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여신의 키스, 러브플러스 잇는 진한 '액정맛' 입맞춤

미소녀와 로봇, 남자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소재입니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은데, 미소녀 파일럿이 육중한 로봇을 조종하며 적과 싸우는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소재의 모바일게임이 같은 시기에 2종류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넥슨의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O.E.)’와 플레로게임즈의 ‘여신의 키스’죠. 두 게임 모두 미소녀 파일럿을 모으고, 이들을 로봇에 태워 적과 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M.O.E.’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기체에 파일럿을 태울 수 있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전투 역시 한 턴 한 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는 SRPG입니다. 미소녀 외에도 전략성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죠.

그에 비해 ‘여신의 키스’는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는 재미를 강조한 수집형 RPG입니다. 캐릭터를 어디에 배치하고, 스킬을 언제 사용하느냐 등 어느 정도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저의 손을 잘 타지 않는 자동전투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육성 역시 승급과 진화로 대표되는 기존 모바일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M.O.E.’ 보다 신경 써야 하는 요소를 줄이면서 캐릭터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등장하는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이 뛰어나야 할 것이고, 그 매력을 플레이어에게 온전히 전달해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여신의 키스’, 등장하는 캐릭터는 예쁘고 목소리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여신의 키스’는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외계 물질 ‘오비디언스’를 사용해 사람들을 다스리는 ‘프로센 제국’ 에 맞서는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초보 사령관이 되어 ‘여신의 키스’ 부대원들을 지휘하며 세계 각지에서 핍박 받는 사람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국에 의해 세뇌 당한 미소녀 파일럿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임 사령관 ‘정이한’의 여동생인 ‘정이영’ 중위, 식탐이 많은 소녀 ‘하나자와 레나’ 등과 함께 제국군과 싸우기 시작하죠.

게임 콘텐츠는 대부분 익숙한 형태입니다. 기본이 되는 ‘일반전장’에서는 전투 스테이지를 차근차근 돌파하며 시민을 돕고 세뇌된 파일럿을 구출하게 됩니다. 한 챕터 당 20개 정도의 스테이지가 있고, 이를 전부 완벽하게 클리어하면 미소녀 파일럿을 세뇌에서 구출하게 됩니다. 여기에 캐릭터 강화 재료 등 유용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요일전장’, 유닛의 기동력만큼 전진해서 특수한 적과 싸울 수 있는 ‘섬멸전장’ 등 PvE 콘텐츠가 더해지죠. 마지막으로 PvP를 즐길 수 있는 결투장도 있습니다.

전투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캐릭터는 자신만의 로봇을 타고 출격하는데, 각자 방어에 뛰어난 ‘방어형’,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는 ‘공격형’, 마지막으로 다양한 보조기술로 무장한 ‘지원형’ 등 3가지 역할로 나뉩니다. 또, 가지고 있는 스킬에 따라 공격 형태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정이영’이 타는 ‘저스티스’는 기본공격이 단일 개체를 공격하는 ‘자동속사’지만, ‘에밀리 윈저’의 ‘아틀라스’는 세로 1열을 전부 공격하죠. 적 3기가 1열로 늘어서있는 스테이지에서는 ‘에밀리’가 ‘정이영’보다 효과적인 공략이 가능한 셈이죠. 반대로 적이 강력한 보스급 적 1명만 있을 때는 화력을 집중할 수 있는 ‘정이영’이 훨씬 유리합니다. 이처럼 전투는 조작이 간단하면서도 약간의 전략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게임성은 괜찮은 편이죠.

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더해지죠. 미려한 라이브 2D 일러스트와 목소리 연기로 첫 인상은 좋았고, 공식 웹툰이나 일반전장 등 게임 스토리 측면에서 각자의 캐릭터성을 노출하고 있죠. 여기에 전투 중에도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피해를 많이 입으면 옷이 파괴되는 등, 미소녀를 주제로 하는 게임에서 기대할 법한 요소는 전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세뇌를 풀고 미소녀 파일럿을 영입하는 순간에는 절정의 연출을 보여줍니다. ‘일반전장’의 한 챕터를 전부 별 3개로 클리어하면 기회가 찾아오는데,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소녀에게 직접 ‘키스’하게 됩니다. 설정상으로는 ‘오비디언스’에 감염된 사람에게 항체인 ‘리버레이션’을 넣어주는 것이지만,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는 미소녀의 얼굴을 보면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입술 부근을 살며시 1, 2초간 꾸욱 누르고 있어야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죠. 여담이지만 스마트폰의 정전식 터치 스크린은 입술로도 조작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미소녀와 연애한다는 느낌만 줄 수있다면 완벽한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죠. 빠져서는 안될 ‘호감도’ 시스템이 있기는 한데, 아직은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요일전장’에서 보상으로 획득하게 되는 선물 아이템을 선물해서 호감도를 올리는 방식인데요. 이 과정에서 교감한다는 기분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아이템 밑에는 얼마가 오른다는 수치 표시만이 적혀 있는데, 캐릭터가 전부 동일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상에서 나타나는 성격은 전부 다른데, 모두 ‘소설책’을 받으면 호감도가 10 오르고, 반대로 ‘루비반지’는 가장 높은 수치인 500이 오르죠. 설정 상 취향이 모두 같을 리는 없겠죠?

게다가 호감도 랭크를 올려서 얻는 보상도 다소 아쉽습니다. 캐릭터 매력을 한층 더 열심히 전달할 콘텐츠, ‘시나리오’가 아직 업데이트 준비 중이기 때문이죠. 물론 선물을 줄 때마다 홍조 띤 표정을 보여주는 등 상호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미소녀와 키스를 했으면 데이트를 하는 등,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지금 당장으로서는 캐릭터의 매력을 100% 오롯이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시나리오’가 추가되길 기대합니다. 저도 ‘에밀리’랑 노닥거리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