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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톰3: 아포칼립스, 전 이게 그란투리스모보다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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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거침없이 벌이는 폭주 레이싱을 다룬 ‘모터스톰’ 시리즈의 최신작, ‘모터스톰 3: 아포칼립스(이하 모터스톰 3)’ 가 지난 18일 PS3 독점으로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되었다. PS3 독점 레이싱 게임의 대표주자 ‘그란투리스모 5’ 가 극한의 현실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모터스톰 3’ 는 그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 퀄리티를 갖춘 채 게임 본연의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재미’ 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노선을 추구한다. 발매 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현지에서의 출시가 연기되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서는 정상적으로 발매된 ‘모터스톰 3’ 를 플레이 해 보았다.

이번 무대는 무너지는 도시 속 무법 레이싱

<주민 수천 명 피난, “사상 최악” 의 지진 - “이번 지진은 역사 상 최대 규모입니다. 모터스톰 페스티벌은 스포츠가 아니라 자살 행위일 뿐입니다. 관련자들을 모두 구속시켜야 합니다.”>

위 글은 ‘모터스톰 3’ 게임 매뉴얼 첫 페이지에 나오는 기사 중 일부이다. 이 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모터스톰 3’ 는 엄청난 지진이 덮쳐 폐허가 되어가는 대도시 곳곳에서 목숨을 담보로 폭주 레이싱을 벌이는 ‘로망에 미친 레이서’ 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층 빌딩이 쓰러지고 철교가 끊기는 무시무시한 상황, 게다가 피난을 가지 않은 시민들까지 상주하는 도시를 단지 경기의 장소로써 사용하는 교만한 레이싱. ‘게임은 게임일 뿐’ 이라는 시점에서는 최고지만 바로 얼마 전 끔찍한 대지진을 직접 겪은 일본에서 출시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사람들은 대피한다 못한다 하고 있는데 여기서 레이싱 놀이를 한다고?

게임으로 들어가면, ‘모터스톰 3’ 의 메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력 넘치는 스토리 모드 ‘페스티벌’ 이다. 사실 스토리라고 해 봐야 폐허가 되어가는 도시 속으로 들어와서 맘껏 난동을 부리며 놀다가 며칠 후 도시가 무너질 때쯤 해서 휙 하고 몸을 빼는 그런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미국식 카툰을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화풍과 등장 캐릭터들의 유쾌하고 터프한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꽤나 재미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토리 모드의 핵심은 ‘모터스톰 3’ 의 모든 차종과 맵, 게임 모드 등을 체험/습득함으로써 멀티플레이에서 ‘쉽게 털리지 않는 실력’ 을 갖추도록 해 주는데 의의가 있다.

멀티플레이 얘기는 뒤에 하도록 하고, ‘페스티벌’ 모드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난이도 순서대로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밀항을 시도한 루키 ‘매쉬’ 의 이야기, 빠르고 폭발적인 터프가이 레이서 ‘타일러’ 의 이야기, 그리고 ‘모터스톰 페스티벌’ 에서 가장 베테랑 레이서 중 하나인 ‘빅독’ 듀간의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모터스톰 3’ 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인도되……어야 정상인데, 레이싱에 정통하지 않은 게이머에겐 이것도 매우 벅찬 것이 사실이다. 초급 모드는 ‘모터스톰 3’ 의 세계에 적응도 할 겸 그럭저럭 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중급 모드부터는 통과 커트라인도 좁아질 뿐 아니라 플레이어를 제외한 15인의 AI 캐릭터들의 실력도 향상되고, 맵의 파괴 정도와 난이도도 점점 올라간다. 특히 베테랑 모드의 경우 고급 플레이어가 아닌 이상 한숨만 나올 정도이다.


▲ 멋진 북미식 카툰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도 볼 만 하다


▲ 이게 루키식 난이도라면


▲ 이건 베테랑 난이도다(비교용 스샷이므로 반드시 저런 건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필자 개인이 체감한 난이도이며, 필자의 레이싱 게임 실력은 초급에서 중급 사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레이싱 게임에 자신 있는 게이머라면 베테랑 모드도 몇 번의 재도전만으로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초보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게임 특유의 레이싱 감각이 내 몸처럼 자연스러워 질 때까지 도전 목표를 정해주는 셈이니 나름 훌륭한 난이도 설정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

이토록 스피디한 레이싱은 처음이야

‘모터스톰 3’ 의 주요 콘텐츠는 아케이드적 재미를 극한으로 살린 레이싱의 ‘재미’ 그 자체다. 상대방의 차량을 들이박으며(좌우 차량을 들이박는 버튼이 따로 있을 정도) 1위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액션 레이싱 특유의 재미는 ‘마리오카트’ 등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기존의 아케이드적 레이싱 게임에 더해 ‘모터스톰 3’ 만이 가진 특색이라면 사실감 있는 그래픽으로 너무나도 웅장하게 묘사되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각종 재난이다. 앞쪽에 있는 빌딩이 쓰러져 먼지를 일으키며 길을 막는 것은 기본이고, 도로가 붕괴되거나 다리가 파도치듯 출렁거리고, 전철이 탈선되며 도로와 차량을 덮쳐오기도 한다. 저 멀리서는 화산이 폭발하고 바다에서는 지진해일이 덮쳐오기도 하며, 분명 방금 전에 돌았던 길인데 경치는 물론 경로까지 바뀌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모터스톰 대회를 반대하는 거주민(?)들이 차량에 치이질 않나, 차를 붙잡고 매달려서 주행을 방해하고, 화염병이나 RPG, 심지어 전투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플레이어를 공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두드러지는 몇몇 장면에선 레이싱 게임이 아니라 한 편의 로드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 거 참 레이싱 좀 즐기자는데 되게 방해하네

레이싱의 배경이 되는 맵과 게임 모드 또한 엄청나게 다양하다. 무너지는 고층 빌딩 사이사이를 빠져나가는 맵에서부터 붕괴된 고속도로를 건너고, 하수구와 지하철 등 지하와 지상을 들락거리거나 심지어 고층 빌딩의 옥상과 빌딩 내부를 넘나들며 스턴트 액션을 펼치기까지, 약 40종류 이상의 맵이 존재한다. 게다가 낮과 밤, 날씨에 따라 같은 장소라도 느낌이 180도 달라지기까지 한다. 이러한 극한적인 배경에서 단순히 순위와 기록만을 겨루면 섭섭하다. 빠듯한 제한 시간 안에 목적지로 향하는 타임 어택 모드, 꼴찌 플레이어가 하나씩 탈락하며 최후의 1인이 남을 때 까지 겨루는 서든 데스 모드 등을 플레이 하다 보면 발이 절로 동동 굴러지는 스릴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서든 데스 모드에서 똥X가 찌릿찌릿한 기분을 느꼈다.

몸이 절로 들썩거리는 속도감 또한 ‘모터스톰 3’ 의 매력 중 하나다. ‘모터스톰 3’ 의 UI에는 그 흔한 속도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단지 엑셀을 밟으면 돌진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감속하고, 부스터를 쓰면 좀 더 빨라질 뿐이다. 단지 그 뿐이지만 공기를 가르며 폭발할 듯 질주하는 부스터의 위력, 휙휙 지나가는 부서진 거리들, 한 뼘 차이로 나를 비껴가는 붕괴 등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은 그 어떤 레이싱 게임과 비교해봐도 절대적으로 우월한 속도감을 전달해준다.

여기에 ‘모터스톰 3’ 는 장애물에 충돌하거나 부스터 과열로 인한 폭발, 절벽 추락, 맵 구석에 처박혀서 돌아가기 힘든 경우 등 경기를 속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버튼 하나만으로 즉시 코스에 복귀하는 빠른 복구 기능을 지원한다. 때문에 초보라도 사고나 뒤쳐짐 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저없이 엑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다. 다만, 복구가 빠르다고는 해도 계속 주행하는 것 보다는 뒤쳐지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주의는 필요하다.


▲ 부딪히고, 떨어지고, 폭발해도 곧바로 부활!


▲ 아 잠깐 죽었더니 조금 뒤쳐졌네

한편, 건물 옥상과 내부를 통과하는 맵 등 몇몇 배경(특히 밤)은 너무 복잡하고 어두운 탓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주행 중 저 앞쪽에 뭔가 보이는 것 같은데 저게 커브길인지, 밟고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인지,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장애물인지 분간이 안 가는 경우가 많아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코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노력 끝에 이러한 맵들에 익숙해지더라도 건물이 무너지며 피어나는 먼지나 치렁치렁 매달려 있는 각종 오브젝트(전선이나 파편 등)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도 자주 일어난다. 다이나믹한 배경에 걸맞게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 낮에도 알아보기 힘든 단색의 맵에 밤이 찾아오면?

초보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우글거리는 괴수들 속에 던져진 한 마리의 가엾은 양이 된 기분’

필자를 포함해 현실감 위주의 레이싱 게임 멀티플레이를 처음 접한 일반인(레이싱 게임 중수 이하 실력자)들의 인식은 보통 이렇다. 조금의 실력 차이도 곧바로 순위와 직결되는데다 이를 뒤바꿔 놓을 돌발 상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만 뒤쳐져도 어느 새 상대방 꽁무니조차 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템 뽑기 운만 좋으면 순위를 일발에 역전시켜 초보도 우승의 기분을 종종 맛볼 수 있는 ‘마리오카트’ 등의 아이템전이 인기를 끄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모터스톰 3’ 는 꽤나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현실 레이싱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템전은 구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모터스톰 3’ 의 멀티플레이는 괴수가 우글거리는 비정한 강호는 절대 아니다. 비록 초보자가 처음부터 쉽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만큼 녹록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번 꼴찌만 하다가 게임을 팔아치우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유는 ‘16인’ 멀티플레이의 묘미, 그리고 실력 별 자동 매치 시스템 두 가지이다.

16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서로를 밀쳐 가면서 레이싱을 시작하면 각종 돌발상황이 많이 일어난다. 겨우 옆 차의 돌진을 피했더니 뒤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온 차가 나를 절벽으로 밀어버린다거나 하는 일은 예사다. 단순히 운전실력 뿐이 아닌 엔진을 얼마나 잘 식혀가며 부스터를 사용하는가, 혹은 어떠한 지름길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순위가 수시로 뒤바뀌기도 한다. 애써서 옆 차를 부숴 놓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뒤를 따라오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슝 하고 떠나가는 앞 차들을 멍하니 보고 있는 일이 비교적 적다는 이야기다.


▲ 워낙 여러 명이 동시에 주행하다 보니 몸싸움도 많이 일어난다


▲ 몸싸움의 틈을 타서 선두 탈환!

물론 기본적인 실력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면 이러한 요소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모터스톰 3’ 는 실력 별로 매치를 성사시켜 주는 자동 매치 시스템을 구현했다. PvP 위주의 온라인 게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실력 별 자동 매칭 시스템 덕분에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끼리 경기를 즐길 수 있고, 때문에 몇몇 유저를 빼면 대부분의 실력이 엇비슷하기 마련이다. 나와 비슷하게 여기저기 쿵쿵 박고 다니는 플레이어를 보다 보면 동질감까지 느껴지게 된다. 때문에 초보라고 할 지라도 상위권에서 달리는 쾌감을 맘껏 느낄 수 있다.

네 개의 게임 패드만 있다면 화면을 십자로 분할하여 PS3 한 대로 네 명까지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모터스톰 3’ 의 장점 중 하나다. 엑셀과 브레이크, 부스터와 충돌 버튼만 알고 있으면 마치 ‘마리오 카트’ 처럼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TV만 충분히 크다면 접대용 게임으로도 손색 없다. 또한 이렇게 기기 앞에 모인 네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 세계의 유저들과 16인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 네 명의 플레이어 간의 경쟁과 협동을 테스트해보자

‘모터스톰 3’ 는 ‘그란투리스모’ 의 현실성과 ‘마리오카트’ 의 재미, 온라인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쾌적한 멀티플레이, 그리고 재난 영화에서나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 스케일의 시각 효과까지(3D 입체로 플레이할 때 진가가 확실히 드러난다고) 모두 갖추고 있다. 하나의 타이틀만 파고들기엔 즐길 게임이 너무나도 많은 요즘, 짧은 시간 안에 레이싱의 재미와 스피드 본능, 그리고 높아진 눈을 확실히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찾는다면 ‘모터스톰 3’ 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개인적 취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필자는 '모터스톰 3' 가 대작이라 불리는 ‘그란투리스모 5’ 보다 ‘재미’ 면에선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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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레이싱
제작사
게임소개
‘모터스톰3 아포칼립스’는 거대한 지진이 발생하는 대도시에서 목숨을 건 레이싱 경주를 펼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이 질주하는 레이싱의 쾌감을 극대화했다. 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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