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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구입부터 설치까지, 친절한 가상현실 사용설명서

※ [멀미왕] 연재 코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첫 시작은 가이드이지만 이후 중요 게임의 리뷰로 이어집니다. (이제껏 수백여 VR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속으로 들어가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탐험을 하고 싶어합니다. 삶이란 언젠가 끝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이를 잘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VR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하나의 현실 속에서 나만의 추억을 만들고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죠. 참으로 독특한 경험입니다. 그 속으로 여러분과 함께 떠나보고 싶습니다.

가상공간에서 처음 보는 외국인과 악수를 나누고 포켓볼을 치고, 생전 운전해보지 않았던 포크레인을 실제와 같은 조작법으로 몰고, 좀비와 사투를 벌이거나 비밀요원이 되어 직접 방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합니다. 우주 공간을 떠다니며 우주에서 가장 큰 별을 내 손바닥 위에 소환하는가 하면, 고래의 눈을 코앞에서 마주치자 그 크기에 놀라 소름이 돋고 꼬리에 맞을까 비명도 질렀습니다.


▲ 가상공간에서 외국인과 함께 포켓볼을 친다면 어떨까? 사진은 '풀네이션 VR'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가상현실 멀미왕VR’을 진행하며 적지 않은 VR콘텐츠를 접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접하니 익숙해질 법한데도 여전히 탐험하고 경험하고 싶은 곳이 많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며 여러 질문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설치가 어렵진 않나요’, ‘멀미 때문에 오래 못할 듯 하네요’, ‘정말로 보기만큼 즐겁나요’ 등등… 이에 대한 답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영상을 보는 '친절한 가상현실 사용설명서' (영상출처: 유튜브 '가상현실 멀미왕' 채널)

VR기기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나요?

올해는 VR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고품질의 VR을 즐길 수 있는 컴퓨터 기반의 ‘오큘러스 리프트 CV1’과 HTC ‘바이브’가 출시됐고, 콘솔 기반의 소니 ‘PS VR’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모바일 기반의 삼성 ‘기어 VR’까지 다양한 HMD(Head mounted Display)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HMD는 머리에 쓰는 기기를 칭하는데, 흔히 헤드셋이라고도 부릅니다.

VR기기는 크게 컴퓨터, 콘솔, 모바일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컴퓨터 기반의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활용하여 수준 높은 VR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그만큼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콘솔 기반의 ‘PS VR’은 이미 대중화된 PS4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고, 모바일용 기기들은 성능은 다소 부족하나 편의성이 장점입니다.


▲ 주요 VR기기, 왼쪽부터 'HTC 바이브', 'PS VR', '오큘러스 리프트' HMD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저마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고품질 VR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컴퓨터 기반의 가상기기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멀미왕] 코너에서 다룰 콘텐츠도 하이엔드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 그리고 출시를 앞둔 ‘PS VR’ 중심이 될 것입니다.

VR기기는 어디서, 얼마를 주고 구매하나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거 어디서 사요?’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국내 정식발매 되지 않았기에 전문 매장에서는 물론 주변에서도 도통 볼 수가 없기 때문이죠.

‘오큘러스 리프트’ 공식 구매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구매를 통해 599달러(양손 컨트롤러 ‘오큘러스 터치’ 미포함, 차후 출시 예정)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HTC 바이브’ 또한 공식 홈페이지에서 799달러(양손 컨트롤러 2개 포함)에 예약구매할 수 있습니다.


▲ '오큘러스 리프트' 공식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정가 599달러에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초, 예약구매가 처음 진행될 때에는 오랜 시간 동안 배송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최근엔 기기들의 물량들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는 편입니다. 공식 구매처는 한국으로 배송을 지원하지 않아 배송대행지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정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최근엔 아마존과 이베이 등을 통해 한국으로 집적 배송까지 되는 옵션을 찾아볼 수 있지만 비용이 조금 더 듭니다. 해외 구매는 익숙하지 않은 결제 방식과 관세와 부가세 납부 그리고 짧지 않은 배송기간으로 다소 불편할 수 있기에 한국에서 미리 주문했던 사람들의 기기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해외 구매보단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겠지만 역시 비용이 꽤 많이 들죠.


▲ '바이브' 공식 홈페이지(바로가기), 컨트롤러와 베이스 스테이션 센서가 동봉된 것이 특징

남이 사용하던 중고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HTC 바이브’는 몸의 동작을 인식해주는 ‘베이스 스테이션’ 센서가 아주 희박한 확률로 고장이 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간혹 화면이 살짝 기울어지는 쏠림 현상이 발견되는데 미리 해당 문제를 확인하고 거래하길 추천합니다.

VR을 즐기기 위한 최소사양은?

하이엔드급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를 즐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픽카드입니다.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 나온 최소 사양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과 AMD R9 290입니다. 최소사양은 화질이 아무래도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비교해 떨어지지만 일단 콘텐츠를 즐기기엔 불편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자신의 컴퓨터가 VR을 구동하기 위해 준비가 되어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스팀 ‘VR 퍼포먼스 테스트'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도 객관적인 수치로 여과 없이 보여주기에 참 유용하면서도, 이토록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가상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눈물겨운 그래픽카드의 절규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 안쓰럽네요. 최근에는 더 나은 화질로 원활하게 VR을 즐기기에 적합한 최신예 그래픽카드(GTX 1080 등)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카드 하나가 컴퓨터도 울고 갈 가격이지만요.


▲ 스팀 VR 퍼포먼스 테스트를 통해 스스로 PC의 VR지수를 측정해보자 (사진출처: 스팀)

VR기기 어떻게 설치하나요?

구매를 했으면 다음은 설치입니다. 두 기기의 설치 난이도로 보자면 ‘HTC 바이브’가 조금 더 어렵습니다. 진정한 VR 체험이라 할 수 있는 ‘룸스케일 가상공간’을 만들기 위해 ‘베이스 스테이션’ 센서를 자기 키보다 높은 곳에 튼튼하게 설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HTC 바이브’ 전용 프로그램을 깔고 스팀 VR을 활용해 주변공간을 인식하며 설치를 진행합니다. 반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냥 앉은 자리에서 센서를 앞에 두고 ‘오큘러스 홈’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끝이죠.

가령 컴퓨터 조립을 난이도 10점이라 한다면 ‘HTC 바이브’ 설치는 ‘베이스 스테이션’ 센서로 인해 5점, ‘오큘러스 리프트’는 3점을 주고 싶습니다. 센서 설치를 튼튼하게 하려면 벽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고정시키면 되겠지만, 콘크리트를 뚫기 위한 해머드릴을 따로 구매하기 쉽지 않죠. 대신 옷걸이용 행거를 바닥과 천장에 세워둔 후 ‘베이스 스테이션’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 좌우 상단에 설치된 '베이스 스테이션' 센서가 공간을 인식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만 정말 눈물겨울 정도로 튼튼하게 고정시켜야 ‘베이스스테이션’이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모터로 구동하기 때문에 충격에 굉장히 민감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필자는 아예 친구에게 빌린 해머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고 고정을 시켰기에 아주 마음 편히 VR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설치 준비물을 살펴보겠습니다. ‘HTC 바이브’는 110V 코드를 사용하는 제품이기에 220V 가정용 코드 변환기를 5개 준비해야 합니다. 베이스스테이션 전원 2개, 허브 단자 1개, 컨트롤러 충전용 2개가 필요합니다. 이에 비해 ‘오큘러스 리프트’는 설치를 위한 준비물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참 쉽죠?

VR콘텐츠는 어디서 해볼 수 있나요?

‘HTC 바이브’는 세계 최대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 ‘스팀’과 협력하여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팀’ 내에 따로 VR 카테고리가 개설되어, ‘HTC 바이브’와 몇몇 ‘오큘러스 리프트’용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뛰어난 게임성과 플레이타임을 보장하는 대작과 실험적 성격이 강한 콘텐츠가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VR이 이제 막 태동했음에도 ‘스팀’에는 벌써 약 300여 콘텐츠가 올라왔으며 매일 새로운 즐길거리가 활발하게 출시되는 중입니다.


▲ 스팀에 새롭게 개설된 VR 카테고리를 통해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출처: 스팀)

‘오큘러스 리프트’는 전용 플랫폼 ‘오큘러스 홈’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스팀’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완성도 높은 콘텐츠만을 엄선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친절하게도 한국어화를 꾸준히 해주고 있고요. 대략 100여 콘텐츠가 올라와 있으며, 아직은 ‘오큘러스 터치’가 나오지 않아 Xbox 패드를 사용하는 게임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VR콘텐츠 가격은 ‘스팀’의 경우 1만원에서 최대 4만원대로 형성이 되어 있고. ‘오큘러스 홈’은 1만원에서 최대 7만원대까지 폭넓게 마련돼있습니다. 가격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무료로 배포되는 양질의 콘텐츠도 적잖으므로 이를 잘 활용한다면 과소비하지 않은 선에서 넉넉하게 VR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 스팀보다 양은 적지만 품질과 현지화로 승부하는 오큘러스 홈 (사진출처: 오큘러스 홈)

룸스케일 가상공간이란 무엇인가요?

끝으로 앞서 ‘HTC 바이브’를 설명할 때 언급한 ‘룸스케일 가상공산’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룸스케일 가상공간’이 나오기 전까지 VR이란 앉아서 화면을 보며 게임패드나 키보드로 체험하는 정적인 활동에 불과했습니다. 덕분에 몸은 가만히 있는데 시점은 신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뇌와 몸의 인지부조화로 심한 멀미가 유발되었습니다. 이에 실망해 ‘VR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말하는 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닉네님이 ‘멀미왕’인 이유가 여기에 있죠. VR과 멀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이때 ‘HTC 바이브’가 먼저 ‘룸스케일 가상공간’을 시장에 선보이며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습니다. ‘베이스 스테이션’이라는 모션 트래킹 센서를 통해 최소 2M X 1.6M에서 최대 5M X 5M의 실제 공간을 통째로 인식해버리는 겁니다. 그 공간에서만큼은 두 다리로 걷고 손으로 직접 물건을 잡고 때리고 쏘고 앉거나 기어 다니는 가상공간과의 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겁니다.


▲ 룸스케일 가상공간 덕분에 비로소 인지부조화 없이 진정한 VR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멀미를 유발하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나지 않아 현실세계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데다, 가상의 우주와 해저, 하늘, 지하나 중세의 전장을 직접 돌아다니니 종래 방식과 몰입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납니다. 진정한 VR 체험을 위해선 ‘룸스케일’이 적용된 공간을 직접 거닐고 주변을 여유롭게 살펴보며 그곳에 있는 물건과 환경에 흡수되는 상호작용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기존 VR기기로는 느끼기 힘든 경험입니다.

이렇게 VR 입문을 위한 다양한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드웨어가 튼튼한 자동차라고 한다면 각종 소프트웨어나 게임 콘텐츠들은 이를 구동시키기 위한 에너지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펼쳐지는 VR의 세계로 [멀미왕]과 함께 콘텐츠 모험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굉장한 세상이 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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