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 퀘스트 빌더' 오프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수많은 블록을 쌓아 올려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어떨까? 한 인디개발자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마인크래프트’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수천만 장을 팔아 치우는 ‘디지털 시대의 레고’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샌드박스게임을 통해 세계의 명소를 재현하거나 영화, 애니메이션 속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뭇 게이머의 사랑을 받는 ‘마인크래프트’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어떠한 설정이나 제약도 없는 자유로운 세계는 일견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를 막막함으로 다가오고, 끊임없는 블록 쌓기도 단순반복적인 노동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인크래프트’의 무한한 자유도에 일본 국민 RPG의 깊이 있는 스토리를 더하면 어떨까?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28일(목) 출시되는 ‘드래곤퀘스트 빌더: 아레프갈드여 부활하라’는 이처럼 야심찬 기획에서 출발한다. 이제 수많은 블록으로 이루어진 판타지세계를 탐험하며 스토리가 버무려진 3인칭 샌드박스게임을 즐기자. 지원기기는 PS4, PS3, PS비타다.
▲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새로운 주인공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황폐해진 ‘아레프갈드’를 재건하라
‘드래곤퀘스트’ 1편의 최종보스인 ‘용왕’은 용사에게 ‘세계의 절반을 줄 테니 같은 편이 되라’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세계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용사에게 사악한 제안은 통하지 않았고, ‘용왕’은 결국 패배하게 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세계의 절반을 준다는 것은 누구라도 혹할만한 제안이다. ‘드래곤퀘스트 빌더’는 1편 용사가 ‘용왕’의 제안을 승낙하여 사명을 져버렸다는 발칙한 상상력을 동원해 기존 세계관을 비틀어 버린다.
용사를 포섭한 ‘용왕’은 어둠의 힘으로 게임의 무대가 되는 ‘아레프갈드’ 대륙 전체를 황폐화시킨다. 거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돌림병과 ‘용왕군’을 위시한 마물의 습격에 ‘아레프갈드’의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받게 된다. 바로 이 때, 집을 짓고 아이템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주민들이 새로이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용왕’을 격퇴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 기다려라, 곧 간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드래곤퀘스트 빌더’는 블록과 소재를 모아 구조물이나 아이템을 만드는 샌드박스게임이다. 블록으로 이루어진 ‘아레프갈드’는 주인공이 모험을 시작하는 ‘메르키도’와 의문의 병이 퍼지고 있는 ‘리무르달’, 들끓는 용암지대가 펼쳐진 ‘마이라’ 등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메르키도' 고원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불타는 용암대지 '마이라'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모으고, 만들고, 짓는다
‘드래곤퀘스트 빌더’의 핵심은 구조물을 지어 ‘캠프 게이지’를 모으고, 이를 통해 주인공의 거점이 되는 마을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마을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아이템 레시피나 건물 설계도를 얻어, 모험에 도움이 되는 장비와 소모품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가구와 장식을 통해 마을을 더욱 다채롭게 꾸밀 수 있다.
구조물은 종류와 기능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기본적인 방은 블록 2단 이상의 벽과 문, 침대가 있으면 형성된다. 여기에 여분의 침대와 화분, 바구니 등을 추가하면 병실이 되어, 병에 걸린 주민들이 치료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방을 꾸미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가진 구조물을 세울 수 있다.
▲ '엘'의 요청대로 병실을 만들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방의 크기나 가구의 배치를 고민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설계도를 활용해 한결 손쉽게 구조물을 지을 수 있다. 설계도는 특정한 기능을 하는 구조물의 형태를 미리 정해두고 있어, 알맞은 공간에 사용하면 벽이나 문, 가구의 위치를 정해준다.
▲ 이대로만 따라하면 완성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넘치는 예술혼을 불태우고 싶다면 ‘프리빌드’ 모드를 즐겨보자. 스토리 모드에서 ‘메르키도’ 지역을 클리어하면 ‘홈 에리어’와 ‘배틀 에리어’를 포함한 3개의 섬으로 구성된 ‘알려지지 않은 섬’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우선 ‘홈 에리어’에선 자유롭게 이것저것 만들어 볼 수 있으며, PS네트워크를 통한 멀티플레이로 다른 사람이 지은 구조물을 구경하거나, 역으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도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홈 에리어’를 위협하는 마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배틀 에리어’에서는 특수한 ‘배틀 티켓’을 사용해 마물 군단에 맞서 싸울 수 있다. 마물 군단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면 새로운 설계도를 얻어 마을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 외 지역에서는 앞서 스토리모드에서 클리어한 지역의 소재와 마물이 등장해 창작에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 마물 군단과의 싸움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마인크래프트’ 하위호환? ‘드래곤퀘스트’만의 재미도 잡았다
‘드래곤퀘스트 빌더’는 시리즈 최초로 샌드박스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에 도전했다. 네모 반듯한 블록으로 구현된 지형과 그 블록을 이용하여 구조물을 짓는 구성은 세계적으로 수천만 장 이상 판매된 ‘마인크래프트’를 연상케 한다. ‘드래곤퀘스트 빌더’가 그저 ‘아류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에 ‘드래곤퀘스트 빌더’가 내세운 차별점은 바로 마물과의 전투, 쓰러트려야 할 숙적이라는 원작 세계관을 반영한 스토리라인이다. 원래대로라면 용사에 의해 쓰러졌어야 했던 ‘용왕’이 살아남아 세계를 파괴한다는 설정은 황폐해진 대륙에 마물이 돌아다니고, 유저가 굳이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켰다. 그와 동시에 마을 주민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샌드박스게임 특유의 ‘막막함’을 해소시켜준다.
▲ '용왕'과 싸우기 위한 준비에는 아이템 제작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사람들을 구해서 마을을 '마을답게'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일반적인 샌드박스게임에서 전투는 그저 재료를 얻기 위한 부가적인 콘텐츠일 뿐이다. 그러나 ‘드래곤퀘스트 빌더’는 RPG 원작을 충실히 계승하여 마물과의 전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선 마을을 성장시키며 각종 강력한 무기와 갑옷을 갖추는 과정은 마치 RPG에서 장비를 ‘파밍’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또한 여느 샌드박스게임를 훌쩍 웃도는 다채로운 적들도 전투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슬라임’부터 ‘기간테스’, ‘갑옷기사’, ‘귀면도사’ 등 ‘드래곤퀘스트’를 상징하는 마물이 총출동하여 이들을 사냥하고 재료를 획득할 수 있다. 아울러 ‘용왕’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스토리를 적극 활용하여,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마을에 ‘용왕군’이 침공해오는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 '용왕군' 주축을 이루는 '해골병사'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드래곤퀘스트 빌더’만의 특징을 살린 독특한 보스전도 마련됐다. 가령 ‘메르키도’에서 조우하게 되는 ‘골렘’은 설치된 블록을 마구 파괴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일반적인 방법으론 쓰러트릴 수 없다. 단단한 ‘골렘’에게 큰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는 ‘마법의 구슬’이라는 함정블록을 적재적소에 설치한다. 이처럼 매 보스마다 독특한 전략을 통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 위풍당당한 골렘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받아라 '마법의 구슬'!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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