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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VR기기 구매했다면 이것부터! 추천 입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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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미왕] 연재 코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첫 시작은 가이드이지만 이후 중요 게임의 리뷰로 이어집니다. (이제껏 수백여 VR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두근두근~ 바이브와 오큘러스 리프트가 도착했나요? 우선 기념 사진부터 찍고, 혹여 상처라도 입을까 조심조심 꺼내봅니다. 부디 말썽 없이 설치가 돼야 할 텐데 말이죠. 우선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가상기기 센서가 인식되며 헤드셋에 정상신호가 잡힌 것을 확인합니다. “야호!”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것도 잠시, 곧바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아, 그런데 무엇부터 즐겨야 하지?”

걱정하지 마세요. 다행히 두 기기 모두 기본적인 교과서처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답니다. 바이브 ‘더 랩(THE LAB)’과 오큘러스 리프트의 ‘드림덱(Dreamdeck)’은 가상현실 체험 교과서라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각각 밸브와 오큘러스VR이 자사 기기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직접 만든 것이니까요. 더 좋은 소식은 ‘완전 무료’라는 겁니다.

세계 여행부터 인체의 신비까지, 종합선물세트 ‘더 랩(바이브)’

우선 바이브의 ‘더 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은 ‘연구실’이라는 제목처럼 마치 가상현실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 같습니다. 총 8개의 작은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가상현실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룸스케일이 적용된 양질의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습니다.


▲ 여덟 가지 가상현실 콘텐츠로 구성된 벨브 '더 랩'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연구소에 들어서면 여러 물건이 어지러이 놓여 있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마치 문처럼 생긴 물건더미는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을 띠고 있는데요. 바로 이것들이 각종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러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어디부터 갈까, 고민하는데 아니 이럴 수가! 큰 눈을 가진 로봇 강아지가 저한테 달려옵니다. 연구실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깨알’ 콘텐츠죠.

가만히 앉아서 컨트롤러를 이용해 강아지를 만지니 배를 뒤집으며 애교를 부립니다. 간지러운지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말이죠. 가상공간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와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마치 실제마냥 직접 몸을 움직여 앉아 바로 앞에 앉아 있는 강아지를 만져봅니다. 저는 강아지 이름을 ‘멀미’라고 지었습니다. 제가 멀미왕이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더 랩’에 돌입합니다. 처음 들릴 ‘엽서(POSTCARDS)’는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원하는 여행지를 정한 뒤 자유롭게 경치를 구경하면 됩니다. 들어가는 방법은 구슬을 집어 제 눈에 가까이 가져오면 됩니다. 필자는 미국 워싱턴주의 높은 바위산 ‘베스퍼 픽’에 올라가 막힌 가슴을 뻥 뚫었습니다. 실사에 가까운 깔끔하고 화사한 그래픽이 반겨주는군요.


▲ 여행을 떠나요~ 실사를 방불케 하는 3D 풍경이 돋보인다 (영상제공: 멀미왕)

원한다면 마음껏 걷거나 앉으며 주위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탁 트인 장소에서 여유를 즐기는데, 그 순간 무언가 기척이 느껴집니다. 설마 이런 콘텐츠에 몬스터라도 나오나 당황했는데 실은 ‘멀미’가 여기까지 따라온 거였죠. 아이고 귀여워라. 나뭇가지를 주워 던지니 쏜살같이 물어와 더 놀아달라 조릅니다. 좋은 경치 속에서 강아지와 놀다 보면 지친 심신이 절로 치유됩니다.

다음으로 ‘비밀상점(SECRET SHOP)’입니다. 제목을 보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도타 2’의 바로 그 비밀상점이군요. 게임 속 영웅이 되어 직접 비치된 아이템들을 구경하고, 주인장과 간단한 상호작용까지 나눌 수 있답니다. 게임 트레일러로 볼 때는 몰랐는데 바로 앞에서 보니 주인장 덩치가 굉장합니다. 장비를 챙기고 주인장과 담소를 나누니 정말로 영웅이 된 듯한 착각이 듭니다.


▲ 거대한 '로샨'의 머리가 걸려있는 '도타 2' 비밀상점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어서 오락실에서 보던 게임기를 닮은 ‘졸텍스 26XX(XORTEX 26XX)’입니다. 입장하면 커다란 쇠로 만들어진 원형 위에 서서 작은 우주 전투기를 보게 되죠. 오락실에서나 보던 SF스러운 전투기를 손으로 잡으면 360도 공간에서 적기가 출연합니다. 순발력을 발휘해 적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을 가해야 하는데, 직접 몸을 움직이는데다 효과음이 생생해 순식간에 몰입이 됩니다. 정신 없이 몰려드는 적을 파괴하다 보면 강렬한 보스전도 즐길 수 있습니다.

연구실을 둘러보면 선반에 놓인 해골이 보입니다. 바로 인체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휴먼 보디 스캔(HUMAN BODY SCAN)’이죠. 현실에서 쉽사리 관찰할 수 없는 인체 구조를 입체감 있게 구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뼈의 단면까지도 원하는 각도로 볼 수가 있습니다. 책으로 봤을 때 느낄 수 없던 인체의 신비를 가상현실을 통해 바로 앞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너무나 생생해서 일견 징그럽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가상현실이 교육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시사합니다.


▲ 속까지 다 보이는 가상현실 인체탐험 '휴먼 보디 스캔' (영상제공: 멀미왕)

재미있으면서도 교육적인 콘텐츠가 또 있습니다. ‘태양계(SOLAR SYSTEM)’을 통해 직접 우주를 돌아다니며 태양을 중심으로 각 행성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어요. 그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성 사이를 걸어 다니며 위치를 파악하다 보니 거리감이 더 잘 와 닿습니다. 텍스트나 사진으로만 보던 우주에 직접 뛰어들어 그 속에서 공간감을 느끼기 때문이죠.

앞서 ‘도타 2’ 비밀상점에서 보듯 ‘더 랩’에는 제작사 밸브의 IP가 녹아 들었습니다. ‘로봇 리페어’는 밸브의 대표작 ‘포탈’ 속 ‘애퍼처 사이언스’를 돌아다니며 간단한 조작도 해보고, 로봇을 수리할 수 있습니다. 귀여운 ‘아틀라스’의 내부가 이렇게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는 줄은 전혀 몰랐네요. 각종 부품도 만져보며 공학자가 된 기분을 한껏 누려봅니다.


▲ 간만에 '아틀라스'와 'P-보디', 그런데 '글라도스'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는 박스가 가득 쌓인 공장 ‘슬링샷(SLINGSHOT)’에 방문해보죠. 박스더미 곳곳에 폭탄이 숨겨져 있어 커다란 새총으로 쏘아 터트려야 합니다. 공을 새총에 장착한 후 직접 몸으로 당겨 장전을 하면 되는데, 이때 빳빳한 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폭탄에 명중시키면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수많은 박스가 우르르~ 바닥에 쏟아집니다. 이게 참 인간 본연의 파괴본능(?)을 자극하죠.

끝으로 ‘더 랩’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장궁(LONGBOW)’입니다. 간단한 구성의 게임이지만 워낙 완성도가 높아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죠. 컨트롤러를 이용해 실제 활을 다루는 듯한 감각을 구현해냈는데, 왼손에 활을 들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잡아 고정시킨 후 양손을 벌리면 활시위가 당겨지면서 장전이 됩니다. 이때 컨트롤러가 미세하게 진동하여 화살의 장력이 얼마나 당겨졌는지 피부로 느껴진답니다.


▲ '한조'처럼 활을 쏴보자 "류요, 와가 테키오 쿠라에!" (영상제공: 멀미왕)

모처럼 활을 들었는데 지루하게 과녁만 맞출 순 없죠. 사방에서 출몰하는 적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디펜스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활과 화살뿐 아니라 곳곳에 숨겨진 함정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수비해야만 하죠. 룸스케일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양손으로 화살을 쏘아 먼 곳의 물체를 적중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신세계’입니다.

이것이 VR의 미래! 짧지만 강렬한 체험 ‘드림덱(오큘러스 리프트)’

‘더 랩’이 적극적으로 유저의 활동을 이끌어내는 반면 오큘러스 리프트 ‘드림덱’은 비교적 수동적인 체험이 주를 이룹니다. 아무래도 아직 룸스케일 가상현실이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향후 오큘러스 터치와 함께 센서 확충이 이루어지면 더욱 재미있는 콘텐츠가 지원되리라 봅니다. ‘드림덱’은 1~2분 정도 짧은 체험 콘텐츠 10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짧고 강렬한 체험으로 이루어진 오큘러스 리프트 '드림덱'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첫 번째 콘텐츠의 무대는 어느 잠수함의 중앙통제실입니다. 차가운 기계들이 가득한 어두운 공간에 다급한 비상벨 소리가 울리자 순식간에 몸이 오싹해지죠. 실제로 함 내에 갇힌 듯한 실감나는 묘사 때문에 당장이라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다만 이런 긴장되는 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려 아쉽습니다. 유저 재량에 따라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좋았겠네요.

두 번째로는 거구의 티렉스와 조우하게 됩니다. 가상현실에 돌입하는 순간 ‘헉’하고 작은 비명이 흘러나오죠. 필자의 키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공룡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립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이쪽을 노려보기만 할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진 않으니까요. 잠시나마 맹수 앞에 선 먹거리(?)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안성맞춤입니다.


▲ 백문불여일견! 영상으로 보는 '드림덱' 체험 (영상제공: 멀미왕)

이쯤이면 어깨가 살짝 뭉쳤을 텐데요. 다행히도 세 번째 콘텐츠는 동화 같은 풍경 속에서 동물친구들과 모닥불을 쪼이며 힐링하는 시간입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 있으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네요. 사람의 심적 평화로움까지 이끌어내는 가상현실에 다시금 놀라게 됩니다.

넷 째는 고소공포증을 유발할 만큼 높은 마천루 꼭대기에서 도시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다 발이라도 헛디딘다며? 어우, 어찔하네요.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니 광고판에 오큘러스VR 럭커 팔머 CEO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네요. 묘한 표정은 ‘가상현실 어때?’라고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 볼 기회가 거의 없는데 매우 놀랍고 흥분되는 체험이었습니다.


▲ 피부가 너무 건조하다면 한번 도전해보자, 손에 땀을 쥐는 체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섯 번째 콘텐츠는 커다란 거울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쪽에서 머리를 움직이면 거울 너머의 형상이 그것을 그대로 모방합니다. 거울 속 존재는 작은 황금상자가 되었다가 상태가 썩 좋지 않은(?) 해님도 되었다가 귀여운 표정의 빨간 풍선도 되네요. 상당히 몰입감이 좋아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놀아보려던 찰라 다음으로 넘어갔습니다.

고전 명화 ‘미지와의 조우’ 좋아하시나요? 여섯 번째는 황량한 외계 행성에서 왕눈이 외계인을 만납니다. 녀석의 표정이 어찌나 생동감 넘치는데 지금 화가 났는지 혹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금새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무언가 불만인지 얼굴을 찡그릴 때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네요. 그나저나 실제 외계인도 이럴까 싶을 정도로 머리가 엄청나게 큽니다.


▲ 음, 외계인들은 왜 이렇게 하나 같이 머리가 클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일곱 번째는 가상현실에 진입하자마자 오큘러스 리프트를 벗어 던질뻔했습니다. 눈앞의 펼쳐진 광경이 적잖이 충격적이었거든요. 진드기 같은 아주 작은 생명체를 탱크 수준으로 크게 키워놓은 겁니다. 쓸데없이 완성도가 높아서 보는 내내 소름이 끼쳐요. 다른 영상들은 아쉬울 정도로 빨리 끝나더니 이 콘텐츠는 체감상 영원히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벌써 여덟 번째까지 왔네요. 이번에는 아주 작은 미니어처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여러 빌딩과 열차, 자동차 그리고 캠핑장 등이 삼삼오오 모여있는데, 한 건물에선 불길이 치솟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건물에 갇힌 사람들도 보여요. 도와줄 방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찰나 UFO가 날아와 구조 활동을 벌입니다. 살다 보니 UFO에게 고마운 날도 오네요. 가상현실이란 참 오묘합니다.

어느새 끝이 다가옵니다. 아홉 번째 콘텐츠는 공장에서 볼법한 커다란 기계팔들이 마치 생명체마냥 춤을 추고 노래하고 저들끼리 실랑이까지 벌입니다. 나중에는 무슨 ‘해리포터’도 아니고 지팡이까지 꺼내 화려한 불꽃으로 화면을 수놓죠. 어느새 기계팔이 서로 하모니를 이루며 화려하게 움직이는 것을 넋 놓고 보게 됩니다. 여기에 뜬금없이 등장한 커다란 러버덕이 훈훈하게 마무리해주네요.


▲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마냥 유쾌하게 움직이는 기계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무엇보다 가장 압도적인 열 번째 콘텐츠는 바로 앞서 잠시 만났던 티렉스와의 재회입니다.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폐쇄된 공간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데, 지축이 흔들리는 가운데 실감나는 효과음을 들으면 진심으로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코앞까지 다가온 티렉스가 폭포수처럼 침을 튀기며 포효할 땐 저도 모르게 뒷걸음치게 되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손은 침을 닦아내려 휘적거리기까지.

이처럼 ‘드림덱’은 유저의 개입이 없는 대신 짧고 강렬한 시각, 청각적 체험이 강점입니다. 가상현실이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의 다양성과 입체감, 거기서 오는 충격만큼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죠. ‘더 랩’이 룸스케일 가상현실을 통한 실제적인 체험을 강조했다면 ‘드림덱’은 앞으로 VR 콘텐츠가 나아갈 미래를 살짝 엿보여줍니다.

‘드림덱’ 덕분에 오큘러스 리프트가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이미 완성도 높은 바이브의 ‘더 랩’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죠. 두 콘텐츠 모두 양대 제조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데다 완전 무료이니 본격적인 유료 게임 구매에 앞서 꼭 즐겨보길 추천합니다. 마치 메인 디시를 먹기 전 속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에피타이저처럼 부담 없이 즐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제 극장에서 '쥬라기공원' 보지말고 가상현실로 떠나세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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