 책정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지만 김강석 대표는 ‘전혀 근거 없다’는 식으로 아예 못 박았다.
“상용화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공개 서비스 초기 반응과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정액 요금은 비쌀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금 수준이라는 게 있다고 본다. 시장을 거스르는 요금을 책정하진 않을 것이다.”
또, 김 대표는 정액 요금제에 얹어가는 부분 유료화 도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꼭 필요로 한다면 부분 유료화를 도입할 수도 있다. 다만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아이템 판매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 당분간은 정액 요금제에 충실한 운영을 할 것”이라면서 만족스런 서비스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라이브 현장에서 민첩하게 대응할 것
‘테라’는 오는 1월 11일 국내에 공개 서비스가 시작된다. 또한, 일본은 올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며, 북미/유럽은 그로부터 1개월 뒤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갈 길이 멀다.
“국내 출시 시기는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 경쟁구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대작들의 출시 시기가 서로 겹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올해 1월은 테라에게 참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스갯소리지만 달력을 보면 1월 11일이란 날짜가 참 좋아 보인다(웃음).”
김강석 대표는 시장 진입 이후 ‘테라’의 순수한 게임성과 재미요소만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MMORPG 순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이온’을 염두에 둔 듯 “특정 게임을 잡는다는 걸 목표나 계획으로 삼고 있진 않다”면서 “게임이 성공하고 사랑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먼저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라이브 현장에서 유저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다. 한게임과의 단단단 팀워크를 기반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서비스에 자신감을 표출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테라’의 성적이 정말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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