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의 신작 MMORPG ‘워베인’은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다. 이 게임은 지난 1월, 공개 서비스로 넘어가기 바로 전 단계인 사전 공개 테스트까지 진행했으나, 완성도를 비롯한 갖가지 문제에 휩싸이면서 유저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그대로 공개 서비스까지 이어가기에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에 엠게임 내부에서는 당시 상황을 두고 고민하다 결국 제작기간을 더 늘리고 추후에 다시 론칭하기로 결정한다. 실컷 얻어맞은 것도 서러운데 공개 서비스 일정 연기라는 소식에 제대로 손가락질까지 당했다. 아픈 이야기다.
▲ 엠게임 김석민 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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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엠게임은 구원투수로 김석민 실장을 투입했다. 그는 엠게임에서 약 10년 간 근무해온 베테랑으로 품질관리(QA)팀에 소속돼 있어 ‘워베인’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게임이 지닌 ‘문제점’까지 모두 포함해서. 결과적으로 그가 ‘워베인’ 개선작업에 가장 적임자였던 셈이다. 그 역시 스스로도 게임을 지켜보며 답답한 심정이 있었던 만큼, 제대로 다시 선보이겠노라 하는 욕심이 있었다. 이후 김 실장은 개발총괄자로 임명돼 지금까지 약 5개월 간 ‘워베인’에 호흡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른 성과로 크게 내세울 게 없었던 ‘워베인’은 기존의 PvP 콘텐츠(전투)가 강화돼 큰 특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고, 신규 클래스 ‘사냥꾼’도 추가됐다.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UI 개선이나 그래픽 퀄리티 업그레이드, 그리고 타격감 개선 등의 작업도 함께 이루어졌다. 게임의 특색을 만들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콘텐츠를 추가/개선한 셈이다. |
김 실장은 이러한 개선작업을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완성도란 콘텐츠가 아닌, 게임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완성도를 의미한다. 어? 그러면 ‘워베인’은 기본도 안 됐던 게임이란 말인가? 반만 맞다. 그는 기존의 ‘워베인’이 다양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포용하고 있긴 했지만 배치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게임의 전체 흐름에 맞춰 필요한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깔면서 위의 성과를 이뤄낸 거다. 일종의 정렬작업인 셈이다.
특히 김 실장은 “완성도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유저들이 느끼는 감도는 크다”면서 해당 작업 과정의 중요성을 어필했다. 그에게 관련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 `워베인`은 오는 23일부터 사전 공개 테스트가 시작된다
게임의 특색을 전쟁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가 궁금하다.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는 사실 따라잡을 수가 없다. ‘와우’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레이드 몬스터 공략까지 3~4개월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1~2주면 모두 끝나지 않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긴 하지만 역시 무리가 있다. 그러나 PvP는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콘텐츠 소모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vP란 유저 간에 발생하는 커뮤니티이자 하나의 이벤트잖나. 전장을 부각시킨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전장의 완성도가 높으면 게임의 생명력도 높아지고 유저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
매일 다른 전장을 공개하는 ‘요일 전장’ 시스템은 어떤 의미가 있나?
팀 킬 방지가 목적이다. 쉽게 말해 전장이 전장을 죽이는 걸 막는다고 보면 된다. 동시에 여러 전장이 활성화되면 A는 잘 되는데, B는 죽어버릴 수도 있다. 결국 유저들은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전장으로 몰리게 돼 있다. 이를 방지하고 모든 전장을 효율적으로 살려내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보면 된다. 물론 동접수가 높은 주말에는 대규모 전장을 오픈하고, 평일에는 소규모 위주로 펼쳐지는 전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 새로 추가된 신규 클래스 사냥꾼의 광역스킬
전장(PvP)의 완성도는 어떤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각 전장마다 특색이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참여한 이후 눈앞에 아무런 전략도 없이 막 싸움만이 펼쳐지고 있다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인원수에 맞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전장을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소규모 전투와 대규모 전투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승리 목표를 정해주는 방식으로 설계해 두었다.
보통 PvP는 무한대로 물약 쓰면서 싸우는 ‘리니지’ 스타일과 정확한 직업 역할을 통해 진행하는 ‘다크에이지오브카멜롯’의 스타일로 분류된다. ‘워베인’은 어느 쪽인가?
후자 쪽에 가깝다. 물약은 쿨타임이 1분이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직업간 역할을 명확히 분류해 파티 플레이 위주로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워베인’의 모든 클래스는 2가지 속성(특성) 키트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캐릭터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 탱커의 경우 속성 키트 투자를 통해 딜러 스타일로 갈 수도 있고, 딜러의 경우 PvP에서 강한 면모를 보일 것인지, PvE에서 쓰임새가 좋을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러한 키트는 추후 업데이트될 UCC 클래스의 기본 바탕이 될 것이다.
UCC 클래스란 무엇인가?
키트를 합쳐 나만의 스타일로 클래스는 만드는 거다. 예를 들어 전사 키트와 사제 키트를 합치면 성기사가 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 관련 시스템은 예전에 만들어지긴 했다. 그러나 당시엔 스킬 하나하나까지 모두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밸런스에 문제가 많았다. 이에 키트를 활용하는 형태로 방향성을 바꾸고, 공개 서비스 이후 적용할 계획이다.
▲ `워베인`에는 PvE 관련 콘텐츠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원래 ‘워베인’은 한중일 공동 제작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일본에 있는 개발인력은 모두 국내로 들어와 참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요청한 그래픽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사실 ‘워베인’은 애초에 글로벌 게임으로 기획됐던 만큼, 제작과 동시에 현지화가 되고 있다. 게임 내 명칭이나 설명 등은 한글 외에 일본어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 게임이 완성되면 중국과 일본에 바로 서비스될 예정이고, 최근 유럽 쪽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
‘워오브드래곤즈’의 경우에도 드래곤 라이딩이란 특색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궁극의 콘텐츠는 PvP다. 두 게임이 비슷하게 출시되면 타겟 유저층이 겹치지 않나?
물론 그럴 수도 있다(웃음). 내부적으로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PvP 없는 게임은 거의 없다. 결국 전부 다른 게임으로 봐야 옳다. ‘워오브드래곤즈’가 아니라 타겟이 같은 모든 게임이 전부 경쟁작인 셈이다. 엠게임이 강력한 포털이기 때문에 ‘워오브드래곤즈’에서 유입된 유저가 ‘워베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참고로 얼마 전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한 ‘드라고나’도 PvP가 주가 되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에 대해 조금 불만이 있었는데(웃음).
PvP 외에 강조할만한 시스템은 무엇이 있나?
인챈트(강화)하는 재미가 클 거다. ‘워베인’의 인챈트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일반 강화 스크롤이라고 하여 하나씩 단계를 높여나가는 방식이 있다. 또 아이템을 추출해서 나온 룬과 양피지를 통해 ‘룬 스크롤’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아이템에 마법부여하는 식으로 강화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세트 스크롤이다. 이는 던전 사냥을 통해 구할 수 있는데, 이를 아이템에 쓰면 세트 효과가 부여된다. 같은 종류로 4장구해 각각의 부위에 바르면 세트 효과가 주어지게 된다. 이 3종 강화를 통해 궁극적인 장비로 맞춰나갈 수 있다.
장비뿐 아니라 스킬도 강화가 된다. 씰 시스템이라 불리는데, 하나의 스킬 당 3개씩 씰을 박을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다. 씰의 종류는 치명타가 오른다던지, 공격력이 오른다든지 그 종류가 다양해 유저 개인의 취향에 맞는 형태로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무기 강화를 하게 되면...
아이템 강화가 비중이 높은데, PvP에서 밸런스가 문제가 되지 않겠나?
그래서 방어 옵션의 중요성이 더 부각될 것이다. PvP 전용 아이템은 체력 스탯도 높지만 방어력 추가나 공격 저항 능력 감소, 치명타 줄이기 등의 옵션이 붙어 있다. 이에 유저들은 PvP에서 방어옵션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워베인’의 최종 레벨은 몇인가? 그리고 소요되는 플레이 타임은?
일단 50레벨이다. 그러나 이후부터 60레벨까지는 PvP 전투를 통해 쌓은 명예 포인트로 올릴 수 있다. 이는 상대레벨로 구현돼 각 레벨마다 달성할 수 있는 인원수가 정해져 있다. 51레벨이 600명이라면, 60레벨은 1명뿐이다. 대신 이 레벨은 3개월마다 한번씩 초기화되고, 쌓은 명예 점수에 따라 1일마다 갱신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50레벨까지 소요되는 플레이 타임은 약 300시간 정도다. 그러나 하드코어 유저들은 250시간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추후 공개된 캐시 아이템을 활용하면 200시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여관에 24시간 이상 파킹해두면 추가 경험치 보너스(최대 +15%)를 얻을 수 있는 버프도 준비해 두었다. 직장인들에게 좋은 효과가 될 수 있을 거다.
‘워폐인’ 프로모션은 어떻게 하나 나온 아이디어인가?
게임을 유저들과 함께 공동으로 제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유저 분이 의견을 남기면 게임 내 적응 반영하겠다는 내용인데, 이를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해보자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좋은 의견을 남겨준 유저 분이 있다면 그의 ID를 활용한 퀘스트를 만들어 주거나, ‘~의 검’이란 식으로 아이템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 ‘워폐인’ 회원은 약 5,000명 가까이 된다.
사실 “유저와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표현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공개 서비스 시점에 이런 부분을 너무 부각하면 오히려 게임이 자신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온라인 게임 서비스는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한다. 그러나 ‘워폐인’ 같은 집단은 지금까지 안 만들었을 뿐이지, 모든 온라인 게임은 유저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듣고 반영한다. 자신 없는 게 아니라 유저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은 의지를 전달해주고 싶은 거다.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유저 의견 무시해서 동접수가 줄어든 게임이 상당하다. 요즘 게시판을 보면 “유저들 내팽개치지 말라”는 글을 종종 눈에 띄는데, 이런 걸 보면서 유저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에서 게임 제작에 집중하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워베인’은 유저와 항상 함께 할 것이니 믿고 플레이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 공식 홈페이지 내에는 `워폐인` 서포터즈 게시판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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